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II : 와이셔츠 줄무늬의 거짓말

by DL

나비넥타이를 찾았다.

검정과 흰색, 둘 다 필요했다.


뒷목에 거는 방식이다. 훅이 하나인 것도 있고,

두 개인 것도 있다.


연미복을 세탁한 지 좀 됐다.

와이셔츠는 때마다 맡긴다. 숫자도 많다.


와이셔츠는 기름이 담겨 있는 원형 통에 들어가

이리저리 돌고, 나부끼다 제자리를 찾는다.


다림판 위에 놓이고, 푸슈— 증기를 내뿜는 강철이

평면을 맡는다.


두꺼운 직물 위를 지나가는 아이언의 머리는,

수없이 열을 다루고 같은 동작을 반복한 손의

유연한 움직임으로 주름을 지운다.


비닐에서 와이셔츠를 꺼내 탁탁 털고, 머리 위로 들어 본다.

코튼을 널찍이 가로지르는 선이 간결하다.



스테이플러로 묶어 배달된 다른 옷들을 본다.


여름에 구입해 한번 입은 반팔티

오래전 우연히 만난 녹색 패딩 조끼

같은 모델을 구하기 어려운 면바지


그 외에도 몇몇 옷들이 하나로 문고리에 걸려 있다.


옷장을 열어 분류해 건다.


맡기지 못한 옷들과 새로운 증기를 입은

옷들이 줄지어 걸려 있다.


공간이 줄어들어 빽빽해지고 가지런한 모습이

반듯하다.


검은색 슈트케이스에 연미복을 넣는다.


오전에 찾은 나비넥타이를 케이스에 마련된

포켓에 넣고 지퍼를 잠가 길게 늘어뜨린다.


방수 처리된 외형은 군더더기 없이 네모난

삼단으로 접혀 거실 의자 위에 놓인다.


잠깐 앉아 밖을 쳐다보다 재미난 장난이

생각나 일어난다.



방금 전 정리한 옷장을 열어

세탁이 끝난 와이셔츠 하나를 다시 꺼내본다.


건조대 위에 올려놓고 다리미를 꺼낸다.

다림판 위에 와이셔츠가 착 달라붙는다.


본래 그려진 밑그림을 따라 느리게 열을 가해 본다

곧게 펴진 흰색 위를 달궈진 다리미가 지나다닌다.


굳이 힘을 주지 않아도 슥슥 지나간다.


직물 위를 미끄러지며 주어진 길을 따라간다.

가슴 쪽을 끝내고 뒤로 돌려 등판이 보이게 편다.


길게 천천히 왔다 갔다를 반복한다.

따뜻한 증기가 올라와 흐릿한 연기를 만들다 사라진다.


마지막 평행운동을 끝내고 탁탁 털어

두 손으로 잡고 들어 올려본다.


바깥쪽 선이 두 줄이다.


자전거를 타고 올라와 문고리에 옷을 걸어놓은 손.


무한으로 움직이는 익숙한 동작,

머리 위에 들린 하얀 와이셔츠의 빛에 상이 섞여 들어왔다.


잠시 들렀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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