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있는 것!
엄마! 목요일에 학교 끝나고 아빠한테 다녀왔는데 아빠가 저녁 식사를 막 마치고 앉아 계셨어!
간병사가 그러더라
"하루종일 주무시니까 식사하신 다음에는 억지로 앉아있으시라고 하는 거예요"
조금 앉아 계시더니 누우셨어!
누워계시는 아빠 옆으로 가서 앉아서 아빠를 안아드리며
"아빠 졸려? 잘 거야?" 했더니
"응 자는 게 제일 좋아! 눈 뜨고 있으면 울화통이 터져서! 눈 감고 자면 이런저런 생각 없이 좋아" 이러시더라고...
여기까지 말했는데 울화통이라는 말에 엄마가 신경을 쓰실 것 같다는 생각이 화살처럼 아니 로켓처럼 지나갔다. 안 그래도 아빠 때문에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 아빠 없는 아파트 생활을! 요양병원에서 모시고 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계시는 엄마인데...
엄마! 울화통이 다른 게 아니라
아빠가 지금 당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시잖아! 그래서 울화통이 터지신다고 한 것 같아.
"그러지!"
이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다 들어있었다. 그래도 걱정이 앞선 딸은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엄마! 울화통은 사람이라면 다 있는 것 같아! 나이가 적든 많든 다 울화통이 있지!
아이들은 공부해야 하는데 공부하기 싫고, 성적이 안 오르고 엄마한테 말 듣고 하니 울화통이 터질 거고!
공부하기 싫은 놈은 공부가 하기 싫은데 공부를 해야 하니 울화통이 터지고!
대학 다니는 아이들은 취업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지고!
그때그때 다 저마다 울화통 터질 일들이 있어!
그렇지? 엄마도 울화통 터질 일이 있지?
"엄마는 울화통 터질 일 없어!"
엄마의 말이 또 맞다!
"그러게! 걱정되는 일, 속상한 일,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은 다 있는데 그걸 계속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지지! 그냥 인정하고 신경 끄면 울화통 터질 일이 없지!"
엄마는 항상 옳으시다.
엄마는 항상 어른이시다.
엄마는 늘 든든한 내편이다.
울화통 없는 엄마가 참 자랑스럽다.
내 엄마라서!
오늘따라 엄마가 식탁 위에 꽂아 놓으신 튤립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