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가을비 속에 있었습니다. 귓가에 머문 빗소리 그리고 바람.
추석 연휴의 끝자락 타 지역에 있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친구의 소중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내려가고 있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고인이 되신 분의 연세도 있고 해서 일가친척들은 대체로 담담한 반응이라고 했습니다. 헤어짐의 때가 된 거라고 그때가 지금인 거뿐이라고 말입니다.
발인 후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너는 괜찮아? 잘 보내드렸니? 라고 물으니 친구는 조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응 이라고 답해줬지만 그 대답 속에 친구의 여러 마음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죽음은 지상에서의 영영 이별입니다. 산 자와 죽은 자 그 경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알아 그래서 그 헤어짐이 더 아픕니다.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 더 이상 함께할 시간이 없음, 그리고 남은 자만이 홀로 안고 가게 될 그간의 함께했던 시간. 누군가의 생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뭔가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의 우리 각자의 생의 마지막 역시 누군가에게 그럴 겁니다. 돌아가신 분을 떠올리게 되고 저의 생의 마지막을 생각하게 된 며칠이었습니다.
2015. 10. 1.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