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생
80년대생, 30대 중반 그리고 40대 초반의 남자들은 지금 이 시대에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남자들을 기준으로 20대 초반부터 대화의 주제를 보면 그 나이대에 하는 내용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20살.
막 대학을 올라가 대학생활 이야기, 이성 이야기 그리고 군대에 대한 고민.
20대 중반
군대 이야기, 이성 이야기 그리고 취직 준비 이야기
20대 후반
취업과 회사생활 그리고 연애와 결혼
30대 초중반
회사생활, 연애와 결혼, 결혼생활
30대 후반
이직, 결혼생활, 미래에 대한 고민
간단하게 정리해본다면 이렇게 정리되지 않나 싶다. 물론 좀 더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본다면 더 많겠지만 대략적으로는 이렇다. 최근의 추세로 보다면 전 연령대에 '재테크'라는 내용을 넣고 싶기도 하다.
최근 여러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통적인 고민거리가 있었다.
부부관계와 직업(수입)이었다.
학창 시절의 친구들이라 멀게는 초등학교 때부터 만나온 친구들이다. 그런 그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기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나이대 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혼한 지 3년에서 7년 차 된 친구들은 부부간의 갈등에 대한 문제들을 많이 이야기했다. 이혼 위기에 있는 친구 그리고 부부관계가 좋지 않은 친구.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안타깝다. 내가 안타깝다는 것은 그들이 제대로 결혼생활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간 쌓여온 수많은 일들로 지금의 상황까지 왔으리라. 그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부부의 일은 그 두 사람만 안다는 것을 결혼하고 나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맞다. 부부관계는 두 사람만이 안다. 한쪽의 이야기만 들으면 상대방이 정말로 잘못된 것 같다. 그러나 반대쪽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사람의 입장도 이해되고 또, 다른 한쪽이 잘못한 것 같다. 결국 서로 입장의 차이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고 한다면 그 바람을 핀 배우자도 자신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이러이러한 부분이 마음에 안 들고 어쩌고저쩌고. 어쨌든 부부관계는 두 사람만이 아는 일이다. 남이 간섭할 일은 아니다. 그저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올해 들어 주식과 코인은 떨어져만 간다. 집값도 떨어지고 있고 대출 규제도 풀리고 있지만 이율이 높아져 사고 싶은 사람들은 또 고민하게 된다. 40대가 다 되어가는 현재, 집을 매매한 친구도 그렇지 못한 친구도 있다. 여기서부터 친구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이미 매매한 친구들은 집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그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 아이는 커가는데 여전히 자신의 집이 없으니 쫓기는 마음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또 이직을 하거나 아예 업종을 바꾸어 일하는 친구들도 있다. 어떤 이는 사업을 하다가 어려워져서 업종을 바꾼 친구가 있는가 하면 어떤 친구는 하던 산업 자체가 어려워 업종을 바꾼 친구도 있다. 다들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다닌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안정적인 것일까?
마흔을 앞둔 이들은 꼭 생각해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나는 해외 대기업에 다녔다. 회사에 다니면서 연봉을 나쁘지 않게 받으면서도 내가 언제까지 이 회사에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회사 생활을 오래한다고 한 들 50세 이후 까지 다니기는 힘들 것이다라는게 나의 결론이다. 한국의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는 이런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정말 그때 가서 고민해보면 될 문제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회사에서의 나는 도구이자 한 부분의 부품에 불과하다. 필요에 의해 언제든지 내쳐질 수 있고 교체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회사에 다닐 땐 달콤한 월급에 취해 더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100세 시대다.
일할 수 있는 나이는 공무원을 기준으로 60대 초반이다. 그러나 이것은 공무원 일 경우다. 일반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50세에도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오래 다니고 생각된다. 100세 시대인데 50세에 은퇴를 해야 된다면 남은 50년을 무엇을 해야 하나? 기술이나 전문직을 했던 사람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에서는 은퇴하면 치킨집을 차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는 나이가 들어가고 늙어만 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니면 노후에 대한 준비를 일찍 시작해야 된다. 회사에서 나의 노후를 절대 책임져 주지 않는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대기업 임원을 마치고 은퇴한 이의 인터뷰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대기업 임원 시절엔 떵떵거리며 살았지만 은퇴하고 1년이 지나니 연락 오는 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회사를 나가는 순간, 내 명함이 사라지는 순간부터 나는 '0'이 된다고 한다. 회사를 위해 모든 걸 바쳤지만 은퇴하고 나니 '나'는 없어지더란다. 결국 '나'는 회사가 없으면 '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만 '나'라는 것이다. 그 회사에서 나를 평생 데리고 있을 것도 아닌데 말이다. 결국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
그는
월급의 달콤함에 빠지지 말라.
라는 명언을 남겼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에는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한다. 그 시기는 사원급, 대리 급이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일하면 되고 열심히 하다 보면 인정받고 연봉을 높여가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올라 갈수록 조직은 피라미드 구조이기 때문에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1%가 될까 말 까다. 월급의 달콤함에 빠져 더 먼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과거에 나 때문에 미래의 내가 힘들어질 것이다.
마흔을 앞둔 지금, 많은 친구들이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의 탄생으로, 즉 4차 산업으로 인해 우리가 회사를 다니지 않고 개인적으로, 또 집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졌다. 이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자신의 노하우와 기술 그리고 지식이 있다면 가능한 것이다.
80년대 생은 항상 시대의 과도기를 겪는 세대인 것 같다.
어릴 때 삐삐부터 지금의 스마트폰까지 모두 겪어본 세대다. 그렇기에 전통적인 앞 세대들과 MZ세대 딱 중간의 세대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모든 세대가 하고 있지만 마흔이 되어가는, 혹은 이미 마흔이 넘은 80년대 생들이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자신의 삶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