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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Jun 26. 2022

결혼할 상대방의 성장 환경이 중요한 이유

반드시 성장 환경을 보아야 합니다

아버지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다.

무뚝뚝하며 보수적이며 가부장적이다. 자식에게 표현도 잘 못하기에 가까이 다가가기가 힘들다.


반대로 어머니는 표현을 많이, 아니 굉장히 많이 하시는 편이다.

어머니의 형제들, 즉 외갓집 식구들 모두 그러하다. 그러다 보니 다들 자식과의 관계가 돈독하다. 나는 어머니와 외갓집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연애할 때도 무뚝뚝하거나 표현을 적게 하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훌륭한 아버지였지만 내가 정말 닮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었다.

바로 가부장적인 모습이다. 자식에게는 어떻게든 괜찮았다. 아버지와 자식관계는 어찌 보면 위아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부부는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인해 어머니는 항상 참고 살았다. 참는 쪽은 언젠가 폭발하게 되어 있다. 


언젠가 내가 아버지의 싫었던 모습을 연애하고 있던 상대방에게 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내가 하고 있다는 것에 자괴감이 들어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 부로 나는 바뀌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애의 끝은 결혼이기에 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주변 지인 부부의 모습들을 유심히 지켜보았는데 그들은 서로 '소통과 이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일이 발생해도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고 또 그것에 대해 차분히 대화하는 모습들을 보았다. 나는 이런 모습들을 배워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약 10년간 나 스스로를 바뀌고자 노력했다. 다행히 이런 바뀌어가는 모습의 정점일 때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적어도 내 인생에 부모님처럼 이혼은 없다는 생각에 지금도 노력하며 살고 있다.


이처럼 부모의 모습은 자녀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자녀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부모가 보여준 모습은 어쩌면 그 자녀의 미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고 자신의 자녀와의 관계, 또 직업적인 부분 등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여자가 보고 자란 아버지의 모습은 결국 남편에게도 투영된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거나, 좋은 아버지였다면 그런 남자의 유형을 찾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반대되는 사람을 찾을 것이다. 가끔씩 아내의 행동이나 말을 들어보면 장인어른이 해줬던 모습을 나에게도 바랄 때가 있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기에 '나는 아버님과 다른 사람이며 노력은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다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이야기한다. 아내도 그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한다.



 '체인지 데이즈'라는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위기의 커플을 모아 두고 서로 다른 상대방과 데이트를 하며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좀 잔인한 프로그램이다.(시즌1) 1주일간 합숙을 하며 연인끼리 같은 방을 쓰지만 데이트는 다른 사람과 해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상미와 성호 커플은 10년 된 30대 중반 커플이지만 만났다 헤어졌다를 수없이 반복하고 정말 서로의 마음이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최종적으로는 서로를 선택했었다.


이들은 최근,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서클 하우스'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고민 상담을 했는데, 동거를 시작했지만 결혼을 하고 싶은 성호와는 달리 상미는 동거로 충분히 잘 사는데 왜 결혼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상미는 여러 가지 성호와의 일들이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기본적으로 남자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다. 


라고 이야기한다.


오은영 박사는 이런 상미의 이야기를 듣더니 

부모와의 관계에서 아주 견고하고 신뢰를 기본으로 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면 누군가 나를 사랑해 주는 것에 대한 확신이 떨어진다.


라며

부모의 온전한 사랑이 결핍되면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걸 의심하게 만든다


 라고 이야기한다.



머뭇거리던 상미가 꺼낸 자신의 성장 환경을 이야기한다.

어머니가 아버지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했고 결국은 이혼을 했다. 상미가 7살 일 때 아버지가 외도녀를 집으로 데리고 와 상미에게 어깨를 주무르라고 까지 했다고 한다. 또 상미와 그녀의 오빠는 배가 고파 슈퍼마켓에서 외상으로 음식을 먹다 외상값을 갚지 않자 더 이상 먹을 수 없어 성당에 가서 밥을 먹기도 했다고 했다. 


성호가 이성 문제로 자신을 단 한 번도 속 썩이는 일이 없는데도 자신은 자꾸 의심하게 되고 하다 보니 나이가 들면서 점점 정신병이 드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오은영 박사는


이것은 서로가 소통으로 개선할 문제가 아니에요. 
상대가 의심의 단서를 제공한 것도 아니고 확신을 줘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는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거예요.


라고 이야기한다.


그러자 상미는


알고 있는데 고치는 법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미치겠어요.


라고 한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정신과에 가서 치료받고 상담을 꼭 받아보라는 조언을 한다. 오은영 박사의 수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는 것은 처음 보았다.


이처럼 한 사람이 자라난 환경이 그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도 속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례이기도 하다. 성호가 얼마나 상미를 사랑하고 아끼는지 또 얼마나 잘해주는지 알 수 있음에도 상미는 마음 아주 깊은 곳에 있는 상처를 어린 시절부터 형성이 되어버린 것이기에 이것을 바꾸는 것이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결혼은 그런 다양한 사람들 중 한 사람과 하게 된다. 모든 이들이 각기 다른 환경에서 수십 년을 따로 산 사람과 부부가 되어 한 집에 살며 가족이 되는 것이 결혼이다.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 그 사람이 돈이 많고 적고, 능력이 있고 없고의 중요성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시대는 너무 물질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안타깝다. 결혼하고 나면 그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결국 나의 행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기에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 그 사람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건강한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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