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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모쌤 손정화 Mar 16. 2022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 겠다

글을 써야 하는 사람처럼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글을 쓰면 잘 읽혀진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나 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글을 써야 할 때에는 도대체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할 지 몰라서 글을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럴때마다 나는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쓴다.


처음 내가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생각보다 아주 어린 나이였을 때였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때 내가 다닐 때에는 국민학교라고 했었던 그 때!

국어 공책에 짧은 동화를 썼었다. 지금도 남아 있다면 옮겨 적어보련만 아쉽게도 보관해 놓지 못하였다.

그 동화를 읽어보신 아버지께서 계속 써보라고 하시며 원고지 속지가 들어있는 글짓기 공책을 사 주셨었다.

아버지의 그 말, 그 행동으로 어린 나는 '나는 글을 잘 쓰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도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글짓기 대회를 하거나 하면 자신있게 글을 썼었다.

그런데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하며 썼던 글로 상장을 받은 것은 중학교 때인가? 과학과 관련된 글짓기 대회였는데 미래를 상상해서 쓴 글이었다. 그 글 밖에는 글을 써서 상장을 받지는 못했다.

반면 나는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림을 그리면 상을 받았었다. 그래서 나는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일기 쓰는 것을 좋아했었고, 가끔 소설을 쓰겠다고 끼적이기도 했었다.

결혼과 함께 일기를 쓰지 않게 되어 글쓰기가 멈추어졌다.

딸아이를 낳고 잠시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할 때 육아일기를 쓰려고 시도했지만 되지 않았었다.

2018년 뒤늦게 대학원 진학을 하였는데 심리치료교육을 전공했다. 상담학계의 유명하신 교수님께 상담이론 강의를 들었는데 자기분석을 위한 7가지 주제를 주시면서 각 이론을 대입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과제를 하기 위해 매일 아침 10시에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나의 글쓰기 신경이 깨어나고 있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썼고, 다음 글을 써야할 때마다 앞에 쓴 글을 읽어보며 수정할 부분을 수정하며 다음 글을 썼다. 내가 쓴 글을 읽으며 재밌었고, 그래서 계속 읽고 또 읽으며 수정하고 수정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자기분석 과제가 완성되었다.

원우회에서 주최해준 종강파티를 하는 날 과제를 제출했는데 동기들이 내 과제가 책 같은 분량이라며 놀랐었다


그 다음 해 1월, 우연하다면 우연한 것이고 계획적이라면 계획적인 일이 생겼다.

동부여성발전센터에서 진행한 '명강의 명강사스킬' 이라는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는데 매 회 2분 스피치를 하고 수업을 들었다.

블로그에 글을 써야 자신의 컨텐츠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다.

블로그에 그날의 주제로 글을 쓰면 되니 마치 대학원 과제를 했던 것처럼 글을 쓰면 됐다.

3개월을 같은 시간에 글을 썼기 때문에 글쓰는 습관이 생긴 나에게 있어서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2분 스피치를 했을 때, 수강생들이 어떻게 그렇게 글을 잘 쓰냐며 비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대학원 과제 때문에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썼었는데 그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어렵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알게된 건데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매일 같은 시간에 한 자라도 꼭 쓰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글쓰는 근육이 생긴다나??

대학원 과제를 해야했을 때!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어서 오전에 딱히 할 일이라곤 과제를 하는 것이었다.

글쓰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해야할까?

매일 같은 시간에 한 자라도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마치 아는 사람처럼 매일 오전 10시에 노트북 앞에 앉았었다.

마치 글을 써야하는 사람처럼 자신도 알지 못한 채 미리 준비되었었다.


대학원을 다니기 전에 어린이집을 운영했었는데 7년 정도 운영했다. 그 후 어린이집 교사교육을 시작했다.

블로그는 나에게 효자가 되어주었다. 블로그를 보고 강의 의뢰가 들어오고, 블로그를 보고 내가 모집하는 강의를 신청했다. 블로그로 나는 강사가 되었다. 블로그를 쓰면 컨텐츠가 만들어진다는 말이 정말이 되었다.

블로그에 글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블로그에 썼던 글을 모아 책을 써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블로그와 별개로 전자책을 썼는데 그 글이 팔렸다. 좋은 후기가 쌓였다.

그렇게 1편, 2편, 3편, 4편을 썼다. 36편 정도 쓰게 되면 종이책을 출판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었다.

글을 써야 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다.


그 즈음 퇴근 길에 걷다가 넘어지지도 않았는데 겹질러 발등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입원을 하여 수술을 하고 2주일의 회복기를 거친 후 1달 동안 깁스 생활을 하게 되었다.

다시 아침에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오늘이 그 첫날이다. 이제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글을 쓸 것이다.

그리고 그 글이 어느 정도 쌓이면 작가 신청을 할 것이다.

꼭 써야하는 사람처럼 이번에도 내게 주어진 환경에 습관을 더하여 무언가 이룰 것이다.

그 무언가는 브런치 작가이다.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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