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걸었다. 얼마나 걸었는지조차 모를 만큼 길을 따라 그저 걷고 또 걸었다.
하염없이 이어진 골목길을 지나 얽히고설킨 주택가로 접어들어서도 한참을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이 보이지 않았다. 걸어도 걸어도 나와야 할 집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도 한참을 집을 찾아 헤맸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불안이 밀려와 다리가 풀리고,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아 아이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마치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처럼 무서웠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꿈이었다, 하지만 너무도 생생해서 깨어난 뒤에도 한참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 안에서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새벽의 고요를 뚫고 방안에 울려 퍼졌다.
지금의 내 마음도 그 꿈속 길을 걷고 있는 것만 같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알지 못한 채, 불안에 떨며 길을 헤매고 있다.
마음속에 뾰족한 돌멩이 하나가 들어와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곳곳을 찌르고, 긁어대며 생채기를 낸다.
괜찮아지겠지, 괜찮아질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괜찮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한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또다시 다가올 정적이, 버텨내야 할 내일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