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혈액형으로 성격 유형을 세분화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AB형이었던 나는 역시 돌아이가 맞다는 합리적인(?) 의심까지 받았다.
친해지면 혈액형부터 물어보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MBTI 라는 전문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성격 테스트가 대세이다.
MBTI –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briggs와 Myers가 보다 쉽고 일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자기보고식 16가지 성격유형지표
내 주위 사람들은 할때마다 유형이 다르게 나온다며 하나도 맞지 않는다고 투덜되는데 나는 몇 번을 해도 항상 결과가 똑같이 나온다.
ISFJ 잇프제
제일 앞에 오는 유형이 내향(I)이냐 외향(E)이냐를 나타내는 표시이다.
사람마다 내향도 외향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어느 성향의 비중이 더 크냐가 중요하다. 나는 내향(I)이 약 70%로 내적성향이 더 높다고 나타난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 결과에 정말 당황해한다.
“정말 네가 I 라고?!”
어렸을때나 나이가 든 지금이나 사람들을 만나면 아주 재미있게 분위기를 주도하며 열정적이다.
특히 어렸을때는 친구들과의 일상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에너지가 가득하고 나름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소화내었기에 그 시기를 같이 보낸 친구들은 나의 I 진단에 짙은 의심을 가지고 있다.
I와 E의 가장 큰 차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지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면서 에너지가 충전되는 타입인가 에너지가 소비되는 타입인가이다.
나의 오래된 지인 혹은 몇 안되는 벗들을 제외하고는 같이 하는 자리가 너무 불편하고 시작도 전에 기가 빨리는 느낌이다. 모임이 시작되면 나의 에너지는 항상 빠른 속도로 방전되고 다시 충전이 되려면 몇 일을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충전이 된다.
내가 사람들 만나는 것이 힘들다고 느껴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소통’
사람들과의 자리는 듣기 위해 온 신경을 외부에 ‘집중’해야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같이 웃는 ‘연기’를 해야 하고, 혹시 누군가 나한테 말을 걸까봐 그런데 내가 알아듣지 못 할까봐 ‘조마조마’해야하는 것.
‘듣는’ 행위에서 오는 피로도 때문에 모임을 기피하는 나는
타고난 “I”일까, 만들어진 “I”일까?
늘 생각해본다.
내가 만약 잘 들렸더라면, 지금보다 더 당당하고 주눅들지 않았을거라고.
가지지 못 한 성격에 대한 합리화는 아닌지 늘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