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몬 Jun 11. 2022

아무 감정 없던 사람과 5시간 만에 결혼 결정한 이야기

믿기 힘든 실화

듣고도 믿기 힘든 나의 지인 이야기이다.


누나도 나에게 이야기하면서 본인도 웃기는지 여러 번 킥킥거렸다. 반대로 나는 멍했다. 이런 일이 실제로 내 주변에 일어나다니.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라 거의 SF물로 분류돼야 될 판이다.


더군다나 내가 결혼하기도 몇 년 전의 이야기라 신기하기도 하면서 이렇게도 결혼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다. 참 인연이란 건 정말 알 수 없구나 싶다.


누나는 예전 회사 동료로서 꽤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당시 누나는 서른 중반이었는데 외모가 못난 것도,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만나는 남자가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누나가 회사를 그만두고 그 지역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그전에 한번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었고 얼마 전에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했다.


다른 지역으로 가는 날이 다가왔고 떠나기 전에 만나자고 연락을 했는데 갑자기 결혼을 한다고 했다.


어라? 그때 헤어진 분이랑 다시 만나서 결혼하기로 했나 봐?


라고 물으니 다른 사람이란다.


???


헤어진 지 불과 2주도 안됐는데 다른 사람이랑 결혼을 한다고? 다른 사람이랑 연애를 한다면 그런가 보다 했을 텐데 결혼이라니? 결혼이 2주 만에 그렇게 쉽게 결정이 날 수 있나?


적어도 상대방과 사계절은 다 겪어보고 결혼해야 된다는 마인드였던 나는(당시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혹시... 임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니 그것도 아니란다. 그러더니 자초지종 자신의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동호회에서 알던 오빠가 있었는데 활동하는 2년 동안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단 둘이 밥조차 먹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자신이 떠난다길래 가기 전에 술 한잔 하자며 만난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술이 좀 올라 남자 친구와 헤어진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너 같이 괜찮은 애가 차이다니!!


라며 흥분을 하더니 자신이 가진 미래에 대한 계획을 몇 시간 동안 이야기하더란다. 그리고 그 미래를 너와 함께 하고 싶다라고 했단다.


???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감정이 없던  사람이었다.


 날  술자리 전까지는   번도 단둘이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날 만나서 5시간 만에 결혼을 약속하고 손잡고 술집을 나갔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이런 스토리가 있다면 너무 영화 같다고 할만한 이야기가 현실에서 벌어졌고 나와 가까운 지인의 이야기인 데다 그것을 본인에게 직접 들었으니 분명 일어난 일이긴 하다.


정말  둘은 6개월 뒤에 결혼을 했고 그것도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6개월 만에 결혼한 것이지 원래는 2개월 만에 결혼하려고 했었다.


결혼 후 누나와 연락을 해보았는데 그때 남편이 했던 모든 이야기 중, 딱 하나. 결혼식을 6개월 만에 한 것 외에는 모두 지켜내고 있다고 했다. 원래는 2개월 만에 하려고 했는데 양가 집안의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늦춰졌다고 한다. 남편 분도 정말 대단하다.


생각해보면 누나가 성격이 워낙 쾌활한 편이라 동호회에서도 많은 이들이 눈여겨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 감정이 없었다고 하지만 적어도 남편 분은 누나에게 호감은 가지고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지금은 두 사람 사이에 아기도 생겼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서른이 지나고 주변에 많은 이들이 결혼을 했다.

인연이라는 건 정말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생각지 못하게 나의 연인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다. 평탄했던 누군가의 인생에 자신과 맞지 않는 배우자를 만나 선택을 후회하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결혼도 있지만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나와 잘 맞는 배우자를 만난다는 건 인생의 큰 축복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결혼, 하기도 힘들지만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