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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rightsea Jun 18. 2023

1-6. 진실게임

누가 거짓말 쟁이 일까.

" 야 이미소. 너 왜 전화를 안하냐?"

" 누구세요?"

" 와 진짜 너무 한다. 나 기억 안나? 권익이잖아. 동아리."

" 아... 어쩐 일이야?"

전화기 넘어로 황당해 하는 권익의 얼굴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 야 너는 전화번호를 받아갔으면 응? 재깍재깍 전화를 해야지. 내가 너한테 전화를 해야하나?"

" 했네? 니가? 왜 한거야?"


" 아 그게. 맞네. 내가 하긴 했지. 아 다른 애들은 뭐 한다고 동아리 관련해서 문자도 오고 연락도 다 하는데 왜 너는 연락이 없어?"

' 어이 없네. 다짜고짜 전화해서는 왜 이러지 애는?'


" 음? 정림이 너한테 말한다고 해서 한 줄 알았어. 난 화실 가면 전화 안받거든. 늦은 시각에도..."

" 뭐 그럼 도대체 언제 통화가 가능한거야?"

" 지금? 하고 있잖아. "


" 아 그...그렇구나. 뭐 주말에 잘 지냈어?"

" 나야. 늘 같지. 집에서 일어나 집 정리 하고 준비해서 독서실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 화실 가고?"

" 난 말야. "

" 응?  넌 왜?"




" 난 안궁금해? 왜 안물어봐?"

" 니가 말하겠지? 때 되면?"


" 헐. 어이 없네. 아니다. 칫."

" 왜 그래? 삐졌어? 응? 아잉. 말해봐. 어서."


" 아 ... 헤헤. 난 주말에 도서관 갔다가 과외 받고 집에서 복습하고 저녁 먹고 경윤이랑 농구 한게임하고 들어오면서 니 생각나서 전화했어."

" 응? 내 생각이 왜나? "


" 음. 그 그러게 말이야. 그게 니 생각이 왜 났냐면... 음. 아 동아리 그래. 그거 말했잖아. "

" 풉. 너 방금 말 더듬 거렸어. 너 나한테 관심 있는 거야?"

" 야 관심은 무슨. 음. 그냥 편하게 대하는 거지. 흐흐."


" 편한 거 맞아? 아닌거 같은데?"

" 맞거든? 편하다. 아주 편해. " 


" 이상하다? 그럴리 없는데?"

" 아 뭐어. 자꾸 니가 날 놀리니까 당황해서 그렇잖아. 하하하하"


" 흐흣. 이제야 조금 솔직하네. 편하게 말해. "



그렇게 권익과 말을 튼 후 권익은 3일 간격으로 내게 전화를 했다.

 심할 때는 주 4회인 날도 허다 했다.

권익은 전화를 하면 미주알 고주알 주변의 친구 이야기 부터 자신의 하루 일과 하다 못해 동생 속옷 색깔까지 내게 보고를 했다. 그러며 심심하면 '남자가 말이야' 라고 말하며 내가 모르는 남자들의 비밀을 하나 둘 알려주기도 하였다. 

" 정말? 그럼 아침마다 불편하지 않아?"

" 뭐 건강한 거지. 당연한 거고. 흐흣. "


" 으 상상하기 싫으다. 근데 넌 아무렇지 않게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막하고 안 부끄러워?"

" 뭐 어때. 편하니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거지. 다 알아두면 나중에 튼튼한 남친 구하는 거야."


" 내 남친 튼튼해서 어디다 쓸려고? 쓸데도 없는데..."

" 뭐? 왜 쓸데가 없어? 그게 얼마나 중요한데... 어? 남자의 그 .. 그 암튼 그런게 있어."


" 후훗. 근데 원래 남자들은 막 편하게 느끼는 상대한테는 그렇게 말도 많이 하고 해?"

" 아무나 한테 그러지는 않지. 잘 보이고 싶은 사람 앞에 가면 말도 못하고 얼마나 폼잡는데?"


" 그래? 에이 그럼 난 아니네. "

" 뭐가 아니란 거야?"


" 그렇잖아. 너만 해도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하는데 화실에서도 남자 선배들이 나한테는 이상하게 막 친하게 대하고 샘도 되게 편하게 막 어깨동무하고 말도 과감하게 하고 그러거든?"

" 아니 어떤 자식이.. 아 아니지. 뭐. 그.. 그럴 수도 있지. 근데 너한테 사심이 없는 건 맞겠지?"


" 에이 그런 감정이 들면 바로 고백하지 않아?"

" 야. 무슨 고백이 뽑기냐? 누르면 툭 튀어 나오게. 그것도 상황봐서 하는거지. "


" 그런가? 뭐. 암튼 난 별로 관심 없어. 고백따위. 하거나 말거나. "

" 야 너 같은 애들이 제일 무서워. 고백해도 씨알도 안먹히고 말해도 전혀 못알아 먹는 애들. "




" 내가 뭐?"

" 아 아니다. 되따. 뭐. 말해봐야. 차라리 너랑 수다를 떨지. "

" 어쭈 편한 건 알아가지고 그래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면서 친한 게 난 더 좋아. 괜히 나앞에서 센척 잘난척하는 사람 보다는. "


" 왜? 누가 또 있어? 너 앞에서 폼잡는 새끼?"

" 폼잡는 새끼는 아니고 선배. 우리 화실에 같이 다니는 오빠인데..."


순간 권익이는 흥분을 하며 내게 

" 뭐? 오.. 오빠? 머하는 아니 어디 다니는 놈인데?"


" 야. 뭘 또 그렇게 정색을 하냐? 나쁜 사람 아니야. 나한테 수시로 음료도 사다주고 잘해줘. 잘 챙겨주시고 항상 응원해 주시고..."

" 아니 도대체 어떻게 친해진건데?"


나는 권익이 한테 그간 성현과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권익이

" 에이. 그형 너한테 관심 없어. 관심이 있으면 너한테 그렇게 편하게 막 장난치고 응? 막 그렇게 수다 떨고 그럴 일 없지. 암. 너한테 관심있었으면 진작에 전화부터 물어봤겠지 안그래?"


" 그니까. 난 전화번호도 몰라. 뭐 화실 가면 맨날 보는 사이기는 한데. 나한테 매일 와서 말도 걸고 하지만... 그건 누구나 한테 그렇게 하니까. 별 신경 쓸일은 아닌거 같아."


" 야. 너는 그래도 응? 누가 말 건다고 그렇게 편하게 막 이야기 하고 그러는 거 아냐. 전화번호도 막 주고 말이야."

" 야. 전화번호는 니가 동아리 부회장이니까 준거고. 내 전화번호 아는 사람 몇 없거든? 영광인 줄 알아."

" 쳇. 뭐 영광까지야. 아무튼 그형 너한테 관심 1도 없어. 잘 기억해. 그냥 넌 편한 동생인거야. 암."



" 미소야. 큰일 났어."

" 무슨 일인데?"

희경은 화실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끌고 비상구로 향했다. 그리고는 연신 담배를 물고는 한참을 뜸을 들이다,

" 그 왜 우혁이 나 맨날 우혁이 미행했잖아.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아."


" 그래서?"

" 그래서는 하루는 내가 버스에 타고 가는데 나한테 와서는 쪽지를 주잖아. "

" 그래서 뭐라 적힌 지 읽어봤어?"

" 아니. 무서워서 그냥 찢어 버렸어."


" 야. 너 진짜 황당하다. 만약에 거기에 다른 말이라도 적혀 있음 어쩔려고 그래?"

" 그니까 내말이 큰일이라고 하잖아. 만약에 말야. 거기에 경찰에 신고한다던지.... 그런 건 아니겠지?"

" 자 흥분을 가라 앉히고 곰곰히 생각해봐. 그 편지 줄때 그애 표정이 어땠어?"


" 음 그러니까 조금 슬픈 표정? 음 뭐랄까. 약간 아련한 표정?"

" 그럼 신고하는 거 같지는 않은데? 뭐지? "

" 그렇지? 맞지? 아 어떻게~ 돌아서 내리면서 내가 그걸 괜히 창밖에 던져서는 ... 아 미치겠다. "


" 뭐가 그리 미치겠다는 거야?"

소리에 뒤돌아보니 성현과, 형식, 민식이 서 있었다. 


" 아 그게..."

희경의 입을 막고 나는

" 아 우리끼리 하는 비밀 이야기에요.  헤헤."

" 오.. 누구 연애얘기라도 했는 가보지?"


그러며 형식이 성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 요새 안그래도 성현이랑 사이가 좋다고 난리던데... ?"




그러자 성현이 급히 형식의 입을 막았다. 성현은

" 아냐. 그런거 미소가 .. 그 미소가 하도 편하게 대해 주니까. 그래서 그렇지."

그러자 곁에 있던 민식이


" 그래 미소가 이야기를 편하게 잘 들어주지. 뭐랄까 오지랖이라고 해야하나? "

그러자 희경이 

" 그런거 아니거든요? 이건 제 이야기니 신경 꺼주시죠? 가자 미소야."

" 응"


수업이 끝나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누군가 내 팔을 끌어 2층 노래방 통로로 갔다. 

시끄럽게 들리는 노래소리 사이로


" 아까는 미안."

성현이 사과를 했다. 


" 오빠가 미안할 건 없죠. 뭐 없는 말도 아닌데..."

" 아냐. 내가 말을 잘 못해서..."


" 괜찮아요. 뭐 다들 저를 편하게 대해 주시니까. 저도 잘 알고 있어요. "


그때 들리는 방문 여는 소리에 크게 울려 퍼지는 노래 소리. 그 사이로 성현이 말해왔다. 

" 사실 너에 대해 말하려고... 고민 했는데... 상의 한다는게.... 그래서..."

" 잘 안들려요."




" 그게 그렇게 된 건데... 에이 잘 안들린다니 모레 이야기 하자. "


나는 그런 그를 바라 보며 방긋 웃으며 말했다. 

" 오빠 잘가요. 다음주 뵈요. "


그러자 그가 깜짝 놀라 나를 붙들고는 

" 모레 오잖아? 일요일인데."

" 아 저 그날은 동아리 모임 있어서 못가요. 월요일 뵈요. "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나는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현욱이

" 야 너 성현선배랑 아까 무슨 이야기 한거야?"

" 아무것도 아냐. "


" 근데 기분이 왜 영 안좋아 보여?"

" 그러게?  내 기분은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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