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버터를 샌드위치에 넣으면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다. 바로 가게에서 첫 사교 모임이 있는 날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던 나는 이런 모임을 관심만 가져보고 참여해 본 적도 없었는데, 지난 1년 동안 카페를 운영하면서 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나의 성격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꽤 많이 변화하였다.
우리 가게는 조용한 주택 골목에 위치한 작은 카페이다. 위치의 영향인지, 대부분 단골손님들로 이루어져 있다. 손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람들과의 만남도 익숙해지고 대화도 꽤 잘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힘든 부분은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좋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만든 첫 사교모임은 나를 포함한 8명의 사람이 모여 각자의 고민이나 나누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나는 카페의 주인이자 호스트로서 모임 준비를 하였다. 처음 해보는 모임이지만 이런저런 모임의 후기를 보고 들어서 준비를 하게 되었다. 오후 5시라는 조금 애매한 시간이기에 간단한 음식과 마실 것을 준비하였는데 그중 하나인 땅콩버터 샌드위치는 이런 모임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아주 간단한 이 샌드위치는 맛도 참 좋은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먹어보지 못한 샌드위치다. 식빵이나 호밀빵에 땅콩버터를 듬뿍 바른 후 그 위에 과일을 얇게 썰어 촘촘히 얹고 야채로 케일이나 치커리를 얹으면 완성이다. 이번엔 치즈도 추가하여 부족한 짠맛을 주었다. 땅콩버터와 바나나 혹은 딸기잼의 조함은 꽤 흔히 먹는 조합이지만 야채를 넣는 조합은 흔하지 않아 오늘같이 모임이나 파티에 내놓으면 좋은 샌드위치라고 생각한다. 고소함과 달콤함, 쌉싸름한 맛과 식감까지 모두 조화로운 샌드위치이다.
추천하는 과일은 사과, 감, 참외 등 다양하다. 그중 단감을 가장 좋아하는데, 감의 은은한 단맛이 땅콩버터의 고소함과 야채의 쌉싸름함과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 샌드위치를 처음 먹은 계절도 가을이라 더 오랫동안 생각나는 조합니다. 오늘은 사과를 넣어 아삭함과 은은한 상큼함을 함께 주었다. 사실 어떤 과일과도 잘 어울려서 계절 별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샌드위치다.
개인적으로 땅콩버터는 안에 땅콩 알갱이가 씹히는 크런치타입을 추천한다. 식감이 과일과 야채의 식감이 좋은 샌드위치이기에 다양한 식감을 더해주면 좋다. 그래서 식빵도 잡곡빵 종류나 호밀 종류가 좋다. 사용하는 과일이 충분한 단맛을 가진다면 땅콩버터는 단맛이 없는 것이 좋다. 샌드위치는 모든 맛이 가장 조화로울 때가 가장 베스트이다.
나의 첫 사교 모임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시작을 했다. 약간의 오글거림과 어색함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과연 나의 이 샌드위치는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하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모인 사람들에게 내어주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타인의 입맛에 맞을지 모르기에 참 떨렸다. 내 가게에서의 첫 사교 모임도, 누군가에게 늘 혼자 먹던 샌드위치를 선보이는 일도 모두 익숙함이 새로움으로 바뀌어지는 순간이었고, 다행히 모두 신기해하고 귀엽다 하며 맛있게 잘 먹어주어 기뻤다. 그래도 역시 가장 보람찼던 것은 모임을 기획하고 대접할 것을 준비하는 그 시간이었고, 준비하는 데 사용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참 활기차고 명량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