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사람의 칭찬 속에서 자라왔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만들었다. 그 칭찬으로 인해 사람은 더욱 칭찬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진실한 의식을 갖춘 영혼은 자신보다 뛰어난, 무엇을 발견해 낼 줄 안다. - 칼릴 지브란 -
지도하는 교사로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아이를 키워보고 느낀 점은 말할 수 있다. 모든 부모는 한 아이의 현장교사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인성담당이니 말이다. 정서적 안정감 또는 자존감은 부모만이 관계를 통해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부모가 교실의 교사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좀 부족하고 서툴러도 엄마, 아빠가 나를 사랑하고 인정한다는 믿음이 있을 때, 아이는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아이는 이때 좀 더 나은 자신을 가꾸기 위한 안정된 노력을 지속하게 된다.
매슬로의 5단계 욕구론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생리와 안전의 욕구 다음으로 '소속과 사랑의 욕구'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충족돼야 자존과 지적욕구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옹알이를 할 때쯤, 눈을 마주치고 웃어주고, 번쩍 들었다 안아주고 만져주는 과정은 너무 소중하고 중요하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진 못해도, 맞장구도 쳐주며 들어주는 부모를 아이는 주시한다. 제대로 말하는 능력은 아직 없지만 아이는 사랑을 느낀다. 안정된 애착이 형성되고 정서조절 능력이 생긴다.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도 아이의 눈은 봐줘야 한다.
아차 하는 순간 흘러가는 것이 시간이다. 이때의 경험은 아이의 일생동안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의 교육은 대학교육보다 중요하다. 평생 아이의 학습태도와 집중력을 기르는 시기이다. 요때를 놓치면 반전할 시기는 없다. 무한정 긍정해 주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엄마! 나 선생님이 별 세 개나 주셨어."
"아빠! 그림 잘 그렸다고 상장받았다."
폭풍칭찬을 해줄 순간이다. 뽀뽀세례와 엉덩이를 두드려주는 만큼 아이의 자존감은 한껏 고양된다. 미운 일곱 살 때일수록 칭찬이 먼저다. 칭찬은 아이를 반성하게 만든다. 더 받을 칭찬거리를 찾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침구를 정리한다든지, 장난감 정리 등의 확장된 행동을 해 보인다.
사람은 칭찬에 목마른 동물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다.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아이와 같지는 않지만 어른들도 칭찬을 받으면, 한편 부끄럽게 여기면서 자신의 고칠 점을 찾게 된다.
요즘은 맞벌이가 기본이다. 아이와 맞대면하는 시간이 외벌이 가정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부부가 공동육아 의식이 충만해야 한다. 어찌 보면 엄마에게 편중된 지지와 기대가 아빠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오히려 외벌이 가정보다 더 많은 스킨십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애착형성이 불안정한 아이의 경우는 더더욱 필요한 일이다.
아이의 양육은 연인을 대하듯 해야 한다. 결혼 전, 사랑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 시험해 본 적이 있는가? 일부러 바쁜 척 전화를 짧게 끊거나,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한 후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밀당'을 하던 것처럼,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이 의심될 때, 반응을 살피기 위한 밀당을 한다. 나이가 아주 어릴 때는 빤히 눈에 보이는 수준이지만, 사춘기 이후에는 가출과 자살 등의 심각한 밀당을 하기도 한다.
부모의 사랑에 대한 의심은 눈과 눈의 마주 보는 따스함과 잡은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 머리와 얼굴을 쓰다듬은 손길의 촉감으로 사그라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에야 아이는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한 안정된 성장과 노력을 하게 된다.
유아교육의 중요성은 누구나 어느 정도 인지할 것이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누구보다도 초기 아이교육에 열성인 줄 알고 있다. 한마디 거들자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원칙이 있어야 한다. 내 아이는 다른 애들과는 다르니 기다려본다는 느긋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뭐든지 빨리빨리 시켜보려는 심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아이는 누가, 무엇을 주도적으로 가르치면 따라오는 존재가 아니다. 자유롭게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환경조성이 오히려 중요하다. 즉, 아이가 주도하게 하는 자율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3세를 넘기면서 어느 시기가 되면, 개인 간 편차는 있지만 무엇인가에 강한 관심을 보이는 시기가 있다. 이런 때에 맞춰 '준비된 환경'이 필요하다. 이런저런 교구나 책 등에 현혹되지 말고, 아이만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집중력은 이 시기에 발달된다. 차분하게 관찰자적 입장으로 내 아이의 관심사를 지켜봐, 환경조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이 시기에 엄마들끼리 활발한 정보공유로 인한 조급증이 아이에게 역효과를 부르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로봇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다. 조금 일찍 시작하는 아이도 있고, 뒤늦은 아이도 있다.
꽃은 피기를 기다려야 한다. 부모의 바람대로 개화시기를 조절할 수 없다. 내 아이를 위한 세레나데는 밤에 연인의 집 창가에서 부르는 애절함과는 다르다. 고즈넉하면서 따스하게 지켜볼 뿐이다.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