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주식 가치평가
TSMC 주가 얼마가 적당할까?
주식투자에서 중요한 요소가 뭘까? 나는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업에 투자해서 돈을 잃을 수도, 나쁜 기업에 투자해서 돈을 벌 수도 있다. 석유의 시대가 지는 것은 명백하지만, 친환경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면 돈을 잃을 수도, 석유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면 돈을 벌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가격이다. 내가 얼마를 지불했는가? 결국은 가격이 우리의 수익률을 결정한다. 최근 워렌버핏이 TSMC 주식 5조원을 매수했다.(참고: TSMC 주식, 워렌버핏 5조원 투자)
이 적정한 가격을 평가하는 기준은 투자자마다 다르다. 나에게는 가치평가가 그 방법이다. 기업 미래 스토리를 가정하고 수치화시킨다. 이를 통해 적정한 가격을 계산한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삼성처럼 대만의 국민기업인 TSMC의 적정 가격을 구해보려고 한다.
1. 가치평가 요인 4가지
- 매출 성장률
- 영업이익률
- 재투자
- 리스크(자본조달비용)
2. 최근 뉴스/정보
3. TSMC 주가 얼마가 적당할까?
TSMC 주가를 구하기 위해서는 가치평가 요인을 알아야한다. 기업의 가치평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4가지이다.
매출 성장률: 평가 기업이 속한 시장규모를 추산하고 성장률을 가정한다. 그리고 해당 시장 안에서 점유율을 가정해야 한다. 그럼 미래 매출액과 성장률을 추산 가능하다 (예상 매출액 = 예상 시장규모 X 예상 시장점유율)
영업이익률: 기업의 이윤성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EBIT(이자/세금 차감전 영업이익)을 사용한다.
재투자율: 기업은 미래를 위해서 벌어들인 현금을 재투자해야 한다. 평가기업이 재투자 규모는 얼마인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자본조달비용(위험성): 기업은 사업을 위해 반드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현재 어느 정도 비용으로 조달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수치는 평가기업의 '리스크'를 의미한다. 리스크가 낮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조달비용이 낮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는 높을 것이다.
매출 성장률을 구하기 위해서는 평가기업이 속한 시장의 규모와 점유율을 가정할 수 있아야 한다.
파운드리 시장규모는 얼마일까? TSMC는 지난 10년간 47~55%의 시장점유율을 보여줬다. 이는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TSMC를 기준으로 전체 시장을 추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기준으로 구한 2021년 시장규모는 1,000억 달러(한화 약 110조)이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TSMC의 매출액은 연평균 15% 성장했으므로, 시장 성장률도 연 15%로 가정하겠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TSMC의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2021년을 기준으로는 55%를 점유한다.그 뒤를 삼성(17%), 대만의 UMC(7%),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7%), 중국의 SIMC(4%)가 뒤따라 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경쟁자는 삼성이지만, 자사 제품 생산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기에 실질 점유율은 TSMC가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만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며, 전 세계의 반도체 88%는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가져오고 싶은 이유다.
매출만큼 이익률은 매우 중요하다. 제조업 기반 기업들은 보통 이익률이 낮다. 한국의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TSMC는 다르다. 매출총익률은 50%를 상회하며, 영업이익률(EBIT)은 2021년 42%를 보여줬다.
생산시설이 많은 제조업 특성상, 감가상각비가 많이 계상된다. 하지만 이는 실제 현금의 유출이 아니므로 이익률에 포함해서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이를 보여주는 이익률이 EBITDA(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률)이다. EBITDA 이익률은 거의 70%에 이른다.
반도체 업계가 전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긴 하지만, TSMC는 앞도적이다. 전 세계 반도체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22%, 제조업 중 상위 클래스인 애플도 20~30%에 불과하다. 이는 파운드리 산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이며, TSMC가 높은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은 미래를 위해 번 돈을 재투자한다. 파운드리 산업이 필요한 투자는 두 가지이다.
- R&D 투자
파운드리 사업은 더 섬세한 미세공정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R&D(연구개발)이다. TSMC는 2011년 이후 한 번도 R&D 비용을 줄인 적이 없다.
2021년 기준으로는 5조에 가까운 금액을 연구 계발비에 투자하며, 매출액 대비 평균 8%를 투자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R&D에 꾸준히 투자해왔기에, 경쟁자들과 기술적 격차를 벌릴 수 있었던 것이다.
- 설비투자(CAPEX)
파운드리 사업에서 설비투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흔히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이유다. TSMC는 2021년 설비투자에 약 300억 달러(한화 35조)를 썼으며, 내년에는 45조를 투자할 예정이다.
경쟁자들도 설비투자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2022년 기준으로 인텔은 35조, 삼성은 2030년까지 반도체 사업에 155조 투자(구체적인 파운드리 수치는 발표 안 함, 인텔과 TSMC보다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할 예정이다.
반도체 전체 시장으로 봐도 파운드리 사업의 설비투자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체 반도체 설비투자에 차지하는 비율이 2019년 25.6%에서 2021년 35%까지 상승했다. 18년 이후로는 연평균 34%가 상승했다. TSMC의 2020~2022년 3년 설비투자액이 이전 9년을 합한 것보다 많다.
이렇게 설비투자 규모를 늘리는 이유가 뭘까? 파운드리 기업들은 수주를 먼저 받고 그에 맞춰 생산일정에 들어간다. 설비투자규모를 엄청나게 늘리는 이유는 이미 수주가 밀려있고 향후 강력한 수요가 예측된다는 뜻일 것이다.
리스크는 언제나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TSMC 주가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는 뭐가 있을까?
- 중국의 침공
TSMC의 리스크는 역시 중국이 아닐까 싶다. 중국은 매 신년사에 대만과의 통합을 언급하고 있으며, 무력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시진핑은 매번 전쟁을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첫째, 침략국은 국제적으로 왕따를 당한다.
둘째, 그것이 무력이 아닌 경제적 제재이지만, 효과는 큰 것 같다.
셋째, 글로벌 세계가 된 만큼, 두나라의 전쟁은 그들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 모두가 이혜 관계로 얽혀있다. 그만큼 전 세계의 관심과 제재 요소가 많다.
대만은 전 세계 반도체의 65%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는 곧 국력이며 외교 히든카드이다. 과연 중국이 엄청난 힘을 갖도록 미국이 가만있을 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높은 애플 물량 의존도
1명의 고객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애플은 TSMC 매출액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 덕분에 큰 매출 성장을 했지만, 그만큼 애플을 잃었을 경우 리스크도 클 것이다. 하지만 2대 고객이었던 하이실리콘(화훼가)을 잃었음에도 엄청난 성장을 보여줬던 TSMC였다.
- 인텔의 참전
인텔의 참전 역시 리스크로 작용된다. 반도체 산업에서 인텔의 지위가 하락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인텔은 인텔이다. 덩치 큰 경쟁자의 참여는 언제나 위협적이다. 하지만 인텔이 TSMC를 따라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우선 공장을 짓는 것부터 시작해서, EUV 장비를 도입하고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리고 모두 돈이 너무 많이 드는 투자다. 자칫 잘못하면 인텔의 주 사업인 CPU 사업까지 흔들릴 수 있다. 안 그래도 AMD에게 따라 잡히고 있는데 말이다. TSMC의 점유율을 뺏어오기보다는 시장 2위인 삼성과의 경쟁구도로 갈 것 같다.
- 웨이퍼 가격 상승
반도체 생산의 원재료인 웨이퍼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글로벌 웨이퍼 생산업체들은 2024년까지 이미 주문이 꽉 차 있는 현황이다. 이로 인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최근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1~3위 업체들이 모두 20% 이상 가격 상승을 감행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TSMC는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가격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 모든 파운드리 가격을 10~20% 올렸고, 3분기 8인치 웨이퍼에 대해서는 20%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격인상은 TSMC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가격이 올라가면 매출이 올라간다. 결국 상승한 매출은 TSMC 주식의 가치를 올려줄 것이다.
- 패키징 공정에 집중
점점 미세화 되는 공정에 파운드리 기업들이 기술적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이를 위해 후공정인 '패키징'기술로 눈을 돌린 모습이다. 패키징은 반도체를 포장하는 개념에서 여러 반 도체를 하나에 합쳐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20년 출시한 애플의 M1칩이다.
현재 가장 높은 패키징 기술을 보유한 것은 TSMC이다. 2015년 삼성에게서 애플 물량을 뻇어 올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었다. TSMC는 일본에 추가적으로 6000억의 R&D센터, 인텔은 미국/이탈리아/말레이시아에 생산공장 23조를 투자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비해 시장 2위인 삼성은 패키징에 공격적인 투자계획이 없는 상태이다.
- 인텔의 참가
반도체 공룡이 파운드리 게임에 참여를 선언했다. 2018.12월 파운드리 시장 포기를 선언한 지 3년 만에 재진출이다. 인텔의 참여 이유는 2가지로 생각한다.
첫째 기존 사업에 경쟁력을 잃어가며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 그동안 인텔은 CPU 시장에서 영원한 강자처럼 여겨져 왔었다. 하지만 AMD의 무서운 추격으로 점유율을 점점 잃고 있고, 엔비디아는 GPU를 앞세워 CPU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인텔 입장에서는 대안책으로 파운드리를 선택한 것 같다.
둘째, 미국 정부의 압박이다. 바이든은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가져오고 싶어 한다. TSMC와 삼성에게도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했지만, 결국은 미국 파운드리 기업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할 기업으로 인텔을 택했고, 정부는 향후 5년간 60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과연 인텔은 TSMC와 삼성의 2강 체제를 깰 수 있을까?
- 미세공정 수요의 증가
TSMC가 투자한 미세공정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래는 NM공정별 매출액 현황을 보여준다. 2019년 이후로 5,7nm 매출액이 빠르게 상승하며 현재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노공정에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 번째 표는 플랫폼별 매출액 구분표다. 스마트폰과 HPC(슈퍼컴퓨터)의 수요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서서히 감소하며 HPC가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되고,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다양한 연산을 처리하는 슈퍼컴퓨터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4가지 가치평가 요인을 기반으로 미래 TSMC의 스토리는 아래와 같다. 시장규모와 점유율 예상치를 기반으로로, 향후 5년간 매출액이 19.5% 성장하며 그 후로는 점차 감소할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42%, 재투자율 0.7, 자본조달비용(리스크)은 7.5%로 가정했다.
내가 생각한 TSMC의 스토리는 아래와 같다. 나의 스토리로 산정한 적정 가격은 154달러이다. 2022.03.19일인 현 주가가 106달러인데, 내가 생각한 가격보다는 현재 TSMC 주가는 30% 정도 저렴해 보인다. 이는 어디까지나 나만의 스토리에 기반한 것이므로, 여러분만의 스토리로 적정주가를 다시 구해보기를 권한다.
* 현재 TSMC 나스닥 상장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