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뒷모습
새벽 5시 알람이 울린다.
손을 뻗어 알람을 끈다.
일어날까 말까? 30분 후 한번 더 알람이 울릴 텐데 갈등이 된다.
잠이 많은 내가 2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새벽 기상, 간절한 마음에 시작했지만 어느덧 일상이 되어 버렸다.
눈 비비며 캄캄한 거실 복도를 지나 현관으로 간다. 신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우유 주머니에서 우유를 꺼낸다. 식탁 불을 켜고 커피를 내린다. 순식간에 확 퍼지는 커피 향이 남은 잠을 쫓아 준다. 신문을 펼치고 몇 자 읽는데 큰 아이의 알람이 울린다.
새벽 5시 반이다.
곧 알람이 꺼지고 아이가 나온다.
11월부터 아파트 커뮤니티에 있는 수영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는데 오늘이구나.
아이는 양치를 하고 웃을 주섬주섬 입는다. 남편과 큰 아이는 준비가 다 되었다.
둘째는 아직 이불속에서 곤히 자고 있다.
“안 깨워?”
남편을 바라보며 물었다.
“못 일어날 텐데. 너무 이르지 않나?”
여전히 자는 모습이 아기 같은 둘째를 바라보며 남편이 미리 포기한다.
어젯밤 꼭 깨우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잔 아이인데, 그래도 깨워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 아기, 일어날 수 있을까?”
아기 냄새 폴폴 나는 볼에 가까이 다가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불러본다.
“어~ 나 일어났어. 수영 가야지.”
단번에 일어난다. 평소 학교 갈 때와는 딴 판이다.
결국 삼부자는 새벽 6시 현관을 나선다.
함께 갔으면 하는 마음을 느꼈지만, 난 혼자 조용히 신문을 읽기로 했다.
1시간이 좀 지나자 위풍당당한 삼부자가 돌아왔다.
볼이 발그레한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새벽 첫 타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며 내일은 엄마도 함께 갔으면 좋겠단다.
“엄마, 나 수영하고 나와서 샤워할 때부터 엄마가 보고 싶어 졌어.”
라고 말하는 둘째 아이의 부탁을 안 들어줄 수 없을 것 같다.
내일 새벽에는 좀 더 일찍 일어나야겠다.
신문을 읽고 함께 수영을 하러 갈려면 말이다.
새벽부터 아들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 남편은 아들 부심 어깨에 잔뜩 싣고 출근을 한다.
모처럼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하는 기분이 제법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