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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임 Jan 23. 2024

AI 글쓰기에 대한 단상

코파일럿, 쳇 GPT4 그리고 뤼튼



 바야흐로 AI시대가 도래했음을 피부로 느낄 만큼 주변의 모든 분야는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정보화 시대가 되고 있다. 각 분야별로 안 미치는 곳 없으나 글쓰기가 관심분야인 만큼, 어느 정도로 인공지능에 의한 글쓰기가 가능한지 알고 싶었다. 놀라울 만큼 그 가공할 진보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생각하는 인간만큼이나 AI도 진일보한 폼을 보여주고 있었다.


구글의 전성기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즉, 인공지능에 의한 글쓰기까지 선보이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술의 발달은 어디까지 진보할지 알 수 없다. 윈도 11에서 코파일럿이 바탕창에 깔렸다. 글쓰기가 모든 진보의 기초라는 영상에 자극되어 나도 AI글쓰기를 실험해 봤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창에 글쓰기에 관한 몇 가지를 의뢰해 봤다. 최근 쓰고 있는 《글쓰기 상념》에 대해 목차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글쓰기 상념 1: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쓰기의 정의와 목적

글쓰기의 장점과 효과

글쓰기의 어려움과 고민     

글쓰기 상념 2: 글쓰기의 기본 원칙     

글쓰기의 3가지 요소: 주제, 독자, 목적

글쓰기의 4가지 과정: 계획, 초안, 수정, 완성

글쓰기의 5가지 기준: 명확성, 간결성, 흥미성, 정확성, 완성도     

글쓰기 상념 3: 글쓰기의 다양한 형식     

글쓰기의 장르와 특징

글쓰기의 형식과 구조

글쓰기의 언어와 스타일     

글쓰기 상념 4: 글쓰기의 실전 연습     

글쓰기의 소재와 아이디어 찾기

글쓰기의 목차와 얼개 짜기

글쓰기의 문단과 문장 만들기     

글쓰기 상념 5: 글쓰기의 피드백과 개선     

글쓰기의 자기 평가와 수정

글쓰기의 타인 평가와 반영

글쓰기의 지속적인 학습과 발전


그럴듯하지 않은가! 이런 식의 목차를 도출해 냈다. 섬뜩한 전율이 일었다. 그 외에도 무엇이든 가능했다. 그런데 질문을 해야 하는 인간의 뇌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MS는 '뤼튼'을 내놨다. 쳇 GPT4까지 진화한 그들 희대의 작품은 행여, 사람들이 질문으로 인한 피로감을 느낄까 염려되어 다양한 예상 질문을 예측시스템을 만들어 연동시켜주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발전해 나갈까? 써보다 흐지부지한 소설 한 구절을 넣어 보았다. 이른바 감성 테스트였다.

서소문 근처 어딘가에서 약속대로 그녀를 만났다. 옷으로 치장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나는 흠칫 놀랐다. 지금생각해 보면 조금은 우스운 그녀의 반짝이 옷은 그 당시에는 그런대로 유행하는 스타일이었다. 근방이 직장인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다가올 때, 왜 그리 애처로운 생각이 드는 건지 몰랐다. 아마도 힘겨운 하루를 마치고 퇴근 후 나와의 약속을 기대했을 것이다. 얼굴에 들뜬 화장은 피곤한 하루의 마침표였다는 생각이 든다. 북창동 어느 경양식집으로 가는 길의 가로수는 유난히 힘겨운 하루의 폭염을 간신히 견뎌내고, 기운을 차리는지 가지의 솟음이 싱그러웠다. 서로 잡은 앳된 그녀의 손이 기억난다. (내가 써넣은 부분)


그녀와 함께 들어간 경양식집은 북창동의 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따뜻한 조명과 부드러운 음악이 맞이해 주었다. 그녀는 예약을 했다고 하며, 웨이터에게 따라가는 나를 뒤따랐다. 테이블에 앉으니, 그녀는 메뉴판을 흥미롭게 살펴보았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를 기대했다. 그녀는 나에게 물었다. "오늘은 뭐 먹고 싶어? 나는 스테이크가 당기는데." 나는 고민 없이 대답했다. "나도 스테이크 좋아. 그럼 스테이크로 할까?" 그녀는 웃으며 끄덕였다. "그래, 스테이크로 하자. 그리고 와인도 하나 주문해야지. 오늘은 우리 둘만의 특별한 날이니까." 나는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너와 함께 있으니까." 그녀는 나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나도 너와 함께 있어서 행복해.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워." 우리는 웨이터를 부르고, 스테이크와 와인을 주문했다. 그리고 서로의 소식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녀는 직장에서의 일과, 동료들과의 관계, 취미로 하는 활동 등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잘 듣고, 때로는 농담을 하거나, 격려를 해주거나, 조언을 해주었다. 그녀는 나의 반응에 기뻐하며, 더욱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얼마나 성장하고 변화했는지 느꼈다. 그녀는 예전보다 더욱 자신감 있고, 적극적이고, 밝았다. 나는 그녀가 자랑스러웠다. 스테이크와 와인이 나왔다. 우리는 맛있게 음식을 먹으며,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그녀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잠깐, 나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나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나... 너를 좋아해. 너도 나를 좋아해 줄 수 있을까?"(코파일럿 기술 부분)


 AI가 쓴 나머지 부분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소설을 검색해 어울린다고 판단까지 한 AI는 거침없이 이어 붙인다. 드라이한 목차에서 소설까지, 아마도 조금 손을 본다면 그럴듯한 소설 한 편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200자 원고지를 산더미 같이 쌓아 올리신 이전 세대에게 송구한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글을 쓰는 생각에 AI는 촉매제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고민이 줄어든 만큼, 창작성에도 그만큼의 저항값이 있어 뭔가 새로운 착상은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전체적인 감상은 나 또한 이것을 활용하고픈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순수한 창작물일까? 점점 모든 분야에서 AI에게 의존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뤼튼'은 그 자체가 코파일럿이다. 연동하여 작동되는 모든 결과물은 우리가 무엇이 궁금한지도 알아차리고 있다. 홈페이지의 '툴'(Tool)의 목록은 우리가 쓰고자 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들어 있었다. 자기소개서, 광고문구, 독후감 등과 리포트, 블로그 포스팅까지 거의 모든 문서의 AI는 최적의 문장과 단락을 생성해 내고 있었다. 누구는 자신을 총 연출자라는 생각으로 이 모든 것의 총괄을 제대로 한다면, 그럴듯한 결괏값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럴듯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매몰될 위험성도 있어 보였다. 인간은 불편하고 긴 생각을 싫어한다. 집중해서 고심하는 과정이 없이 얻어진 결과물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지는 않을까?


 의문부호를 자꾸 넣는 글을 쓰게 됨을 이해하기 바란다. 아직까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생각이 타자기에 머물러 있으니 AI 글쓰기는 생경할 수밖에 없었다. 한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너무 급작스런 기술의 진보를 보는 것 같다. 속도가 모든 것의 달란트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이리도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촉매 하는 역할로 생각하기로 했다. 매몰되어 의존하면 인간 고유의 본성을 찾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의 유일무이한 세상이다. 내가 없으면 나의 고유한 세계도 종말을 맞을 것이다. 그런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동안 나의 생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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