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가 추천하는 제주도 빵집 - 제주시

비건이 제주도에서 살아가는 방법 3

by 유하

이 글은 제 돈으로 직접 경험한 빵집에 대해서 쓴 포스팅입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밀가루 덕후다. 국수, 튀김, 빵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모두 하얀색 밀가루로 만들어졌다. 언젠가 밀가루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조금 충격적이었다. 하얀색 가루는 몸에 좋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특히나 빵은 밀가루뿐만 아니라 설탕도 한가득 들어가 있는 아주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다. (물론 건강한 통밀빵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흔하지 않거나 인기가 없는 것 같다.)

내 친구 중에 몇 사람은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다. 나는 처음에 글루텐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다. (글루텐은 식물성 단백질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 일을 겪은 이후로 조금 더 건강한 빵을 만드는 빵집을 찾아 헤매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건강하면서 맛있는 빵집을 찾기는 어려웠다. 근데 그런 곳을 제주도에서 찾아냈다. 그것도 두 곳이나!

오늘 내가 소개할 빵집은 나를 5번 이상 지갑을 열게 한 곳들이다.




1. 루루비건

출처 - 루루비건 인스타그램
좋은 재료로 몸에 부담 없는, 우리 아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베이킹 과자

루루비건의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보면 제일 먼저 보이는 문구다. 실제로 루루비건 간판을 보면 몸에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았고, 설탕 대신 메이플 시럽을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크림은 캐슈넛 크림을 이용했다. 글루텐 알레르기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다. 재료는 모두 유기농이라고 한다.

이곳의 또 다른 장점은 정.말. 맛있다는 것이다. '우유와 설탕과 밀가루 없이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없다'라는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날려버린다. 애플파이, 레몬크림케이크, 티라미수 푸딩, 블루베리타르트 등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가 있다. 나는 사실 이곳 메뉴의 80% 이상을 다 먹어봤다. 근데 다 맛있다. 사장님은 계속 새로운 빵 만들기를 시도하는 것 같았다.


Behind story

작년 가을부터, 나는 베스와 함께 필라테스에 가기 전에 항상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책을 두 시간 정도 열심히 읽다 보면 대부분 배가 고파졌다. 하지만 나는 베스와 필라테스가 끝나고 저녁을 해 먹을 것이기 때문에 밥을 먹을 수는 없었다. 나는 간단한 디저트를 먹고 싶어서 그 주변에 있는 디저트 집을 열심히 찾아봤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든 곳은 바로 '루루비건'이었다.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었다. 기억을 더듬다 보니, 그곳이 베스가 가고 싶었던 곳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고민 없이 루루비건으로 향했다.

루루비건에 들어가니까 사장님이 어떤 손님과 일본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메뉴판도 자세히 보니, 한국어 밑에 일본어가 잔뜩 쓰여 있었다. 나는 예전에 일본어를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메뉴판을 열심히 읽었다. 사장님은 일본인 여성분과 한국인 남성분인 것 같았다. 어쩌다 보니 나는 그분들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되었다. 흥미로운 잡지도 정말 많았다. 맛있게 생긴 것들도 너무 많았다. 모두 읽어보고 싶었고, 모두 먹어보고 싶었다. 나는 그 뒤로 이곳에 계속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단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2. 프리제과

출처 - 프리제과 인스타

프리제과는 밀가루, 우유, 달걀, 버터,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다. 100%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다. 모닝빵을 예약 주문할 수 있다. 택배로 빵을 받을 수도 있다. 배달 어플로 사 먹을 수도 있다. 내가 추천하는 메뉴는 진한 초콜릿 향이 잔뜩 풍기는, 꾸덕한 '초코초콕'이라는 빵이다. 초콜릿 빵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그 외에도 두유스콘, 스크럼블, 브라우니도 맛있다. 원데이 클래스도 하고 있으니,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한번쯤은 직접 빵을 만들어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Behind story

몇 개월 전, 나는 책방 일을 그만두고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에어비앤비에서 머물고 있었다. 매일매일 제주도를 여행하려고 하니,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었다. 하루에 4시간 이상씩 운전을 하는 일은 정말 엄청난 힘을 요했다. 밥을 해먹을 기운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빵을 시켜먹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배달 어플을 넘겨보아도 비건 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포기하기 바로 직전에, 한줄기의 빛처럼 '프리제과'가 보였다. 이곳에서는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다는 설명이 아주 찾아보기 힘든 곳에 적혀 있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아주 신중하게 메뉴를 선택해서 배달을 시켰다. 항상 그랬듯이 배달 요구사항에는 이렇게 써서 주문했다.

비닐, 플라스틱 포장 최대한 하지 말아 주세요! 최소한의 포장만 부탁드려요.

몇 분 뒤에 배달이 왔다. 포장지는 종이가방 밖에 없었다. 사실 내가 배달 요구사항에게 이렇게 적어 놓아도 지켜주지 않는 곳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별 기대를 안 했었다. 근데 그 종이가방에 무언가가 붙어 있었다. 사장님이 직접 써주신 메모였다.

이렇게 환경을 생각해주시다니! 너무 예쁜 마음이네요:) 서비스로 두유스콘도 드립니다.

그 메모를 보니, 갑자기 마음이 너무 따뜻해졌다. 환경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인류애가 사라질 것처럼 화가 났는데, 나와 함께 해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 같아서 위로가 되었다.


매거진, [제주도에서 무자본으로 살기]는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제주도에서 살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