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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rightsea Jun 12. 2023

#. 잠이 오지 않는 밤

이 시간이면 늘 글을 써오던 버릇 때문인지 아니면 내일 아침 일찍 출근을 생각해서인지 도통 잠이 오지 않는다. 

때마침 편집하던 원고의 초반을 날려 먹고 더구나 이야기의 실마리이자 배경이 되는 부분을 날려 버린 터라 마음이 영 뒤숭숭하다. 뭐든 완벽하길 바라는 내 마음과 달리 인생은 언제나 빈틈을 만들어 사람이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법. 


영감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해서 막힘 없이 술술 써 내려간 원고를 날려 먹고 나서 다시 새롭게 재편집하려 칼을 꺼내든 내게 잘려 나간 밑동 같은 그것은 목의 가시처럼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아무리 다시 재구성을 해봐도 그 한 끗 차이. 그 끝은 도통 되돌려지지 않았다. 


무엇인가 몰두하고 집중하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어느새 삶을 잠식하고 나를 잠식해 오로지 미친 듯 써 내려간 원고가 어느새 퇴고의 과정을 거쳐 갈 무렵. 내게는 또 다른 도전의 주제가 떠올랐다. 


새로운 일의 도전. 

무엇이든 삶은 사람에게 대가 없이 주어지는 것은 없는 법. 

생계를 위해서 때로는 나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그렇게 시도한 수많은 일들이 어느 순간 박자를 잃어버리고 순서를 잃어버리면서 별안간 폭풍우처럼 몰아친 이 밤은 더더욱. 

내게 잠을 청하는 내게 간절히 잠이 들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머릿속에는 또 다른 말주머니들이 계속 떠오르고 내 일은 바로 오늘 오전에 진행되고 내 도전은 이제 시작할 참인데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는 이 밤. 


자유롭게 글을 쓰고 마음 편히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갈겨쓸 수 있는 외침이 가능한 어쩌면 한동안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깊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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