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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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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민 Dec 08. 2020

나는 종종 다큐멘터리를 보곤 한다.

‘MBC 다큐프라임’의 ‘자율주행, 세상을 바꾸다’편을 보며

“뭐 먹고 살지?”


요즘 나와 내 친구들이 취업을 목전에 두고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게나 말이다. 뭐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렸다던 교수님의 말씀도, 누구도 낙오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다던 윗 사람들의 말들도 다 거짓말이었을까. 아득하다. 사실 이런 말은 나에게 공상과학 소설 같은 허구로 다가왔다.     


이렇게 추상적인 고민이 가득할 때, 그냥 막막할 때 나는 종종 다큐멘터리를 본다. 그 중에서도 MBC 다큐 프라임은 다양한 주제를 망라하고 나오기에 내가 전혀 관심 없는 주제가 나올 때도 있지만 그냥 본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사실 내가 엄청 재능이 있거나, 사랑에 빠질만한 분야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사실 안타깝게 한 번도 그런 일은 없었다.


며칠 전 본 MBC 다큐프라임의 381화 <자율주행, 세상을 바꾸다>편도 사실 나와는 크게 관련 없는 주제였다. 문과는 사실 저런 기술 이야기가 나오면 기분이 나빠진다. 왠지 내 일자리를 뺏는 로봇이 하나 더 나온 것 같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세종시에서는 작년 11월부터 시작 된 자율주행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대학생들이 자율주행 경진대회에서 팀을 이뤄 스스로의 힘으로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는 모습도 나왔다.


사실 이런 모습만 보았을 때는 나는 심드렁했다. 또 이과들만의 세상이 열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기서의 대학생들은 모두 이공계 대학생일 것이며, 나오시는 연구원 분들도 다 이과 출신일 게 뻔했기 때문이다. 동시대에 같은 공간에 살지만 이과만 또 일자리가 넘쳐나는 꽃밭에 살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렇게 냉소적으로 다큐프라임을 보고 있다가 내가 무언가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율주행차가 생기어서 사고가 난다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인터뷰를 보았다. 그렇다. 자율주행차가 이과만 타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새로운 게 생기면 파생되는 부가적인 문제나 산업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MBC 다큐프라임 381회 기석철 센터장 인터뷰 중

그렇다. 새로운 것이 탄생하기 위해서 새로운 산업이 발생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이 탄생한 이후에는 당연히 부가적인 산업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차가 나올 때에는 지금의 기술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편리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도 필요할 것이다. 이외에도 자율주행차량 내에서 사람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개발되어야 할 것이고 다양한 부가산업들이 파생될 것이다.


다양한 부가산업들이 파생되었을 때, 그 속에서 심리학 전공자인 내가 새로운 유형의 기계에 거부감을 줄이는 방법을 심리학 연구를 하는 연구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MBC 다큐프라임 381화는 나의 시야를 좀 더 넓혀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눈을 선물해주었다. 자율주행차가 얼마나 세상을 바꿨는지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쩌면 나와 상관있을 수도 있는 일이 되었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나는 다큐멘터리를 종종 본다. 이런저런 고민이 많거나 스트레스가 가득 차있는 날에 “놀면 뭐하니”를 보며 한바탕 웃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저런 세상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듣다가 내 문제 해결의 시작점을 발견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MBC 다큐 프라임을 보는 건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이다. 

누군가가 많은 고민을 거쳐 만든 영상은 많은 인사이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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