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미술관, 도서관에 가면 꼭 들려야 할 곳
이 낯선 도시의 첫인상
코펜하겐에서 SNS에 잘 나오지 않는 숨겨진 힙플레이스에 가보고 싶다면, 문화예술 시설에 가보길 추천한다. 그곳에는 코펜하게너들이 가족, 친구들과 자주 찾는 카페테리아가 숨겨져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 있는 맛을 가졌을 뿐 아니라, 덴마크 뮤지엄이나 도서관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는 그 어느 카페 못지않게 힙하다. 다른 여행자들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곳이라, 나만의 코펜하겐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운명 같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곳에 힙한 카페테리아가 생겼을까? 오래전부터 덴마크 사람들은 빈부를 막론하고 누구나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믿어 왔다. 정부 지원을 받는 교육시설 'Folkehøjskole'에서는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뮤지엄이나 도서관은 늘 그들의 삶 속 가까운 곳에 있고, 자연스레 힙플레이스도 로컬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예술 시설 내부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편에서는 그중 3곳을 소개해보려 한다.
01. 덴마크 디자인 뮤지엄의 [Café Klint]
처음 소개할 곳은 디자인 뮤지엄이다. 디자인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곳으로 추천한다. 물론, 덴마크 힙스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더더욱 추천한다. 뮤지엄에 있는 샵도 북유럽 스타일의 예쁜 것들 투성이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곳은 카페테리아였다. 뮤지엄 중앙에 위치한 깔끔한 정원을 전망으로 유기농 요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런 멋진 카페테리아가 뮤지엄 내부에 숨겨져 있다는 게 놀라웠다. 덴마크식으로 뚜껑을 덮지 않는 오픈 샌드위치를 포함한 식사, 갓 로스팅한 커피에 와인까지 가능하다. 카페테리아 이용은 뮤지엄 입장권을 구입할 필요 없이 매표소에서 좌측 문을 이용하면 된다.
Bredgade 68 1260 København K, Denmark
Open 10:00, Close 18:00 (월요일 휴무)
02. 코펜하겐 중앙 도서관의 [Democratic Coffee]
다음 장소는 시내 Nørreport역 가까운 곳에 위치한 코펜하겐 중앙 도서관이다. 아늑한 의자에 앉아 책도 읽을 수 있고(영어로 된 책도 많다),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온 스칸디 대디들을 보고 있자면 북유럽에 와있다는 게 실감이 나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곳 일층 입구 옆에는 Democratic Coffee Bar라는 힙한 카페가 있다. 이곳의 크로와상은(플레인/아몬드 맛) 코펜하겐에서 먹어본 것 중 손에 꼽힐 정도로 훌륭했고, 일본인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도 추천한다.
Bredgade 68 1260 København K, Denmark
Open 12:00, Close 15:00 (토, 일, 월 휴무)
03. 덴마크 국립미술관의 [Kafeteria]
마지막으로 소개할 덴마크 국립 미술관(줄여서 SMK)은, 올초 1층 카페테리아를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세계적으로 호평을 얻고 있는 베트남계 덴마크 작가 욘보(Danh VO, 1975- )가 맡았고, 식당은 현지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인 Frederik Bille Brahe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운영 중이라고 한다. 새로운 카페테리아는 더 많은 관람객을 초대하려는 미술관의 노력이겠지만, 누구나 쉽게 이런 장소를 접할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다. 이 곳 역시 미술관 입장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아침식사는 45~100 DKK, 점심은 90~150 DKK로 시내에 있는 카페 절반 정도 되는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Sølvgade 48-50, 1307 København K, Denmark
Open 11:00, Close 17:00 (월요일 휴무)
차이는 공공시설
언제가 읽었던 책에서 선진국과 비선진국의 차이는 그 나라의 ‘공공시설’ 수준에 있다고 했다. <‘행복 스트레스’ 탁석산 지음, 창비> 공공시설이야 말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부자도 가난한 자도 똑같이 누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국민 모두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장치인 셈이다. 덴마크의 많은 고급 레스토랑들이 공공 미술관, 박물관들에 기꺼이 문을 열어 그 문턱을 낮췄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덴마크 여행 중 맛과 가격이 합리적인 식당/카페를 찾는다면 공공시설의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