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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Nov 18. 2015

64. 생각하다

어느새 달력이 두장 남았습니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남아있는 시간.

어 . . .


대답을 할 수 없는 건 정말 몰라서일 때도 있지만 한 번도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 전에 새하얘진 머릿속을 먼저 만나게 되지만 말입니다. 자기 자신이라던가 자유라던가 믿음이라던가 사랑이라던가 나눔이라던가 삶 속에 늘 가까이에 있지만 누군가 가르쳐준 정의가 아닌 나만의 정의가 없는 건 그것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타인에게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조차 말할 수 없습니다.


단편적인 지식만 있을 뿐 정작 내가 아는 건 정말 얼마 안됩니다. 자신 있게 내가 그것을 알고 있노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어느 땐 감히 알고 있노라고 장담하지만 곧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걸 알게 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조차 해보질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습니다. 어느 때에 그것에 대해 고민을 해보질 않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지만 이미 그땐 너무 늦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만큼 살아가는 것만큼 무섭고 두려운 경우는 없습니다. 생각을 가진 자와 생각을 가지지 않은 자의 삶이 같을 리가 없습니다. 그 무게감과 가치 그리고 의미가 남다를 텐데 같은 시간 속을 걸어갈지라도 과정과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가 하는 생각 특히 고민은 대다수가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라고는 하지만 한 번이라도 더 생각을 해보고 마음을 기울인 자가 더 뚜렷할 수밖에 없고 망설임이 덜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나와 타인의 다름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생각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도 하니 내게 있어서의 다름을 이해한 자라면 타인의 다름 역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 있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어느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는 건 풍요롭게 합니다. 보이는 것만을 아는 게 아닌 그 이면 역시 생각하게 되고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니 내 시선은 보다 더 깊고 넓습니다. 그 시선으로 인해 그렇지 않을 때조차 세상을 다르게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2015. 11. 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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