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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Jun 03. 2019

115.

유월이 되니 뭔가 본격 여름 같습니다. 바야흐로 여름.

말이 가지는 힘, 관계가 친밀할수록 그 말이 가지는 힘은 실로 대단한 거 같습니다. 특별할 거 없는 말도 외부인이 아닌 내부인이 하게 된다면 그 말의 무게감은 실로 엄청나 나를 찌르고 할퀴고 무너트리기까지 합니다. 정말로 단시간 내에 말입니다.


최근 제 지인에게 일어난 일인데 사실이 아닌 상상이 더해진 적당한 말에 본인은 빼고 말이 돌아 마침내 그 말이 지인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는 감정을 다스리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 말들도 말이 안되었지만 그 말을 처음 시작한 그 친밀한 내부인으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수습이고 뭐고 보다는 우선은 치솟는 감정에 휘청거렸다고 합니다. 사과는 받았지만 그렇게 자신이 초라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친밀한 내부인인 타인에 의해 순식간에 일어난 일련의 일들, 최소한의 선은 지켜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산산조각이나 그야말로 박살이 난 상태를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에 대해,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타인에 대해 등등 여러 가지를 다시 생각하고 재정의를 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동안은 계속 이런 상태일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친밀한 내부인이라 적당히 덮었다고 하지만 감정의 찌꺼기는 남기 마련입니다.


걱정에 염려에 그랬다고 하지만 삶은 각자만의 것입니다. 원치 않은 친절 어린 말로 인해 만들어진 어떤 상황으로 인해 제 지인이 마주한 현실의 조각들은 끔찍하기만 했습니다. 타인의 삶에 일방적으로 무책임한 길잡이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너는 네 삶이나 똑바로 잘 살길 바랍니다.


2019. 6. 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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