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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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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민 Aug 09. 2020

‘코로나 19’ 시국이니까
SF8을 봐야 한다.

SF8보며 쓸데없는 고민하기

나는 2019년 12월 30일에 베트남으로 1년간 해외 봉사를 하러 출국했다. 그리고 ‘코로나 19’라는 역병이 창궐해 3개월 만에 모든 계획이 취소되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다. 여태까지의 내일은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기에 2019년의 마지막까지도 나는 오늘의 일상을 상상도 못 했다. 아니, 이런 오늘을 상상이나 해본 이가 있었을까? 한 여름인 날씨에 모두가 마스크를 끼고 있는 버스, 지하철을 누가 생각해봤을까? 정말 우리는 한 치 앞을 모르겠는 2020년을 살고 있다.

'애스 에프 에잇' 메인 포스터

이런 와중에 MBC에서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게 하는 공상과학 장르인 시네마틱 드라마 ‘SF8’을 내놓는다고 한다.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상현실, 로봇 등 … 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말이다. WAVVE로 SF8이 선공개되어 첫 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이틀 만에 8화를 다 보았다. 보고 나니 쓸데없는 고민들이 많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첫 화(간호중)와 마지막 화(인간증명)는 유사한 고민을 공유한다. 그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로봇은 사람으로 볼 수 있을까?


‘간호중’은 10년째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환자를 간병하는 간병로봇이다. 이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딸) ‘연정인’을 지키는 것이 간호 중의 탄생 목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간병로봇 ‘간호중’에게 딜레마 상황이 생겼다. 환자는 10년째 식물인간으로 있고 정인은 환자를 보살피는 것에 지칠 대로 지쳤다. 이런 지긋지긋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정인은 생을 마감하려 한다. 이에 ‘간호중’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태까지 학습했던 것을 기반으로 보호자 ‘연정인’을 지키기 위해 환자의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한다.

간호중(The Player)의 예고 화면

로봇이 딜레마 상황에서 여태까지 학습한 것(딥러닝)을 바탕으로 고민하여 하나의 행위를 선택한 것이다. 위 선택의 도덕적 판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이 로봇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냐는 고민이다. 로봇이 ‘딥러닝’을 하여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고등적 사고를 통해 생명체의 ‘감정’과 다름없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 로봇을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게 과연 올바르냐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사고가 가능하나 로봇인 ‘간호중’과 인간이지만 사고를 못하는 식물인간인 ‘환자’ 중 누가 더 인간성이 있다고 볼 수 있냐는 것이다.


로봇의 살인 행위, 처벌해야 할까오류를 수정해야 할까?


가혜라는 차사고로 죽은 아들 김영인의 뇌 일부를 인조인간 A-796의 몸에 이식해 되살려낸다. 그렇게 살던 도시를 떠나 태어난 아들 영인과 함께 살아가던 중 사이보그가 아들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이후 혜라는 AI가 영인을 죽이고 영인인체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사이보그는 자신이 영인이라고 주장한다. 물리 검사 결과 영인의 생체 신호는 없었다. 그리고 돌연 사이보그는 영인을 죽였다고 자백한다. 자신이 죽였지만, 영인이 원하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인간증명(Empty Body)의 예고 화면

사이보그가 영인을 주체적으로 죽였다는 사실을 재판정에서 말할 때부터 사이보그는 본인이 인간임을 증명하고 있다. 영인을 위한 수단이 아닌 하나의 주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이보그의 변호사는 사이보그의 말을 로봇의 에러로 치부하고, 가혜라는 영인을 사이보그가 죽였다는 것이 판결이 되자 사이보그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얼굴을 바꾸는 것을 사이보그에게 권한다. 사실 이 모두는 사이보그를 주체로 바라보지 않았기에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이보그를 인간이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 주체적인 판단과 거짓말까지 한 사이보그이다. 자유의지가 있는 사이보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리는 사이보그에게 실형을 선고해야 할까? 아니면 기계의 에러이니 업데이트를 해야 할까? 




2019년에 “전 세계에 감염성 높은 역병이 돌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와 같은 쓸데없는 고민을 많은 사람이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코로나 19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20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SF8을 볼 이유가 충분했던 것 같다. SF8의 재미난 주제들로 주변 사람들과 쓸데없는 고민들을 더 많이 나눠보려 한다.


소 잃기 전에 이번엔 외양간을 미리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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