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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rightsea Oct 30. 2023

#1-31. 다섯 번째 별

행방

서우가 그렇게 그들과 사라지고 일주일째 연락이 되지 않았다.

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기억조차 가물했다.


참고인 조사차 갔던 경찰서에서 거의 7시간 가까이 그날 있었던 이야기에 대하여 꼬치꼬치 경찰이 캐물었지만 나는 뭐라 말할수 없었다.


 근처 김밥집의 CCTV영상에도 내가 나오고 엘리베이터 영상에서도 서우가 사는 아파트 층에서 내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히는 바람에 변명을 둘러대도 의심만 더 커지는 상황이었지만  그나마 부장이 피습 당하는 장면이 외부 CCTV에 고스란히 남아 나를 어떤 사유로 더 잡아 둘 수도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 나는 범석에게 연락서우의 폰을 추적했지만 그녀가 울진 변두리에 본부로 짐작되는 곳에 있다는 정도만 알아냈고 그녀가 그곳에 머물고 있다는 것외에 더는 서우에 대해 알아낼 길이 없었다.

 그렇게 초조히 시간만 흘러가고 마음은 애가 타서 미칠 것만 같았다.


밤이면 그녀가 포근히 안겨드는 생각으로 잠을 청했지만 이내 그녀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도망가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교차되며 꿈에서 깨기 일쑤였고 그렇게 선잠까지 설치며 일어나 미국과 관련해 뉴스를 찾아 인터넷을 뒤지거나 혹여 사건 사고가 난 건 아닌지 뒤지는 게 다반사였다. 그렇게 하루 하루가 밤낮이 뒤바뀐 채 흘러갔다.


" 이과장. 요즘 정신을 어디 팔고 다니는 거야?"


 김부장의 꾸지람에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제까지 올리기로 한 프로젝트 기한을 넘겨버려 일이 어긋나 있었고 어느새 일 잘하기로 소문났던 내 사내 평판도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치고 있었다.


" 아니 넋이라도 나간 사람 마냥 그렇게 멍하니 하루종일 자리만 지킬 것 같으면 차라리 며칠 휴가라도 내서 쉬며 재충전을 하던가 그렇게 초조하게 앉아서 보는 사람도 불안하게 안절부절 못하며 일도 못해내면 어쩌자는 거냐고. 그렇다고 말이라도 하나. 사람 미치겠네."


옥상에 올라와 긴 연기를 내뿜으며 가슴을 치던 김부장은 고개를 숙이고 말한마디 못하는 내게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꾹 눌러 담아가며 그렇게 읊조리다 결국에는


" 민경사. 그렇게 안봤는데 안되겠네. 그냥 포기해. "


" 부장님..."

나도 모르게 눈물을 그렁거리며 그렇게 고개를 들자 그제야 김부장은 놀란 듯 나를 바라봤다.


" 차인거야? 그런 거야?"

" 아... 그게 아니라... 흠. "


차마 말을 못하는 내게 답답한 듯 그렇게 또 빤히 바라보던 김부장은

" 아니 형님이라며. 뭐라고 말 좀 해보라니까. 그래야 내가 이해라도 할 수 있으면 좀 도와주지. 상황이 어떻게 된거냐니까."


" 민경사 지금 사라졌어요. "


" 뭐 사라져? 행방불명인거야? 그럼 경찰에라도 신고를 해야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라..."

" 아뇨. 그게 아니라 위치는 알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그래서 더 애가 타요. "


" 뭐야. 그럼 납치라도 당했다는 거야? 좀 속시원히 말해보라니까?"

" 그건 저도 ... 모르겠어요. 일단 업무상 연락이 안되는 곳에 있는건데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지 저도 알 길이 없어요. 그래서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는데... 미칠 것만 같아요. 어떻게 해야하죠?"


" 허허 자네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이사람아. 그렇게 애가 타고 보고싶은거 보니 정말 좋아했나보긴 좋아했나 보네. 어쩌겠어. 업무때문이면 업무가 마무리 되어야 겠지. 후우."


퇴근 무렵 내 앞으로 택배가 와 있었고 나는 그 박스를 들고 차에 실어 두고는 한참을 고민하다 김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저 드릴말씀이 있어요."


김부장과 함께 차에 올라 범석이 알려준 주소로 향해 근처서 대기하며 기다리자 범석이 도착했다.


" 그러니까 저기서 서우씨 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이란 말이지? 그럼 저곳이 정부기관의 은신처일 수 있다는 말이구? "


김부장이 말하자  범석이

"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아무 대비도 없이 이렇게 저희끼리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들어가서도 안에서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구요."

"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아무리 국가기관이래도  직원이란 이유로 연고 없는 사람을 이렇게 감금하고 하면 안되지."


김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차에서 내려 앞장섰다.

내가 얼른 내려 먼저 달려가 망을 보니 입구에 있었던 경비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놀라 사무실입구였던 컨테이너로 향해가 기억을 더듬어 서우가 했던 것처럼 사무실에 걸려 있던 보드판에 손바닥을 올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한참을 주변을 둘러보고 조심히 흔적을 찾아대던 범석은 이윽고 채념한 듯

" 아무래도 바닥을 재 매장한 것 같은데,.. 혹시 이곳을 패쇄한 거 아냐?"

" 뭐? 그럼 서우를 어디서 찾지?"


내가 당황하며 둘을 바라보자 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 올랐다. 그리고는 택배상자를 뜯었다.

" 분명 뭐든 중요한 기밀이 되니까. 이렇게 보냈겠지. 한번 봐봐."


택배상자안에는 오래된 국문으로 된 논문과 연구자료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 이건...10년도 더 된 자료도 있는데? 봐봐. 'T세포를 활용한 완전 면역체계...' 응? 어 이건 한국  의대에서 연구했던 자료인데? 어 이것봐봐."


범석이 내게 보여준 연구자료 데이터는 영문으로 적혀 있었다.

" 뭐라 적어 놓은 거야? "

" 미국에서 이거 임상실험한   데이터 같은데...혹시 주변에 보여주면 내용을 알아볼만한 사람없어?"


" 흠 한명 있기는 한데..."


나는 급히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고 병원에 도착해 본부장의 신원을 확인하려 했지만 이미 사고 다음날 어디론가 옮겨진 뒤였다.  그길로 경찰서에 가 형사에게 어떻게 된 거냐물었지만 경찰들이 되려,


" 아니 사건도 무혐의 처분 받았고 위에서 종결로 난 건을 왜 그쪽이 이리 들쑤시고 다녀요. 우리도 찜찜해 죽겠는데. "


차로 돌아온 내가 둘에게 말하며 난감해 하자,

"  그럼 이런 데이터 알아볼 수 있는 사람있잖아?"

" 누구요?"

그러자  김부장이

" 누구긴 누구야? 자네 형이지. 형한테 물어봐. 병원에서 다루는 자료일지 모르니 제일 잘 알지 않겠어?그럼 난 여기까지. 내일부터 담주까지 병가 쓰고 잘 알아봐. 회사에는 내가 잘 처리해둘테니."

그렇게 김부장이 내리고 나는 범석과 서둘러 구리시 형의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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