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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Oct 26. 2022

한국에는 없는 중국 대륙 침대 기차의 묘미

한국에서는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침대기차

대륙의 클라스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우리는 겨울이 되면 강원도가 가장 춥고 그나마 부산이 좀 덜 추운 편이다.

한국은 딱 그 정도다. 기온의 차이가 몇 도 정도 날뿐 어쨌든 같은 대한민국 하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같은 계절에 산다. 그런데 중국은 다르다. 12월이면 중국의 북방에 있는 하얼빈과 중국 가장 남방에 있는 하이난은 약 60도의 온도 차이가 난다. 하얼빈이 영하 30도일 때 하이난은 영상 30도니 우리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같은 나라로 보기 힘들 정도다.


중국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예는 또 있다.

한국으로 치면 경상도, 강원도 하는 그 '도'와 비슷한 개념을 중국에서는 '성(省)'이라 부르는데 이 성 하나가 대한민국 남한의 국토보다 더 크다. 한국에서 그나마 가장 먼 거리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부산 거리는 비행기로 한 시간, 고속열차로 2시간 반이지만 중국에서 이 성 안에서 가장 먼 거리가 고속열차로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니 말 다했다. 아마 중국 끝에서 끝까지 가장 먼 거리는 느린 기차로 5박 6일은 걸릴 것이고 비행기로 4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멀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 타고 네 시간이면 괌까지 간다.


우리는 명절에 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아무리 막혀도 8~10시간 안에는 도착한다.

중국에서 만약에 남쪽의 광저우에 있는 이가 북쪽의 베이징으로 차를 타고 간다면 최소 4일은 걸릴 것이다. 그렇다 보니 그들은 명절에 고향에 돌아가는 표를 사는 것이 우리보다 훨씬 더 전쟁이다. 인구도 많은 데다 지역도 많으니 말이다.


이런 큰 땅은 참 매력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길어도 기차로 6시간 이상 가는 곳을 없을 것이다. 최소한, 어딜 가든 무조건 당일에는 도착하는 거리다. 그런데 중국은 워낙 넓으니 10시간은 기본이고 몇 박 며칠이 걸리기도 하다 보니 누워서 잘 수 있는 침대 기차가 있다.


이렇게 서로 마주보게 되어있다


동생이 중국에서 유학 중 방학이 되어 한국에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동생 디지털카메라에 침대 기차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다. 처음엔 어딘가 했는데 기차라고 하니 다시 보게 되었다. 한국에는 없는 기차라 너무너무 신기했다. 언젠가 중국에 가면 꼭 타봐야지 했는데 중국 유학시절 국경절 때 상하이 쪽으로 여행을 가면서 처음 침대 기차를 타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다 보니 나는 그저 신기하고 재밌었고 처음에는 뭘 잘 몰랐는데 타보고 나니 무엇을 준비해서 타야 될지를 알게 되었다.


우선 슬리퍼가 필수다.

오르락내리락하려면 기차 안에서 신발을 신고 벗고 할 일이 많은데 슬리퍼를 하나 준비하면 편하다. 또 먹을 것들을 잔뜩 사서 타는 것이 좋다. 기차 안에도 음식이 팔지만 그다지 맛있는 것이 없기에 기차 타기 전에 마트에서 과자, 컵라면, 빵, 맥주 등을 잔뜩 사서 탔다.


즐겨 마셨던 것들


침대 기차는 위로 세 칸이 있는데 나는 항상 맨 위칸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맨 아래칸은 앉기가 편하고 테이블이 있다 보니 나와 모르는 사람도 낮에는 1층에 내려와 앉아있다. 한국인들은 이해 못 하겠지만 중국인들은 남의 좌석인데도 와서 앉아있다. 그래서 나는 1층 자리를 선택하지 않았고 2층은 남들과 시선이 마주치기에 올라가긴 좀 힘들어도 남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맨 위칸이 가장 좋았다.


기차 시간 또한 저녁 6시 이후에서 8시 사이에 탑승하는 시간이 좋았다.

낮에 기차를 타면 잠도 오지 않고 할 것 없는 기차에서 심심하기에 잠을 자면 적어도 6시간은 금방 가기 때문에 저녁 먹을 시간 때에 햄버거 같은 걸 사서 맥주와 함께 마시고 놀다가 9시가 소등을 하기 때문에 그쯤 되면 아이팟(그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으로 영화를 보거나 노래도 좀 듣다 보면 10시쯤 잠이 들고 다음날 6시쯤 기상하여 대충 씻고 컵라면을 하나 딱 먹으면 정말 꿀 맛이다.


그 뒤로 나는 모든 여행을 침대 기차로 했다.

당시엔 인터넷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이 아니라 예매 대행업체에 수수료를 주고 예약하거나 직접 기차역으로 갔어야 했지만 그런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고 침대 기차표를 사서 여행을 다녔다. 침대 기차는 적어도 10시간 이상이 되는 목적지 일 때 타면 좋은데 나는 침대 기차를 타고 싶어 목적지를 대부분 10시간 이상되는 곳으로 정하기도 했다.


가장 걱정이 된 건 돌아오는 기차 편을 사는 것이었는데 당시에는 왜 인지 왕복으로 기차표를 살 수 없는 경우가 꽤 있어서 목적지의 기차역에 도착하면 무조건 돌아가는 기차 편을 사기 위해 매표소에 줄을 서곤 했다. 다행히 못 산 적은 없어서 무사히 귀환했다.


지금도 중국 대륙의 침대 기차를 타고 여행하던 때가 그립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 그런 것인지 여행 가는 설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했던 여러 가지 경험들 중에 좋은 기억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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