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부족인가 권태기인가
아이돌 그룹이 7년차가 되면 해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7년차 위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인 것일까?
이상하리만큼 7년차 쯤 되니 위기인 부부들이 꽤 많다. 서로 각기 다른 이유들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보였다. 그들 스스로는 그것이 권태기라고 이야기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걸 소통의 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툼이 생길 법하면 그것을 대화로 풀지 않고 피해버린다고 할까? 피해버리니 오해와 갈등은 더욱 깊어져만 가 보였다.
신혼.
아마 부부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일 것이다. 연애를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깨 볶는 시기다. 그러다 아이가 생긴다. 막 태어난 아기는 모든 것을 부모가 해줘야 한다. 힘들지만 서로 의지해가며 아이가 커가는 걸 보는 재미가 있다. 그러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유치원에도 가고 조금은 여유로워 질 때 쯤에 부부관계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져 있다.
30대 초반에 결혼하여 아이가 셋인 지인이 얼마전에 나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그는 지금 이혼 직전의 위기까지 왔다며 나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들도 신혼 때는 너무 좋았다고 한다. 그렇게 아이가 태어나고 지인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며 밖에서 더 열심히 돈을 벌었다. 자신을 버려가며, 가족을 위해 자신을 잃은 채 살았다고 한다. 결혼하기 전엔 옷도 멋있게 입고 다니던 그 였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아내가 사준 옷만 입고 다니고 친구들과 놀 시간도 없이 살았다. 그렇게 아이가 둘이 더 태어났고 숨만 쉬어도 월 500만원이 나간다고 한다.
집도 처가집과 5분 거리에 구매했다.
아내가 힘들때면 언제든 처가로 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부부가 다투면 이 모든 문제를 부부끼리 해결을 해야하는데 아내는 항상 장모님과 시아버지에게 고자질을 했다고 한다. 시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니 그렇다쳐도 가까이 있는 장모님에게 그런 이야기를 자꾸하니 전화가 오고 찾아오고 자꾸 부부의 문제에 개입이 되어 문제가 더 커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의 아내는 어린 나이에 결혼했기에 그가 가끔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지금은 어리니까 나중엔 이해하겠지 혹은 괜찮아지겠지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람을 더 모르겠더란다. 소통이 불통이 되고 대화는 단절되고 아내는 아이 키우기 바쁘고 자신은 돈 벌기 바빠 집에 가면 쓰러져 자고 다음날 또 출근한단다.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돌아오니 아이와 아내는 모두 자고 있고 그나마 주말이 되야 아이들을 볼 수 있단다. 그러다 보니 아빠와의 시간은 줄어들고 아이는 아빠보다 엄마를 더 찾게 된다고 한다.
누구를 위해 열심히 일했던가.
내 자신을 모두 버리고 가족을 위해 살았건만 아빠는 이방인 취급 받고 아내와의 사이조차 멀어지니 자신은 남는게 없단다. 이 집에서 설 자리가 없단다. 가끔 지인을 만나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것이 너무 행복하단다. 이야기 하는 내내 이 말을 수없이 내뱉던 그였다.
결혼이란 무엇이며 가족이란 무엇인가.
내가 행복하기 위해 결혼했고 그 행복 속에 나의 핏줄이 섞인 아이들 태어나 그들을 위해 살았건만 나에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단다. 그렇게 얘기하던 지인은 나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너 자신이 있고 부부가 있는 것이고 그 다음 아이들이다.
절대 너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혼한지 5년 이상이 된 많은 지인들에게 그가 한 말과 똑같은 말을 수차례 들었다.
그날 그는 나에게 수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그 중에 기억이 남고 인상 깊었던 한 대목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특이한 현상일 수도 있다. '내'가 중심인 서양국가에서는 이런 고민들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살아온 부모 밑에서 또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컸기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 나를 그리고 부부를 위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저 참고 견뎌야 하다보니 황혼이혼율은 더욱 높아져만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잘 사는 방법을 아시는 분들 있으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모두가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