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소원

"하나만 더 낳자!"

by 아젤리아

희 집에는 2010년생 아들, 2012년생 딸이 있어요. 둘 다 한국에서 태어났지요.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던 중에 결혼을 했고 첫 아이를 출산하고도 학업을 마칠 때까지는 친정에 머물렀어요. 그 때문에 남편은 저와 아기를 만나러 주말마다 먼 거리를 오가곤 했답니다.


학업을 모두 마친 후 아기와 저는 남편이 있는 서울 신혼집으로 올라와 함께 살게 되었어요. 그 후로 2년 뒤, 둘째 아이가 태어났답니다. 둘째가 100일 갓 넘었을 즈음 남편이 뜻한 바가 있어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회사 퇴근 후 야간에 학교에 들러 수업을 듣고 집에 오는 시간이 늘 밤 11시였어요. 그다음 해에는 남편이 유학 준비를 하느라 회사 근무 시간 외에는 학원과 도서관에서 공부에 전념해야 했지요. 집에서는 정말 잠만 자고 나갔던 것 같아요. 하숙생 남편이었던 거죠.


상황이 이러할진대 남편이 언감생심 셋째를 원하지 뭐예요. 혼자 아침부터 밤까지 영유아 자녀 둘을 커버하느라 버거운데 하나 더 추가하라뇨. 도저히 찬성할 수가 없었어요. 남편은 저를 몇 개월 동안 설득하더군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감당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제가 아이들을 예뻐하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결혼 전에 교회에서 10년도 넘게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20대 후반에 아동학으로 전향하기까지 할 정도로 나름 자타공인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요. 그렇다고 해도 출산과 육아의 문제 앞에서는 얘기가 달라지지요. 이런 상황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상, 셋째는 꿈도 꾸지 말아야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그렇게 설득해도 제가 꿈적도 하지 않자 남편도 포기를 했었나 봐요. 아 글쎄, 혼자 정관수술을 하고 왔더라고요. 잠깐 놀라긴 했으나 어차피 셋째를 가질 생각이 없었기에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몇 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남편이 슬슬 후회를 하기 시작하네요. 도저히 셋째 욕심을 버릴 수가 없겠다는 거예요. 지나가는 임산부만 봐도 그게 그렇게 부럽다나요. 복원 수술 얘기까지 꺼낸 남편을 보니 그 마음이 진심인 것 같아 제 마음이 조금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남편의 소원이라니... 그 이후로부턴 계속 셋째를 가져보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첫째, 둘째와는 달리 셋째는 원한다고 쉽게 생기지 않더라고요. 그 상태로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저희 가족은 캐나다로 떠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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