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한 달 만에 프로포즈하기 대작전

그녀의 허락을 받아내야만 한다.

by 동동몬

앞선 이야기


연애가 시작된 지 1달만의 여행, 그리고 프러포즈 준비.


우선 꽃과 케이크를 준비하기 위해 알아보았다.

강렬한 레드의 빨간 장미가 열정, 사랑, 아름다움을 의미한다고 하여 빨간 장미꽃을 준비하려고 검색했다. 꽃이 풍성하길 원했고 한적한 지방의 리조트까지 배달이 돼야 했기에 검색을 꽤 많이 했다. 배달이 되는지, 배달 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도 확인해야 했다. 가장 좋은 건 내가 리조트에 도착하는 당일 점심 정도까지만 도착해 주면 됐다. 너무 일찍 도착하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너무 늦게 도착하면 리셉션에서 방까지 가지고 갈 타이밍이 애매했다. 그런 조건을 맞는 업체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가능한 업체를 찾으면 상세페이지에 있는 포장지와 다르다던가 여러 가지 사항들이 맞지 않아 몇 곳이나 찾았다.


케이크는 그녀가 꾸덕한 초콜릿케이크를 좋아했기에 초콜릿케이크 위주로 검색했다.

뚜레 XX나 XX바게트 같은 체인점은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고 배달도 수월했지만 체인점 케이크는 왠지 사고 싶지 않았다. 온라인상에서 케이크가 파는 곳을 수소문했지만 찾으면 리조트까지 배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고 찾다 찾다 온라인에서 꽃을 파는 곳에서 벨기에산 초콜릿을 사용한 굉장히 꾸덕해 보이는 초콜릿케이크가 있어 주문했다. (꽃배달 전문점에 케이크 퀄리티가 나름 괜찮다. 참고하시길)


문제는 반지였다.


그녀의 취향도 모르고 사이즈도 모르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어쩌다 반지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녀는 다이아반지는 별로라고 했기에 더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할까 한참 고민하던 중 결혼박람회라는 걸 알게 됐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뭘 하는 곳인지 정확히 몰랐고 시내의 한 결혼식장에서 한다길래 그녀 몰래 무작정 가보았다. 일단 가보면 결혼에 대해 좀 이해할 수 있겠지 싶어 다녀왔는데 나 혼자 가니 아무 의미가 없었다. 뭔가 정해져 있거나 신랑, 신부의 취향을 알아야 했는데 나는 결혼식에 대한 취향이 따로 없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었기에 상담이 불가했다. 반지를 알아보기에도 그녀의 취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갔어야 했는데 다이아반지를 선호하지 않는 것 외에 아는 것이 없었고 나 또한 반지를 사본 적도 없었기에 딱히 내 취향도 없었다.


그녀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결혼식에 대한 기준이 있었다.

평소에 결혼식에 대해 많이 알아보았다고 했다. 가족이나 지인들이 결혼식을 보며 본인이 원하는 결혼식은 어떻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해왔다고 했고(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런가...?) 결혼식장이나 스드메에 대한 정보를 꽤나 많이 알고 있었다. 결혼박람회에 다녀온 나는 그녀와 함께 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결혼박람회를 다녀왔다고 이실직고하니 그녀가 한참을 웃었다.


결혼 박람회를 혼자 갔다 왔다고요?! 하하하하하


그녀는 내가 기특해(?) 보이는 듯했다.

사실 혼자 갔을 때 상담하시는 분들이 남자 혼자 오는 경우는 진짜 드문 경운데...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나 혼자 가니 아무 의미가 없던데
다음 주에 크게 박람회를 한다는데 같이 갔다 올래?


라고 물으니 알겠단다.


오오?!


그녀는 내가 결혼 이야기를 하면 항상 선을 그었고 그만 이야기하라고 할 정도였기에 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순히 같이 가겠다고 했다. 사실 결혼박람회는 훼이크일 뿐, 그녀의 반지 취향과 사이즈를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박람회 당일, 그녀의 손을 잡고 큰 규모의 결혼박람회에 갔다.

그녀가 원하는 결혼식에 대한 취향을 알려고 노력했고 반지 취향과 사이즈에 대해 알려고 노력했다. 결혼박람회 안에 주얼리 업체들이 꽤나 있었기에 그녀와 함께 반지들을 쭉 보았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없다길래 그럼 주얼리 매장이 많은 동네로 가자며 이끌었다. 나 또한 그 동네에 미리 가서 봐둔 반지가 있었고 매니저님에게 다음에 오면 이걸 꼭 보여달라며 몇 개 지정해 두었었다. 다시 찾아가니 매니저님과 눈이 마주쳤고 아는 척하지 말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하니 눈빛으로 알았다며 내가 지정해 둔 반지를 그녀에게 보여주며 추천했다.


내가 지정해 둔 반지는 모두 그녀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휴, 샀으면 큰일 날 뻔.

그곳을 나와 다른 곳을 한참 돌아다녔고 드디어 그녀의 취향을 찾았다! 그리고 한번 껴보라며 잘 어울리는지 보자고 하면서 사이즈도 알아냈다. 일단 그곳의 명함을 받아두고 그녀와 함께 집에 가기 전 화장실에 잠깐 들러 전화를 돌렸다.


방금 보고 간 커플인데요~
제 여자친구가 마음에 든다고 했던 거,
사이즈 OO호로 해서 구매할게요.
돈은 계좌이체 해드릴게요!


프로포즈까지는 1주일 남은 상황, 반지는 그 기간 내에 제작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그날 본 반지를 대여해 준다고 했으며 반지수령을 위해 그녀 몰래 반차까지 내며 한번 더 방문하여 반지를 받아 프로포즈 날만 기다렸다.


드디어 여행 당일, 첫 여행에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나와 신나게 놀았다.

풍경이 예쁜 곳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었다. 드디어 체크인 시간이 되어 리조트로 들어갔고 그녀를 리셉션에서 조금 먼 곳에 앉혀두고 사장님과 주문한 것들이 잘 왔는지 확인했다. 나중에 가지러 올 테니 보관을 잘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체크인 후 수영도 하고 즐겁게 놀다 샤워할 시간이 되었다.

나는 이 타이밍에 준비한 것들을 방으로 가져와야 했다. 내가 먼저 샤워를 끝내고 그녀의 샤워 차례, 물 트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리셉션으로 달려갔다 아니 날아갔다. 준비한 꽃과 케이크를 들고 방에 조심조심 문을 들어왔는데 그녀가 나를 불렀다.


오빠?


순간 심장이 멈칫했다.

꽃다발의 비닐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났기 때문에 눈치 빠른 그녀가 눈치를 챌까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그 방은 신발장이 크고 깊게 있었고 화장실에서는 볼 수 없는 곳이어서 그녀가 보지는 못 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리를 들었을까 봐 엄청 긴장되었다.


뜨거운 물이 안 나와!


한창 샤워하고 있을 줄 알았더니 뜨거운 물이 안 나온단다.

혹시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을까 싶어 식은땀이 주르륵 났다. 한 달을 준비해 온 프로포즈인데 뜨거운 물 때문에 들키기엔 너무 억울했다. 다행히 그녀는 못 들은 듯했다.


문제를 해결해 주고 나는 어떻게 이벤트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

처음 방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곳저곳을 보며 여기에 꽃다발을 두고 여기에 케이크를 두고 나름대로의 계획을 다 짜뒀기에 그곳에 두기만 하면 됐는데 문제는 그녀가 그곳을 열어보면 안 됐다. 최대한 그쪽으로 그녀가 가지 못 하도록 해야 했다.


케이크와 꽃 외에 세 개의 편지를 준비했는데 두 개는 스마트폰 메모장에 써두었고 하나는 손편지였다.

이 편지들을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줘야 할지 생각해야 했다. 대망의 반지를 건네는 타이밍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생각했다.


사실 한 달 동안 수천번을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러나 프러포즈 당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실수 없이 해내야 했다.


그녀가 샤워를 끝내고 나왔고 와인과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나는 음식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기억도 안 났다. 그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프로포즈를 어떻게 성공시켜야 될지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2차를 하기로 했다. 나는 이 2차 때 프로포즈를 할 생각이었다.


우리 양치하고 2차 할까?


그녀를 어떻게든 보이지 않는 곳으로 보내야 내가 프로포즈 세팅을 할 수 있었기에 핑곗거리를 찾은 것이 양치였다. 1차는 바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했었고 2차는 소파가 있는 테이블에서 하려고 했다. 그녀가 화장실에 양치를 하러 들어간 사이 나는 소파를 옮기고 테이블 위치도 조정하면서 그녀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와인 그리고 간식거리를 메인에 세팅했다. 꽃과 편지는 숨겨뒀다.


이제 양치를 그녀가 나오면 내 인생에 한 번도 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생각하지 않았던, 그저 오글거리는 이벤트라고 생각했던 프로포즈를 하게 된다. 내 인생에 프러포즈라니... 참 대단한 그녀의 존재다. 이 프로포즈는 어쩌면 남은 내 인생을 바꿀 일이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실패하면 그녀를 잃을 수도 있다.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짜잔~~ 네가 좋아하는 초콜릿케이크를 준비했지롱~


와~~~ 언제 준비했어요? 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예상대로 그녀가 좋아했다.

이제 시작해야 했다. 대망의 프로포즈를.

심장이 쿵쾅쿵쾅. 하아... 내 인생에 이런 날이 오다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실수 없이 그녀에게 생각지 못한 감동적인 프로포즈를 해주고 싶었다.


나의 마음을 편지로 준비했어!


손 편지가 아닌 스마트폰 메모장에 쓴 장문의 글이었다. 메모장에 써둔 글을 그녀의 카톡으로 보냈다.


세 개의 편지 중 하나는 과거, 하나는 프로포즈(현재), 나머지는 미래에 대한 내용이었고 과거에 대한 내용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감정들을 모두 적은 내용이었다. 모든 진심을 담아, 또 나의 마음을 받아준 감사한 마음을 적었다. 그리고 마지막 미래에 대한 편지는 프로포즈가 성공했을 때 그녀에게 건네줄 내용이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준비해 갔는데 나는 그녀에게 줄 세 개의 편지의 테마에 맞춰 세곡의 노래를 준비했다.

이 노래들에는 스토리가 있었는데 첫 번째 곡은


나얼 - 언젠가는


이 곡은 홀로 해외여행을 갔을 때 그녀를 생각하면서 들었던 노래였다.

당시 그녀는 나를 밀어내던 시기였고 나는 너무나 간절했다. 노래 가사와는 조금 다르지만 '언젠가는' 그녀가 나의 마음을 받아주겠지 하는 바람에서 무한반복으로 들었던 노래다. 높은 타워에서 그 도시의 야경을 한참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들었다. 그녀를 생각했던 당시 나의 심정이 느껴지는 노래라 이 노래를 틀었다.


그녀가 편지에 집중해 읽고 있는 동안 나는 꽃을 준비하고 있었다.

집중해서 읽고 있었기에 그녀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감동이야...


그녀가 다 읽고 나를 쳐다보는 순간 그녀에게 꽃을 건넸다.


내 마음을 받아줘서 고마워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이제 시작이 일뿐이었다.


첫 번째 편지를 읽은 후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편지의 내용을 이야기하며 처음 만난 순간부터 연애가 시작되기 전까지 어떤 감정이었는지에 대한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이제 대망의 프로포즈를 할 시간이다.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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