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본 적 없는 장면
2007년, 베이징에서 중국인 친구들을 따라 한 초등학교의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라 볼일을 보러 화장실로 향했고 함께 축구한 중국인 친구들도 화장실로 들어왔는데 몇몇은 소변기에 몇몇은 대변기로 갔다. 볼일을 다 보고 돌아서는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대변기 칸에 문이 없다.
?????????????????
한국은 군대에서도 유일하게 자기만의 공간이 화장실이라고 할 정도다. 그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사방이 칸막이로 되어있고 문을 닫고 잠글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화장실 대변기 칸에 문이 없다니?!
재밌는 건 옆칸과의 칸막이는 되어있고 문만 없었다.
문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 대변기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그대로 보인다. 심지어 그 화장실 대변기는 쭈그려 앉아서 볼일을 보는 변기였다. 맙소사...
그런데 나와 눈이 마주친 중국인 친구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문화충격이었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법에 따라야 하는 법. 중국의 화장실은 한국과는 조금 다르구나 싶어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중국의 쑤저우에 여행을 갔다.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이동 후 관광지에 도착하여 화장실을 갔는데 함께 간 한국 여자 애들이 기겁을 하면서 화장실을 뛰쳐나왔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변기가 없어!!
음?? 변기가 없다고? 화장실에 변기가 없으면 어떻게 볼일을 보는 거지?
그들을 설명을 들으니 아... 싶었다.
도통 뭐라 설명을 해야 될지 몰라 사진을 첨부...
위의 사진과 비슷한데 칸막이가 없고 저렇게 흰색의 타일이 있는 게 아니라 시멘트 상태였다고 한다.
화장실도 좁아서 옆사람과 엉덩이가 닿을 정도라고 했다.
그래서 볼일도 못 보고 뛰쳐나왔는데 중국인들은 아무렇지 않게 볼일을 보더란다. 아마 내가 그 초등학교 화장실에서 받았던 충격과 비슷할 것 같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에도 내몽고 여행에 갔을 때 충격적인 화장실이 있었는데
위의 사진과 같이 이렇게 오픈되어있었다.
화장실이 이렇게 오픈되어 있으니 빨리 나가고 싶고 누가 들어올까 봐 얼른 해결하기 급급했다.
중국의 모든 화장실이 이런 것은 아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쯤의 이야기이고 그 당시에도 쇼핑몰이나 일반적인 건물 화장실은 한국과 비슷했다. 좋은 건물에는 정말 으리으리한 크기의 화장실이 있기도 하다. 내가 지냈던 학교 기숙사도 호텔급으로 좋았기에 웬만한 3성급 이상 호텔의 화장실이었다. 욕조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시진핑이 주석으로 집권 후 화장실을 '제5공간'이라고 하여 깨끗하게 바꾸는 운동이 일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특이한 음식도 많이 보았고 먹어보았지만 화장실은 정말 큰 충격으로 와닿았다. 사실 그마저도 그들의 문화이고 다른 문화를 보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화장실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