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서툰 모든 이들에게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마냥 벅차고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눈치 보지 않고 합법적으로 술과 담배를 할 수 있는 나이,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당당하게 연애도 할 수 있는 나이. 무한히 열려 있는 성인들의 세계에서만 주어지는 특권이 내게도 주어진다는 사실이 들뜨고 그저 기뻤다.
어설프지만 어른의 대열에 올랐다는 우쭐함과 뭐든 다 내 뜻대로 될 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빛나던 그때 그 시절, 그래서 스무 살은 누구에게나 벅차고 설레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30대가 된 지금에서야 성인이 된다는 것이 무작정 즐겁고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20대가 어른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나이라면 30대는 어른인 척 애쓰고 참고 견뎌내야 하는 그런 나이가 아닐까.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야 하는 법을 배워가는 나이, 어른인 척 견뎌내는 법을 배워가는 나이, 이 모두가 서툴고 익숙하지 않아 더 힘들고 두려운 나이.
생각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나이, 살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되는 나이, 이 모든 걸 점점 깨달아가는 나이가 30대가 아닐까. 그래서 30대는 아프고 외롭고 쓸쓸하다.
40대가 되면 조금 더 능숙하게 어른인 척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을 지도 모른다. 크고 작은 일들에 지금 보다 담담하고 의연하게 대처를 할 수도 있겠지. 그러니 오늘도 견뎌 보자, 정말로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내일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