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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임 May 11. 2023

내가 브런치에 글 쓰는 이유

성장을 위해 나는 쫓기고 싶었다



글쓰기 성장을 위해 나는 쫓기고 싶었다.


올해 들어 여러 가지를 망설였다.

방송대로 돌아가 공부를 좀 더 해볼까.

퇴직 후를 생각해 재취업을 위해서 보강차원에서도 낫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미, 두 학과를 졸업 한 터인데, 또 다시 다른 사람의 강의에 의존해 소논문을 쓰는 건 지루하게 생각되었다.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보고 싶었다.


그건 글쓰기였다.

내 안에 잠재된 그 무엇을 꺼내고 싶었다. 그건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감히 생각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품어온 마음속 응어리였다.

지금 쓰지 않으면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것 같았다.




먼저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회원증을 만들고, 이런저런 비치된 책들을 들춰보았다. 그리고 생각되는 대로 써보기 시작했다.

의외였다! 

이 나이가 되도록 도서관을 열람실만 있는 줄 알고 살아온 나이기에, 다른 용도의 도서관은 생각해보질 않았다.

그저 묵묵히 책을 보고, 필기나 하며 타인의 글을 따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전부였다. 수동적 자세의 착한 학생기제가 내 안의 잠재의식을 봉인하고 있던 것일까?


자료실의 책들이 방대하여 참고되는 책들이 많았다.

주로 손이 가는 도서는 인문학과 자기 계발 관련 책인데, 훑어보는 재미도 좋고, 무엇보다 휴일 동안 뿌듯하게 나를 채운다는 희열이 있었다. 그리고 자료실은 말 그대로 자료인 책으로 무언가 발췌, 인용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여 또 다른 자료를 만드는 장소인 것을 깨달았다.


얼마 후 목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문학과 재학 때부터 간간이 도전해온, 수필이나 시 등의 공모전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몇 가지 공모전에 초점을 맞추고 열심히 읽어댔다. 그리고 써나갔다. 단편소설을 한번 써 보는 게 목표이긴 한데, 역량이 아직은 부족하고 해서 수필로 가닥을 잡았다.

글을 쓸 때 나의 단점은 진도가 나가면서 끝없이, 완벽히 수정하고 나서야 다음단계로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내 지치고 말았다. 졸필원고로 투고는 했으나 결과는 없었다.


간간이 동문들의 등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나는 소질이 없나 보다 하고 자괴감이 커져갔다.



무엇을 시작한다는 것


그동안 품어왔던 꿈들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생각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토요일 어느 날, 그날도 습관처럼 도서관을 찾았다. 신간도서를 읽던 중 브런치스토리 이야기가 나왔다.

몇 년 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만 갖고 있다가 지나쳐 버린 기억이 있었다. 자리로 돌아와 브런치스토리 앱을 만들어 켜고 작가신청을 했다.



몇 편의 습작은 있기에 저장글을 하나 올리고, 300자 분량의 신청이유와 계획서 등을 일사천리로 써갔다.

그날을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브런치에 관해 이런저런 정보들은 작가 신청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글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절박감이 통해서일까. 5일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다음날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어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갑자기 아득한 생각에 전율이 일었다.

드디어 나에게 써야 할 명분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써야 했다.

그것은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마음의 울림이었다.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억눌리고 절제를 강요받은 모든 사슬을 끊어내고, 내 가슴이 울렁대는 그 깊은 샘에서 퍼올려 달라는 이야기들을 나는 쓸 준비가 돼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에 쫓기듯 틈틈이 써대는 내가 한편으론 대견스럽다.

누구나 힘들고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그 길을 가고 싶다.



마음의 행로인 그 길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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