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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란 Jan 15. 2018

Valiente, 용기를 내

훌리오 메뎀 감독, <북극의 연인들> 추천글.

     

<북극의 연인들>(1998)

The Lovers of the Arctic Circle / 감독: 훌리오 메뎀 / 스페인 / 112min / 로맨스

     

     

  valiente, 용기를 내



출처: 영화<북극의 연인들> 중

어린 두 아이에게 찾아온 갑작스런 이별과 배신. 한순간 빼앗긴 삶의 행복을 다시 찾기 위해, 그들은 어른들의 세상 속에서 뛰쳐나와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낸다.


<북극의 연인들>은 오토와 아나가 만든 자연발생적인 사랑이야기지, 어른들의 가공된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수많은 관객이 이 작품에 중독되어 북극선을 찾아 헤매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흔한 이분법적인 사고가 통하지 않는 원(운명) 안에서 두 남녀가 만들어내는 우연과 행운에 집중해보자. 너무나 절박하고 처절해서 그들의 이야기에 어떠한 반응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함부로 위로할 수 없었고, 평가 내릴 수도 없었다.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일이라거나 미련한 성장통 혹은 트라우마라 손가락질해도 전혀 개의치 않을 연인들. 그들에게 나는 완벽하게 배제된 채, 전부 자기 우물에 빠져 사는 어른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강한 주체의식이 느껴지는 주인공들의 독백과 눈길로만 이루어진 <북극의 연인들>은 독특한 카메라 시선 덕에 한층 더 깊이 있는 작품으로 여전히 평가받고 있다. 사실 보면 볼수록 새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굳이 오토와 아나의 서로 다른 사랑방식에 혼란스러워할 필요 없다. 창문을 넘은 그처럼, 외딴집에서 혼자 운명을 기다리는 그녀처럼! 용기 내면 된다.


모두, valiente(발리엔떼).


     

글_관객동아리 씨네몽 김진실


     


PS. 이 글은 전주독립영화관 소식지 2018 February, Vol.105 속 '관객동아리 씨네몽의  자료열람실 추천작'란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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