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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모쌤 손정화 Mar 29. 2022

식목일 행사

어린이집 식목일 행사 처음 해보시는 선생님을 위한 선배의 조언

오늘 우연히 어떤 분의 블로그를 보다가 식목일이 다가온다는 것을 깨달았다.식목일이 되면 우리 선생님들 일주일, 더 길게는 이주일 전부터 식목일 행사 준비를 하는데 식목일뿐만이 아니라 무슨 기념일 다가오는 것이 다 일인 우리 어린이집 선생님들!


교사 때는 식목일 씨앗, 모종 심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교사들과 회의해서 원장님께 말씀드리고, 의견 조율해서 최종 원장님께서 결정하신 것으로 필요한 재료 구입하고, 계획안에 안내 나가고, 당일에 각반 별 행사하고 그랬었는데...


작은 민간 어린이집 원장이 되니 말은 원장인데 주임교사가 하는 일 다 하고, 조리사가 하는 일 다하고, 원장 고유 업무도 다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식목일마다 나는 꽃집에 들러 흙을 사고, 꽃씨를 사고, 모종을 샀다. 그리고 화분으로 만들 투명 컵과 볼 클레이도 그 전날 보육사에 가서 구입했다. 어떤 때에는 화분을 인터넷으로 주문한 적 있었는데 작은 모종 화분 같은 것이 뭐가 그리 비싼지...


선생님들은 화분에 누가 무엇을 심었는지 팻말을 만들어 꽂아주었다. 선생님들이 할 일은 팻말 만들기와 영아들과 씨앗, 모종 심기를 할 투명 컵 아이들과 볼 클레이로 꾸미는 것! 그리고 투명 컵 아래에 물 빠지는 구멍을 내야 하니까 송곳으로 뚫는 것! 아이들과 씨앗, 모종 심기  하는 것!


우와!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우리 선생님들 힘들었겠다 싶은 것이 우유갑으로 화분을 만들든 투명 컵으로 화분을 만들든 송곳으로 구멍 뚫는 거 진짜 싫다! 해봐서 안다. 아는데 작은 민간 어린이집 원장은 그 화분 하나 사는데 생각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선생님들 월급은 줘야 하니까!'

대신 송곳을 들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대로 일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결국 화분 구멍은 선생님들이 다 뚫었다.

(선생님들 지금에 와서 말하는데 그때 아무 말 없이 늘 웃으며 일해준 거 정말 고마웠어요)


식목일 화분을 사지 않으려면 만들어야 하는데 교사들은 그 일을 당연하다는 듯이 한 번 뭐라 하지 않고 한다.요즘은 원장님들께서 화분 구매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한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신입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이번 식목일에 어린이집에서 꽃모종 심기를 할 때 혹시 화분으로 만들 우유갑 밑에 구멍 뚫어야 하면 원장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식목일 행사를 하려면 화분, 꽃씨나 모종, 모종삽을 준비해야 한다. 실내에서 하게 된다면 신문지나 전지를 깔고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데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다 하고 열심히 잔해를 치우면 된다. 어린이집 마당이 있어서 보육실 밖에서 씨앗, 모종 심기를 할 수 있다면 걱정해야 할 것이 다른 것으로 바뀐다.


우선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어린이집마다 다르고, 연령에 따라 다르게 진행할 수 있겠지만 공통적인 것은 아이들 수만큼 모종삽을 준비하지 않으니 다 같이 씨앗, 모종 심기를 할 수 없다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기다리는 영유아들과 씨앗, 모종 심기를 하는 영유아로 나뉘어 교사는 씨앗, 모종 심기를 하는 아이에게 온통 집중을 해야 하니 기다리는 아이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보조교사가 있다면 그나마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위에 설명한 상황은 분명 벌어질 것이다. 아이들이 가만히 기다려주기를 기대하면 기대할수록 마음이 힘들어질 것이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유아의 경우 

1. 보육실 벽면 이용 씨앗, 모종 심기와 관련된 그림 자료를 게시해주어 유아들이 씨앗, 모종 심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유아들이 자발적으로 모종 심기 놀이를 한다면 놀이하며 연습해볼 수 있도록 놀잇감을 제공해준다. 보육실 환경 어느 곳이든 관련 자료, 놀잇감, 그림 등을 제공해주고 유아가 관심을 보이고 놀이로 시작되려고 하면 교사가 놀이를 읽어주고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지원을 해준다.


2. 식목일 당일 유아들과 씨앗, 모종 심기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행사 중 지켜야 할 약속에 대하여 알아본다. 이때 중요한 것은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미리 유아들에게 알려주어 유아들 스스로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약속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다. 만 5세 유아들의 경우는 어떻게 진행하면 더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유아들과 의논하여 행사 진행 방법을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3. 여기에서 추천할 수 있는 방법은 유아들의 경우 모둠을 만들고 한 모둠 당 씨앗, 모종 심기 한 세트(유아 수만큼 씨앗과 모종, 화분, 흙, 모종삽 1개 이상)를 주어 진행하는 것이다. 유아들 스스로 역할을 나누어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고, 한 명의 유아가 자신의 화분에 심기를 할 때 다른 유아들이 도와주는 형식으로 진행하면 교사가 한 명씩 불러 진행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물론 개별 사진도 찍을 수 있고, 교사는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순간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행사를 진행할 때에도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유아중심, 놀이중심 교육과정에 맞게 진행하는 것인지 고민해보기를 바란다.


영아의 경우

영아의 경우는 투 담임일 경우가 많고, 보조교사가 도와주는 경우가 많으니 교사가 영아를 한 명씩 불러 진행하고 다른 영아들은 해당 영아가 씨앗 모종 심기를 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한다. 영아의 경우는 유아들의 경우와는 다르다. 친구가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이 먼저 하겠다고 울거나 떼를 쓰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순서를 정할 때 각 영아들의 성향을 각별히 고려해야 한다.


보조교사 없이 혼자 진행해야 하는 경우라면 교사와 영아가 동그랗게 모여 앉은 후 교사가 먼저 시범을 보여주고 한 영아씩 불러 진행하면 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영아가 하도록 하면 시간이 길어져 영아들이 기다리기 힘들어할 수 있으니 화분에 흙을 담아주는 것은 교사가 하고 영아가 씨앗, 모종을 심으면 마무리를 교사가 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씨앗 모종 심기가 끝나면 바로 보육실에 흘린 흙을 빠르게 정리하고 난 후 영유아의 손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영유아의 손 씻기는 신입 보육교사 가이드 해당 편을 참고하기 바란다.


씨앗 모종 심기가 마무리되면 준비해 놓았던 팻말의 빈칸을 채우고 화분에 꽂아 귀가할 때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한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들은 만약 내가 진행한다면? 하고 생각해 본 것이니 참고하여 더 안전하고 영유아를 존중하는 방법으로 고민하며 진행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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