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누구나 쉽게 그리고 자주 말하는 단어 중에 덴마크 왕의 이름이 있다. 이름하야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통일한 하랄드 1세의 이름 Blåtand [블로텐], 영어로는 Blå = Blue, Tand = Tooth 되시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폰에도 켜져 있는 그 'Bluetooth'가 맞다. 블루투스란 여러 IT 기기를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것을 뜻하는 무선통신 용어인데, 이런 블루투스의 기능을 왕의 업적에 빗대어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통일 능력
사실 우리나라의 채 반도 되지 않는 크기의 나라 덴마크가 거대한 제국이던 시절이 있었다. 덴마크부터 노르웨이, 스웨덴 남부는 물론 영국까지도 덴마크의 통치 안에 있었다. 이 시기 통일국가를 통치한 덴마크의 유명한 왕들이 몇몇 있지만 그 중에서도 Harald Blåtand Gormsen (하랄드 1세)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왕일 것이다.
블루투스의 로고를 들여다보면 고대 룬문자로 하랄드의 'H'와 블로텐의 'B'를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엔 Bluetooth의 'B'를 그냥 보기좋게 꾸민 건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야 진짜 의미가 눈에 보인다.
아이슬란드에서 발견한 스칸디나비아 고대 룬문자를 다룬 책들 Photo by. DK sisters
재밌게도 하랄드 1세의 이름이 왜 'BLUETOOTH = 푸른 이'인지 덴마크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저마다 다양한 설을 들려준다. 첫째로, 덴마크 바이킹 문화에 자부심을 가진 친구가 들려준 설은 하랄드 1세가 '유전적으로 나쁜 이'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가 안 좋아서 검은색 혹은 검푸른색을 뗬는데 이러한 이유로 푸른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친구의 바이킹에 대한 지식을 감안하면 가장 공신력 있는 설이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친구가 알려준 설은 하랄드 1세가 단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이가 썩었기 때문에 검푸른 이'를 가진 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리고 앞으로도 믿을 예정인 설은 하랄드 1세가 블루베리를 너무 좋아해서 항상 이가 푸른색이었다는 의견이었다. 블루베리를 좋아하는 왕이라니, 썩은 이 보다는 훨씬 정감 가는 이야기이다.
블루베리 홀릭, Hygge한 정복자 블루투스
저도 블루베리 참 좋아하는데요... 덴마크에서는 일년 내내 싱상한 블루베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Photo by. DK sis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