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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Aug 17. 2023

중국인은 영어를 잘한다는 속설은 사실일까?

영어와 어법 순서가 비슷하다.

앞선 이야기


내가 중국어를 배우기도 전에 들은 한 이야기로는 중국어가 영어와 어법이 비슷하여 중국인들은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어를 배울 때 느꼈지만 확실히 중국어와 영어는 어법 순서가 비슷하긴 하다.

나는 일본어도 배웠는데 일본어는 초반에 배우기도 쉽고 우리와 어법이 잘 맞는 데다 외래어를 쓰다 보니 일본인과는 어떻게든 대화가 된다.(바디랭귀지까지 섞으면) 그걸 확실히 느낀 것이 내가 중국에서 유학할 때 룸메이트가 일본인이었는데 서로 중국어를 잘 못 하던 시절이라 영어, 중국어를 섞어서 이야기하다 안 통하면 외래어를 쓰면 통하기도 했다.


한 번은 반에 미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일본인 친구와  '스킨십'이라는 단어를 쓰니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중국어로 '만지다'는 뜻이라고 설명을 하니


Skin + Friendship? Hahaha


라며 되물으며 막 웃어댔다. 자기네들은 그런 말이 없단다. 그냥 Touch 정도로 쓴단다.

'스킨십'은 미국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쓰는 단어였다. (어쩌면 일본에서 건너온 말일지도)



일본인과는 이런 식으로라도 대화가 가능하지만 중국인과는 불가하다.

일단 중국어에는 외래어가 거의 없다. 북한도 거의 외래어를 쓰지 않는 것처럼 사회주의 국가는 외래어를 잘 쓰지 않는 듯하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평소에 외래어로 쓰는 단어로 대화하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Computer은 발음은 좀 다르겠지만 한국어로는 컴퓨터, 일본어로는 콘퓨타라는 외래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인과 일본인은 서로 대충 알아듣지만 중국어로는 电脑 (띠엔나오) 라는 아예 다른 단어를 써버린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컴퓨터, 콘퓨타, 컨퓨럴 이라고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는다.


어법의 순서가 어느 정도 관계가 있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직접 중국에서 중국인들을 보았을 때 중국인이 영어를 잘한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법의 순서와 전혀 관련이 없다.

오히려 개인의 학습능력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영어를 오랜 시간 배운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영어'라는 과목이 있었지만 이제는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배운다던데 우리는 이 영어를 학창 시절에 정말 열심히 외운다. 그렇다 보니 단어량이 꽤 많고 기본적인 어법은 습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교육과정이 우리와 다른 것인지는 아니면 내 주변 중국인들이 영어를 잘 못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우리가 중학교만 졸업하면 알 정도의 단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어쩌면 내 영어 발음이 안 좋아서...ㅠㅠ)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해보자면 어쩌면 그들이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될 필요성을 못 느끼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앞서 말했듯 외래어를 쓰지 않는 이유도 있는 데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넓고 방대한 인구가 있다 보니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작고 지하자원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로 수출을 하여 돈을 벌어와야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는 어릴 때부터 필수적으로 배워야 되지만 중국은 영어를 몰라도 사는데 불편함이 없고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중국 내에서 먹고사는데 큰 지장이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영어를 정말 유창하게 하는 중국인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길 가는 중국인을 붙잡고 영어로 무언가를 물어보았을 때 제대로 대답할 확률이 한국보다 많냐고 물어본다면 더 높은 확률로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겠다.


어법이 같다고 해서 그 나라 사람들의 영어 수준이 높다는 건 그저 추측일 뿐 실제로는 개인의 교육 정도라고 생각한다.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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