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대신 다른 것!
글이 잘 써지는 날이 있다.
오늘이 그날이다.
글을 잘 썼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잘 써진다는 것이다.
글이 잘 써질 때에는 생각을 많이 하며 쓰면 안 된다. 그냥 써야 한다.
잠깐이라도 멈춰서 글을 다시 읽어보거나 하면 그 글은 발행하지 못한다.
발행한 글을 나중에 다시 수정할 때에는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지만 발행조차 못한 글은 그냥 서랍에 넣어두고 나조차도 꺼내 읽어보는 수고를 하지 않게 된다.
그런 글이 내 서랍에도 많이 있다.
특히 남편에 대해 쓴 글은 모두 서랍 속에 있다.
브런치 작가 심사를 한 번에 통과하게 한 글도 서랍 속에 고이 모셔놓고 있다.
한 번에 통과한 건 아니지만 한 번에 통과한 것이 맞기도 하다.
어모쌤으로 내가 얼마나 인지도가 있는 블로거인지를 보여주며 지원했을 때에는 몇 번의 낙방을 했다.
그 후 블로그도 인스타그램도 하나도 연결하지 않고 내 이름 석자로 지원했다!
지금은 서랍 속에 있는 남편에 대한 글로 지원했다!
단 번에 붙었다. 그러니 한 번에 통과한 것이 맞다.
남편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나를 긴장하지 않게 하면 그 글들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도록 조금 버릴 것은 버리고 내 보낼 예정이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 중 하나님을 믿는 분은 남편을 위해 기도 부탁한다.
습관은 정말 무서운 것이 맞다.
좋은 습관은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지만 안 좋은 습관은 나를 구렁텅이에 빠트린다.
건강에나 삶에 안 좋은 것을 처음부터 습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한 행동이 습관이 되면 무서운 거!
먹는 것과 연결된 습관은 정말 무섭다.
먹는 것은 꼭 하는 일상이니까 거기에 연합된 습관은 바꾸기가 쉽지 않다.
남편은 먹는 것과 연합된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남편은 성실하고 꾸준하다. 무섭도록!
어느 날 딸이 말했다.
"아빠! 아빠는 한번 하면 꾸준히 계속하는 건 최고! 인정! 내가 운동을 해야 하니까 같이 하자!"
딸의 그 말이 지금의 남편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그 말을 붙들어 남편이 블로그에 글을 쓰도록 이끌었다.
블로그에 1년 정도 매일 하나의 글을 썼다.
그 후 멈춰져서 블로그가 크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후로 남편은 아주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아주 미세한 변화!
본인도 어찌할 수 없는 습관을 나쁘게만 보고 비난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습관을 끊어내는 것이 큰 숙제였다.
어느 날 이런 기도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나님 남편에게 막걸리 대신 먹을 다른 것을 알게 해 주세요"
남편의 삶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