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핏줄, 같은 환경에서 자라도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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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빨간 운동화 신은 것이 그렇게 큰일인가요?
같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형제 혹은 자매가 외모가 똑같은 사람이 본 적 있는가?
몇 분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조차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몇 년이나 차이나는 형제, 자매의 외모가 같을 리는 만무하다.
같은 부모 아래서 자란 형제나 자매가 성격이 똑같은가?
비슷할 수는 있어도 대부분이 다르다. 필자의 외갓집 식구만 봐도 어머니와 어머니 형제들의 성격이 다 다르다.
첫째와 둘째 혹은 막내가 같은 부모 아래 같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그들의 성격이 다른 이유가 뭘까?
그것은 바로 출생 서열 때문이다.
타고난 기질과 성향도 있겠지만 출생 서열에 따라 다른 성격이 형성된다.
첫째는 책임감이 강하며 리더가 될 자질이 많은 편이다.
첫째들은 부모에게는 첫 자식이기에 다른 형제들에 비해 비교적 부모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는 편이다. 무엇이든 가장 먼저 받고 새것을 받아왔기에 받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자신을 우선시해주지 않으면 토라지는 경우도 있다. 부모의 말에 비교적 순종적이며 다른 형제들에 비해 부모와 부딪히면서 자라기 때문에 고지식하고 규칙에 얽매이는 편이기도 하다. 자존심이 강하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잘 굽히지 않는 편이다. 질투심도 강하며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면서 어떤 고민이 있을 때 그 고민을 혼자 떠안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집안의 문제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가진다.
둘째의 경우, 경쟁심이 강하며 눈치가 빠른 편이다.
첫째가 부모님에게 혼나는 것을 보고 둘째는 '아, 이렇게 하면 혼나는구나' 하게 되며 잘 피해 다닌다. 부모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애교나 유머 감각도 뛰어난 편이다. 둘째나 막내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유머나 재치가 있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가진 출생 서열 때문에 어릴 때부터 훈련된 덕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은 사교적이며 어느 모임을 가나 적응력이 뛰어나다. 부모는 항상 첫째에게 먼저 해주기 때문에 자신이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하므로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둘째들이 오히려 더 독립적이기도 하다.
또 둘째는 반항심도 있기 때문에 부모의 눈치를 보며 요리조리 다 피하면서 부모가 하지 마라는 것도 은근히 하고 다니는 편이다. 첫째는 고지식해서 그러지 못하는 편인데 비해 둘째는 반항적 기질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기에 둘째 중에 혁명가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첫째냐 둘째냐도 중요하지만 형제가 이성인지 동 성인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물론 가정환경에 따라,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아닐 수도 있지만 보편적인 그들의 특징이다. K-장남, K-장녀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분명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과 역할들의 차이로 같은 부모 아래 같은 피를 가지고 태어나 같은 환경에서 같은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형제, 자매끼리 조차 다른데 다른 환경에서 다른 부모 아래 다른 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어찌 같을 수가 있겠는가.
같은 형제나 자매더라도 그들이 가진 능력이 다르다.
그것 또한 그 능력을 아버지에게 받았던 어머니에게 받았던 어느 한쪽의 능력을 좀 더 가지고 태어난 것이고 타고난 성향과 기질도 다르기에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형은 잘하는데 왜 너는 못해' 라던지 '동생은 잘하는데 언니인 너는 왜 그래' 라던지의 비교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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