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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Oct 17. 2015

48. 담다

맑디 맑은 가을 하늘, 제 마음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알 수 없으니까 함께한 순간을 담을 수 없어.


이성을 만나게 되면 언제나 적당한 선을 미리 그어두는 친구가 있습니다. 서로와의 감정에만 푹 빠져 있는 게 아닌 결혼이라는 또 다른 시작을 하게 될 상대가 아니라면 가차 없이 안녕합니다. 언제 서로 맞지 않은 상대가 될지 모르니 함께 사진도 찍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자 함께하고 있는 그 순간을 담습니다. 서로의 기억 속에만 서로 함께한 순간이 있습니다. 헤어진 후엔 그 기억은 추억으로 빛이 바래갑니다.


내 사람이기에  뭔가 더 요구하게 되고 욕심을 내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내 사람이기에 너그럽게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도 해봅니다. 그 사람 그 자체, 그 사람의 만남과 인연 그 자체에 더 몰입할 수 있다면 또 어떨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건 차마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을 자꾸만 넘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거니까 말입니다.


나의 아주 특별한 사람을 아주 소중히 더할 나위 없이 소중히 마음에 담고 또 담아봅니다.


2015. 10. 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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