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라는 책이
한때 베스트셀러였다.
그 책이 나올 당시에 나는 어렸기 때문에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 했지만
읽어본 이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조금은
남녀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여전히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 했지만 그 책이
어떤 내용일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경험으로 말이다.
10대 땐 남중, 남고를 다녀서 이성을 잘 몰랐고
20대에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는데
30대가 되니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찾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정신없이 연애를 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이 사람과 내가
잘 맞는지를 보려고 했다.
그리고 아내를 만났는데 그때부터
'여자'라는 존재를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당시 아내를 엄청 쫓아다니던 시기였고
그래서 아내가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어
아내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이해하기 시작하려고 하면서부터였다.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는
꽃을 선물해 본 적이 없다.
꽃은 예쁘지만 순간이고 며칠 못 간다.
그런데 비싸다.
그 돈으로 차라리 다른 무언가를,
더 오랫동안 간직 할 수 있는
뭔가를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아내에게 꽃이 왜 좋냐고 물어봤다.
"예쁘잖아? 그리고 보면 기분이 좋아지잖아?"
"금방 시들고 오래 가지고 있을 수도 없는데...?"
"꽃 안 좋아하는 여자는 없을걸?!"
그 뒤로 이유를 불문하고
여자는 꽃을 좋아하는 걸로 결론 내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남자가 그 꽃을 사서 여자에게 가져다주는
그 과정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아마 남자는 전혀 생각지 못 한 부분일 것이다.
남자는 크고 풍성하고 비싼 꽃다발을 선물하면
여자가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자는 꽃 한 송이라도 자신을 위해
꽃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꽃집에 가서 자신을 위해 꽃을 사서
가져가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한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다른 생각을 보면서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인 생각이 다르다 싶었다.
남자는 사냥을 하기 위해
힘이 센 몸을 가지고 있고
여자는 아이를 낳기 위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신체구조만이 다른 것이 아니다.
해야 하는 자신의 역할로 인해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다르다.
남자는 나가서 어떻게 자신보다 날렵한
먹이(?)를 잡을까 생각하고
여자는 자신이 낳은 아이를 어떻게 하면
안전한 환경에서 보살피고
키울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남자는 그 먹잇감을 잡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와 협력하여 사냥을 해야 하므로
협동심이 강하다.
여자는 아이를 좀 더 잘 키울 수 있도록
소통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남자가 가지고 온 음식으로 가족을
어떻게 잘 꾸려나갈지를 생각한다.
그러므로 여자는 자신을 보호해 줄,
사냥을 잘하는 능력 있는 남자를,
덩치가 좋은 남자를 원하게 되고
남자는 자신의 건강한 2세를 낳고 길러줄
여자를 원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이 힘 세 보이고
능력 있게 보이려고 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예뻐 보이고 건강해 보이려 한다.
이것은 바꿀 수 없는 동물의 본능이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원초적인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듣자 하니 남성혐오, 여성혐오 사이트가 있어
거기에서 서로를 비방하는 것을 공유하고
그것이 사회적 문제까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자와 남자는 원래 다르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남자가 이해되지 않고
남자의 입장에서는 여자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본능들을 잘 살펴보면
분명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는 문화는
전 세계에서 몇 천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그 문화가 계속 이어져 오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사회도,
결혼 생활도 행복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