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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모쌤 손정화 Apr 12. 2024

나는 힘내라는 말보다는 씩씩하다는 말이 더 좋다!

오늘 또다른 나를 알게 되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8시 45분쯤 집을 나서 교회로 향했다

철야 예배가 시작되기 몇 분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은지를 생각하며 집에서 나서지만 그 마음이 지금 생각해 보니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집에서 교회가 1분 거리라면 아무도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신발 신고 어쩌고 하는 시간까지 합쳐서 2분에서 3분 사이에 교회에 도착할 거리에 집이 있다.

예배는 9시에 시작되는데 조금 일찍 가면 찬양을 시작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도착하면 찬양을 시작한다.

마음에 부담이 컸다. 내가 들어서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찬양을 시작하는 그 순간이 이상하게 좋지 않았다.

그런 마음을 갖는 내가 또 싫었다. 피아노를 치며 혼자 기도를 했다. 이런 마음을 갖는 내가 미워서 자꾸만 자꾸만 물리치는 기도를 했다.


그런데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예배실로 들어섰는데 사모님과 몇몇 분이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들렸다.

"거봐 씩씩하게 올 사람이 이 집사님 말고 또 누가 있어"

도착 기도를 드리고 무슨 말인가 궁금해하며 여쭤봤다.

"네? 뭐가요?"

"아니 집사님이 씩씩하게 온다고!" 하시며 웃으셨다.

"아! 네"

다른 때처럼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고 다른 때처럼 찬양이 시작되었다.

'어? 이상하다! 이 기분은 뭐지?'

다른 때와 다른 기분이었다.

찬송가 몇 장을 부르자고 말씀하시는 사모님의 목소리가 곱게 들렸다.

찬송을 부르는 성도들의 목소리도 곱게 들렸다.

무엇보다 내 마음이 고왔다.


'하나님! 뭐죠? 저 그럼 그동안 왜 마음이 그랬던 거죠?'

피아노를 치며 계속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이 끝나면 기억해 놓았다가 꼭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지?'


몰랐다. 내가 그 말 한마디에 이렇게 위로를 받을 만큼 힘겨워했다는 것을...

씩씩하다는 말!

예배를 드리러 오는데 끌려 오는 발걸음이 아니라 씩씩하게 왔다는 말! 그 말이 내겐 참 위로가 되었다.

마치 하나님께서

"정화야! 네가 나를 만나려고 네 힘든 삶과 상황을 보지 않고 씩씩하게 오는 것을 나는 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내가 다 하려고 했는데 그래서 너무 힘겹고, 어렵고, 견디기 버거웠는데 오늘 새벽 예배 때 하나님께서 이제 내가 할 테니 너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는 것을 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 저는 이제 지쳤어요. 저는 어리석고 무지하며 완전하지 못해요. 제 방법은 어리석어요. 하나님을 신뢰하오니 하나님께서 해주세요 남편을 하나님께 맡깁니다"


오늘 하루 종일 하나님께서는 내가 지금은 다른 때보다 더 하나님을 신뢰하고 믿기를 바라고 계신다는 것을 느꼈다. 자꾸만 불안이 엄습해 오고, 사실이 아닌 상상이 나를 괴롭혀 힘들게 할 때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음을 고백해야 했다.


그때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당신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지금 누군가는 설렘에 잠 못 들고, 누군가는 두려움에 잠 못 들지. 무엇을 볼 것인지 선택하라"


성경 말씀도 아닌 이 문장이 딱 필요한 순간에 눈에 들어오니 이것 또한 하나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아! 내가 그렇게 보는 걸 거야!'

'내가 그렇게 보면 그렇게 되는 거야!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


퇴근을 했을 때 남편의 얼굴을 살폈다.

남편은 과연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생활을 했을까?

아니면 술을 마셨을까?


믿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남편보다는 하나님을 신뢰하기로 했다.

늘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시는 하나님이시니까!

좋으신 하나님이시니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내게 가장 좋은 분이시니까!


철야 예배를 다녀와 오늘 이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브런치에 글을 쓴다.

힘내라는 말보다는 씩씩하다는 말을 더 좋아하는 나를 다독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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