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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현 Oct 12. 2024

어른의 시간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들 속에서도 낡아가는 시간의 주름을 본다. 눈에 보일리 없는 것들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릴리 없는 것들이 들리기 시작하면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는 것을"



낡아가는 시간의 주름, 인생의 또다른 챕터가 펼쳐지려 할 때는 모든 감각세포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듯하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점철된 감정과 생각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상상의 폭을 넓히고, 익숙한 것들을 감사하게 느끼게 하는 선물을 가져다준다. 지난 10년 넘게 수천 수만번 뜨고 내렸던 공항 속 풍경이 새롭게 다가오는 건 이 때문이리라.



몇 년 전과 확연히 다른 점은 '나 자신'이다. 인생의 전환점을 앞두고 설레는 감정이 더 크다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가장 큰 두려움의 근간인 '불확실성'을 이기는 '설레임'은 용기를 내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해줄테니 말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아이러니한 인생의 굴곡 속에서 현재를 잘 살아내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는 '내 쪽으로 유리하게 해석하는 능력'이다. 일어났던 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짐을 경험했다. 바꿀 수 없는 과거의 일을 본인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사고방식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 일을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성찰의 계기로 받아들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는 성숙한 인간만이 행할 수 있다. 백영옥 작가가 말하는 어른의 시간이란, 미성숙함에서 성숙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순간들이 쌓인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빅터 프랭클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하나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이 상황을 해석하는 자신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그는 고난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후에 그는 자신이 겪은 이러한 변화의 힘을 환자의 치료에 적용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생활,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의 내몰림 혹은 치명적인 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과 같이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조차도 그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재해석 될 수 있다. 스스로를 변화시킴으로써 절망적 상황을 바꾸어가는 것이다. by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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