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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Oct 15. 2015

47. 답답하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나른나른한 날이었습니다.

내 가슴에 답이 두개예요.


이미 답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음에 은연중으로 스스로 결정을 해놓고서는 무의미하게 자꾸만 저울질하는 그 행위를 왜 재차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이미 알고 있다시피 조금 더 시간을 가진 들 다른 선택을 하지도 않을 거면서 그건 신중한 게 아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신중한 척 하는 겁니다.


인정하면 편해질 텐데 그것조차 하지를 않습니다. 그냥 나는 지금 상태가 편하다고 만족한다고 익숙하다 라고 말하며 인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는 변화가 싫다 라고 역시 인정하면 됩니다. 왜 그렇게 스스로 마음을 계속 괴롭히고 있는 건지 모를 일입니다.


당신이 염려하는 타인의 시선은 글쎄 입니다. 나에 대한 내 결정이므로 내 책임만 있을 뿐입니다. 지금의 당신은 그저 감당하고 싶지 않은 거뿐 아니라 마주하고 싶지 않은  거뿐입니다. 내 삶에 있어서의 타인이 차지하는 부분과 내가 차지하는 부분 어디에 더 무게감을 두고 있는 건지 때때로 생각해볼 일입니다.


내 마음은 내가 괴롭히고 있는 거지 타인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내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건 언제나 나 자신입니다.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게 익숙해진 나 자신입니다. 타인이 물론 나를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더 날 아프게 하는지 잘 생각해보면 나 자신입니다.


타인은 원인을 제공할 뿐 생명력을 더하는 건 나 자신이며 잘못된 부정한 마음의 소리를 스스로에게 반복적으로 말하는 거 역시 나 자신입니다. 잘못된 자기이해가 나를 아프게 하고 나를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게 하고 나를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하게 하고 조금씩 끝내 나를 망칩니다.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의 시선을 타인에게서의 내가 아닌 나에게서 나로 볼 필요도 있습니다.


2015. 10. 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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