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밀착형 수기 - 간병 체험기
한가위가 가까워 달이 차오르니 좋은 날이 오는구려. 당신도 그렇게 예전의 좋은 모습으로 다시 내게 오시구려. 애끓는 나의 심정을 알아주오. 범부범녀로 만나 아이를 낳고 이날이 되도록 아무것도 해준 것 없는 못난 서방의 하소연이오. 문득 당신이 병석에 누우니 하릴없는 어둠이 내 어깨를 감싸 쥐고, 말없이 내려앉더이다. 그 많은 세월을 밖으로만 떠돌던 내가 사무치게 원망스럽소. 생일 한 번 변변히 챙겨주지 못한 회한이 밀려와 당신 곁에서 밤새 뒤척였소. 石 씨와 林 씨가 만나 주춧돌에 나무기둥을 세우듯, 당신이 나를 지탱하느라 그 지경이 된 줄도 모르는 나를 원망하시오. 그렇게 당신을 만나 남자로 일생을 허물없이 살아올 수 있었소. 내 정성이 당신께 닿아 가뭇없이 병고가 사라지면 당신이 좋아하는 빙수 한 그릇에 웃는 날이 왔으면 하오. 천지신명이시여, 이 사람을 나보다 사랑하나이다. 부디 외면 마시고 병마를 이기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