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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란 Aug 11. 2017

"아 근데... 저는 하나도 자연스럽지 않았어요."

<여자들> 뭘 기다리고,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여자들>(2016)  /  감독: 이상덕  /  한국  /  드라마  / 101분  



  “아 근데… 저는 하나도 자연스럽지 않았어요.”


   


  <여자들>을 보는 내내 속으로 ‘포스터에 속았어!’라고 되뇌었다.

  <여자들>의 원동력, 힘은 도대체 뭘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장드라마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 보였다. 내겐 모호했고 너무 추상적이었으며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뚝뚝 끊기는 스토리 진행까지 아쉬운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다.

     

출처: 영화 <여자들> 중


  사실 <여자들>에서 시형의 직업을 작가라 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시형의 문제는 글을 더는 쓸 수 없어서가 아니라 진정 그의 말처럼 이 짓을 ‘왜’ 계속하고 있는지 잊어버렸기 때문이니까. 말 그대로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어느 순간 잃어버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과 같고, <여자들>은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이겨내는지를 그리고 있다.

  그것도 프롤로그, 4개의 챕터, 에필로그로 조각조각 나누어 아주 느린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자들>은 딱 하나의 주제만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굳이 스토리를 빠르게 진행할 이유가 없어보였다. 오히려 잔잔하고 울림 있는 영화이기에 어떠한 극적 장치도 필요 없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시형에게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통해 ‘엄청난 것 같은 새로운 시각’을 보여줌으로써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게 목적이니까.


  시형의 입버릇인 “자연스러움이 좋은 것 같아요. 인위적이지 않고 말이에요.”가 <여자들> 속 내내 어색하게 떠다니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어야 하는 담배와 술과 함께. 

   

(스틸컷 출처: 영화 <여자들> 중)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라 풀어쓰기가 힘들었던 걸까. 아니면 일부러 소통의 간극을 만든 것일까.

  나에겐 그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모든 질문에 ‘왜’가 들어가는 건 당연한 얘기고….


    


  - 관객동아리 씨네몽 회원 김진실



P.S 

  이 글은 페이스북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 게시된 글입니다.

  전주독립영화관 관객동아리 '씨네몽'회원으로 개봉작을 본 후 짧은 리뷰를 올리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페이스북에 매주 씨네몽 회원의 개봉작 리뷰가 매주 개제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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