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생각 시리즈
'MZ세대'라는 단어, 최근 들어 정말 많이 들어본 것 같다.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 '부당함에 참지 못하고 바로 얘기하는 당당한 세대' 등 사회 곳곳에서 그들을 표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사실 M(밀레니얼 세대)과 Z(Z세대)를 같이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다(*그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겠다).특히 Z세대는 미래에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만큼 투자에 있어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나는 Z세대에 투자하려 한다.
1. 세대 구분은 어떻게?
2. MZ세대라는 구분은 모순적이다
3.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 '공정'
4. 그들의 위치가 변하기 시작했다.
5. Z세대를 통해 본 투자 단서들
세대 구분은 기본적으로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한다. 나고 자란 시대의 환경에 영향을 받아 그룹으로 명명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미국의 연구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한국만의 특수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아래의 자료는 한국의 '날카로운 상상력연구소'의 세대 구분과 미국의 세대 구분을 보여준다. 베이비 부머와 X세대의 구분은 미국과 한국의 차이가 많이 나지만, M세대 이후로는 거의 동일하다.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MZ세대는 1982~2012년에 출생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리가 부르는 MZ세대는 '1982~2012년'에 출생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나이로 표현하면 19세~39세를 한세대로 보는 것이다. M세대 초기는 이제 1달만 지나면 40살로 들어선다. 나이 차이만 30살이며, 이들은 전혀 비슷하지도 않다. 그럼 왜 두 세대를 한 번에 묶어서 언급하는 걸까? 아마도 기성세대식 관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M이건 Z건 모두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 번에 묶는 게 쉽게 대응 가능하고 간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둘의 중간지점인 1990~2003 세대를 진정한 MZ세대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이들은 18~30세로, 모두 유권자이면서 성인으로 경제활동 인구에 해당된다. 바로 'Core-MZ세대'인 것이다.
M세대가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초중반이 었지만, 사회가 그들을 대응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전후로 조금 늦었었다. 이미 Z세대들은 2018년부터 기업에 입사하기 시작했으며, 공무원에서는 Z세대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Z세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5급 공채 합격자 평균 연령은 26.7세
7급 학격자 5명 중 1명은 Z세대이며, 5년 후면 Z세대 합격자가 전체의 2/3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
2030년에 전세계 Z세대 소득이 5배가 오르며, 전 세계 소득의 25%를 차지할 것(미국 뱅크 오브 아메리카 보고서)
삼성, 현대, SK회장들의 아들은 모두 Z세대이다 (Z세대가 대기업 총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시대의 ‘공정’은 Z세대에게 단순한 '정의'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내 노력과 실력에 합당한 평가와 대접을 받고 싶다는 것이 Z세대들이다. 기성세대가 해결해주지 않으니, 직접 나서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1991년생, 입사 4년 차 직원이 최초로 LG사무직 노동조합을 설립하며 위원장을 맡음
1994년생, 입사 4년 차 직원은 현대자동차 그룹 자 무직 노조 위원장임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 었던, 정유라 딸의 입학비리를 문제 삼은 것이 이화여대 2016 학번, 바로 1997년생 Z세대들이다.
홍콩 민주화 운동, 미얀마 민주화운동은 10,20대가 주도했다.
Z세대는 소비에 있어서 주체적인 태도가 높다.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대학에 입학한 Z세대의 90%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고, 본인이 직접 고르고 구매하는 비율도 90%였다. 흔히 말하는 '내돈 내산' 트렌드인 것이다.
명품 시장에서의 큰손도 이제는 Z세대이다. 신세계 백화점 명품 매출액 중 20,30대 비중이 51%에 달하고 명품시계 매출액 비중은 60%에 이른다. Z세대들이 개성도 추구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꽤 신경 쓴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명품시장은 Z세대를 기반으로 더 커질것이며, 요즘 다양한 명품앱이 출시되는 현상이 이를 증명해준다.
Z세대의 소비액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미국의 투자은행 'Piper sandler'에서 미국 z세대 10,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소비액 중 의류가 22%로 1위를 차지했고, 그중에서 나이키는 선호하는 옷 브랜드 1위(27%)를 기록했다. 신발 부분에서는 57%로 앞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나이키가 선호도가 높은 이유가 있을까? Z세대들이 리셀과 중고시장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중고시장으로 떠오르는 당근 마켓 회원 중 10,20대의 비중은 60%에 이른다. 그리고 판매자 이면서 동시에 구매자인 교집합 비율은 무려 94%에 이른다. 특히 '리셀'은 Z세대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행위이다. 희소한 의류를 구해서 좀 더 비싼 가격에 되파는 행위이다. 나이키가 이 리셀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에, 그들의 인기가 가장 많은 것이다. 미국의 신발 리셀 중계만 하는 기업인 '스니커즈 리셀'의 기업가치는 1조가 넘고, 미국 중고의류 시장규모는 20조에 이른다. 모두 Z세대들의 특성(리셀과중고시장을 좋아함)을 타겟팅 한 결과이다.
Z세대들이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태도는 어떤 세대보다 강경하다. 2003년생인 '그레타 툰베리'는 환경문제 1인 시위를 벌이며, 역대 최연소로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고 2019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포르투갈에서는 13,16세가 파리 기후협약에 참여한 유럽 33개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 19명이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소극적인 행태를 보인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후위기에 가장 피해를 볼 세대는 기성세대가 아닌 Z세대 그리고 그의 자식들이다. 그들은 절박함에 자신들이 직접 나선 것이며, 향후 기후문제를 가장 신경쓰는 세대가 될 것이다.
Z세대는 유년기 시절부터 '디지털'과 함께 성장해왔다. 처음 마주친 세계 자체가 디지털 세상이었다. 글보다는 영상이 편하며, 숨 쉬는 것처럼 편한 것이 스마트폰이며 인터넷이다. 2021년 1월을 기준으로 1인당 월간 유튜브 이용시간은 10대가 47시간, 20대가 41시간으로 가장 높았다.그렇기에 빅 테크 기업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세대도 Z세대이다. 빅 테크 기업들이 깔아놓은 판에서 가장 잘 놀고 소비해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인구 중 Z세대는 32%이다. 그중 89%가 신흥시장에 산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의 비율이 매우 높은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는 미래에 매우 중요한 소비자가 될 것이다. 2040년에는 전체 아시아 지역 소비액에서 Z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7%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Z세에 대한 대비는 필수적을 것이다.
Z세대는 강력한 미래의 주류 세력이다.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의 소비를 책임질 것이다. 그런 그들을 이해하는 것은 투자에 있어서 필연적이다. 그들 속에서 수많은 투자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이는 멈추지 않는다. 지금의 미래는 Z세대들이 만들어 가겠지만, 그 후에는 또 다른 세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우리가 평생에 걸쳐 다음 세대들을 연구하고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 참고서적: 김용섭지음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