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 관한 명상
담배
흐르는 물에 쪽배 한 대 띄우고 고즈넉이 노를 저으니 무릉이 어드메뇨, 허공에 아득히 퍼지는 그리운 향수는 누구의 얼굴입니까
불을 댕겨 온몸을 소지하고 내 속을 다녀 다시 공간을 누비는 하얀 구름은 떠나온 시간에 이별을 고합니다
쓰디쓴 입맛을 다실 적에 미소도 같이 여울져 사라지고, 뭉게구름처럼 소망이 꿈틀대면 한숨처럼 흰 커튼을 드리운다
인연을 도리질하고 몇 번을 너와 헤어짐을 연습했건만, 이렇게 또다시 마주하고 보니, 잊힌 나를 본 듯 떨리는 손가락 사이가 그득하게 피어오른다
삶은 연기와 같이 너른 하늘로 피어오르는 것, 인연의 바다에서 너를 만나 옥죄는 운명의 소용돌이 고비마다 나를 곁부축한, 가여운 이파리 덩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