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 금정연, 김중혁과 함께 하는 서점 기행
김중혁 작가는 그동안 탐방서점의 작은 서점들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고 할 때마다 마음이 어두웠다고, 오늘은 안정적인 땡스북스와 하게 되어 반갑다고 운을 뗐다. 땡스북스의 대표 이기섭 님과 최혜영 점장님, 손정승 매니저님과 함께 못다 한 이야기들을 더 풀어보고 깊숙히 들여다 보는 시간을 영화 GV 같은 현장에서 보냈다. 어떤 마음가짐과 신념으로 홍대 동네 서점 땡스북스를 시작하고 이어가고 있는지, 어떤 고민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 과정을 앞으로도 유심히 지켜 보고 싶어진다.
이기섭 대표(이하, 대표): 최근 서점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서점을 하고 싶은 사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많은 것 같다. 그런 궁금한 부분을 같이 나누고 땡스북스의 경험담을 나누는 자리였으면 한다. 땡스북스는 초기에는 대표인 나의 색깔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오픈일은 2011년 3월 25이다. 마침 행사를 마련해 놓고 급하게 여기 최혜영 점장님에게 SOS를 쳤다. 당시 상상마당에서 북디자인 수업 학생이었는데 오픈할 때 와서 유리창도 닦고 청소도 해주고 ...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일하게 됐다.
점장님이 실제적인 셀렉션과 출판사를 상대하고 실질적인 일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정직원을 한 명 이상 둘 수가 없었다. 그때는 디자인 업무와 서점 업무를 초기에 같이 했었고 서점이 자리 잡아가면서 정직원도 1명 더 뽑을 수 있었다. 그분은 땡스북스에서 3년 정도 일하고 최근 자기만의 서점을 준비하러 떠났다. 그분이 그만두시는 바람에 여기 오신 손정승 매니저님이 그 자리에 오셨다. 현재 서점 직원은 3명이고 5년째 이어가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즐겁게 일하고 있다.
우리 3명이 이 서점을 꾸리고 있지만 지금은 스튜디오에 주력하고 있어 실제적인 서점의 색깔을 만드는 사람은 최 점장님이고 손 매니저님이 새로운 계획들을 더 해 나가고 있다. 지금의 땡스북스가 유지되려면 땡스북스 디자인 스쿨에서 북 디자인과 브랜딩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있다. 그곳에는 4명의 직원이 따로 있다. 서점 정직원 2명, 스튜디오 4명, 나까지 총 7명이 꾸려가고 있다. 사업자는 하나이다. 땡스북스를 먼저 만들었고 필요에 의해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같은 사업자라서 디자이너가 서점 일들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며 유사시에 서포트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디자인 관련 업무는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
김중혁 작가 (이하, 작가): 대표님과 처음부터 같이 일을 했다. 특이한 분 같다. 철학이나 사고가 사업자가 아닌 예술가의 마인드에 가깝다. 오랜 시간 같이 일해왔는데 어떠한가.
최혜영 점장(이하, 점장): 나도 경영에 대해 자세히 아는 편이 아니어서 더 편하게 일 할 수 있었다. 경영이나 매출에 크게 압박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하고 싶은 것들 위주로 했었고, 대표님이 그런 면을 더 지지해 주었다.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즐겁게 일 할 수 있어서 좋다.
작가: 어떤 서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점의 칼라가 동일해야 하는데 태도와 관련해서 땡스북스는 무엇인가.
점장: 땡스북스는 노란색이라는 이미지가 밝은 에너지를 준다. 언제 방문해도 기분 좋아질 수 있게 밝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과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손님이 먼저 말을 걸면 친절하게 웃으면서 대하려고 노력한다.
작가: 땡스북스가 작은 서점보다는 규모가 크다. 작은 서점은 추천 시스템이 있는데 여기도 손님들이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편인가.
손정승 매니저 (이하, 매니저): 아무래도 코너를 만들어서 많이 추천해주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관련 책에 대해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다. 가령, 40대 남성에게 괜찮은 책을 물어오면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추천하고 ... 비슷한 책이라도 추천하려고 노력한다.
작가: 책의 컬렉션, 큐레이션 서점이라고 명명되어 있는데 땡스북스의 놀라운 점은 어떻게 이렇게 한 사람이 선택한 것처럼 책 큐레이션이 좋은지 모르겠다. 어떻게 컨택하고 상의를 하고 선택을 하는가.
점장: 크게 책 기준은 ‘겉과 속이 일치’하는 책이다. '디자인'과 '콘텐츠'가 조화로운 책을 뜻한다. 일단 오는 분들은 여기에 예쁜 책들이 많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러한 디자인적인 부분을 중요시하고 있다. 책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것,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것, 어필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하지만 다 읽어볼 수는 없어서 주변 추천을 많이 받고, 매번 회의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은 매니저 님과 둘이서 먼저 상의를 한다.
작가: 땡스북스도 2016년, 6년 차에 접어든다. 영업시간이 10시부터 21시까지이다.
대표: 직장인을 위해서 시간을 변경하였다. 보통 10시간 이상 운영하는 곳은 2교대를 하지만 힘들기도 하고, 직장인들이 저녁 먹으면 딱 8시 정도이더라. 더 늦게까지 운영하면 좋겠지만 개인이 2교대 하지 않는 최선의 시간대를 고민하고 선택했다.
점장: 직원들 식사는 점심시간은 파트타이머들이 대신 맡아주고 저녁에는 다 같이 먹는다. (파트타이머 3명 포함 총 10명이다.)
작가: 이제는 수익구조를 알아보겠다. (웃음)
대표: 땡스북스는 좋은 환경에서 서점이라는 공간을, 공공스러운 사업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곳이 많아야 도시가 풍요로워진다. 서점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책이 마진율이 안 좋은 것은 다 알 것이다. 대표적인 자영업이 옷과 음식인데 책은 마진율이 30%가 일반적이고 카드 수수료가 3%이다. 그러면 만 원의 책이라면 출판사에 7천 원을 주고 남은 3천 원에서 카드 수수료 3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평균적으로 25% 라고 본다. 다른 상품에 비해 수익이 높지 않고 대신 신경 쓸 일이 많다. 그래서 서점을 생업으로 꾸려가는 사람들은 훨씬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땡스북스도 서점 수익을 개인적인 생활비를 쓰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문화 공간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다행히 마이너스가 아니라서 지금까지 끌고 온 것이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마이너스가 안 났다는 것은 그 상태 그대로 머물렀다는 뜻이 아니다. 매출은 꾸준히 늘어났다. 경쟁력도 높아지고 책 판매도 꾸준히 이루어져서 지금처럼 유지가 가능한 것이다.
초기에 건물주인 갤러리 관장님이 카페가 안돼서 컨설팅을 부탁받아 서점을 제안했는데 본인이 못한다고 해서 고민한 시간이 아까워서 내가 직접 한 것이다.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었고 나 자신도 비즈니스적이지 않다. 다만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높았다. 이벤트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동네의 좋은 공간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나 막상 해 보니 여기까지가 최선이다 라고 문을 닫는 건 이벤트아니겠는가. 이벤트가 나쁘지는 않지만 아쉬움은 크다. 어떻게든 지속성을 만드는 것이 제일 큰 목표였다. 늘 한결같이 땡스북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성장을 해야 한다. 머물러 있으면 현상 유지가 아닌 태만이다.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고, 건물주의 호의 덕분에 초기 2백의 임대료를 6백으로 자발적으로 올렸다. 동시에 이 동네 상권도 달라졌다. 초기만 해도 미용실 몇 개만 있었는데 이제 뒷골목에 리치먼드, 1300K, 삼백집도 생겼다. 상권을 키웠지만 서점주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와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잘한 것 중에 하나가 땡스북스를 시작 한 것이다. 이걸 통해 나의 인생이 활기차 졌다. 삶이 바빠졌지만 내 성향과 잘 맞았다. 어쨌든 본인이 만든 공간이기에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야 하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땡스북스의 사례는 한 사례에 불과하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것이다. 김 작가님이 다른 서점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하였지만 어쩌면 내년에 없어질 수도 있다. 갑자기 건물주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다른 곳 월세는 1200만 원 선이다) 다만, 그분이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이 있고 건물에 상업적인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기에 가능했다.
사회적으로 문화는 그렇다. 서점을 하고 싶은 사람은 두 가지 접근인데 한 가지는 비즈니스적 마인드를 지닌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상업 공간의 성공을 가져와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인 일을 하면서 얻는 에너지로 여러 가지를 극복해야 한다. 임대료를 적게 받는 건물주의 호의가 무한이 될 수 없고 땡스북스도 그 준비를 하고 있다. 나 역시도 가능하면 변함없이 이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 그 상실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내 의지대로 안 되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결되는 일도 없다. 상황을 받아들여야 된다는 것을 3년 전부터 점장 님한테도 늘 강조해 왔다. 내년에 서점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야 한다고. 상황은 그렇지만 다행히 지금은 그 과정 중에 있고 중요한 것은 오늘 우리가 여기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고 서점만의 즐거움이 분명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다.
작가: 건물주의 호의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웃음) 이곳의 권리금은 얼마인가.
대표: 건물주와의 관계가 이렇게 돈독하면 내가 나갈 때 권리금을 주장하며 속 섞이면 그렇다. 처음에 호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나갈 때는 곱게 나가겠다. (웃음)
작가: 내가 예전에 아티누스라는 서점의 첫 매니저를 잠깐 했었다.
대표: 아티누스라는 홍대 앞 전설적인 서점이 있었다. 시공사에서 수익성 상관없이 오픈했던 서점이다.
작가: 이 근처 디자이너들이 와서 책 계속 보고 절대 사지 않고 아이디어만 얻어 돌아갔다. 그래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하루 손님 2명 오고 하루 한 권 팔리는 정도였지만 지금 땡스북스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는 분들의 성향은 어떠한지, 10명이 오면 책을 구입하는 분이 몇 명인지 대략적인 통계가 있는가.
점장: 정확하지는 않지만 30-40% 구입하는 편이다. 꽤 높은 편이다. 이 주변에 출판사도 많고 디자이너들, 학생들, 젊은 층들이 많다. 그렇다고 디자이너라고 해서 디자인 책만 보지 않는다. 인문이나 다양한 책들을 보는 것 같다. 장르가 특화되어 있지는 않고 크리에티브 한 일들을 하는 손님들이 많은 편이다.
작가: 새로운 관심을 향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매대가 잘 진열되어 있는 것 같다. 서점의 커피 판매율은 어느 정도인가?
점장: 도서가 80%이고 잡화는 10% 초반, 커피는 5% 정도로 낮은 편이다. 직원들이 마시는 횟수가 더 많은 것 같다.(웃음)
작가: 외국 서점은 책과 관련된 부가 상품 판매도 재밌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국은 많지 않다.
대표: 초기에만 해도 땡스북스처럼 문화 공간으로써의 서점 공간이 없었다. 외국에서는 흔하게 접하지만 국내에서는 없었던 부분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의 서점 문화라는 것이 배송이 빠른 온라인 서점이 발달되어 있고 동네 서점도 사라지는 추세에서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셈이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자문 화가 강한 나라는 빠르게 시작했지만 그 당시 땡스북스를 북카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책도 팔고 커피를 팔면 북카페로 본 거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처음 사업자 신고를 하러 마포구청에 갔었다. 서점에서 도서와 커피를 팔 거라고 하니 구청 직원이 당황해하면서 공간이 구분되어 있냐고 묻더라. 한 공간에서 책과 커피를 같이 팔면 불법이라는 거다. 지금도 사실 불법이다. 우리는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 (웃음)
작가: 술을 파는 서점도 불법인가.
대표: 요즘은 서점에서 술도 팔고 커피도 팔지 않는가. 그런데 서점으로 허가를 내고 커피를 팔 수가 없다. 그래서 땡스북스도 업종은 일반 음식점으로 되어 있다. 커피를 못 판다고 할 때 빨리 판단해야 했다. 대신 카페에서 책은 판매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된다는 거다. 도서 판매가 추가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른 행정적인 부분이 많다. 대형 서점 또한 음료 부문은 사업자가 분리되어 있다.
작가: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하다. 최근 문화융성 카드나 지역 서점 15% 할인 같은 제도가 있는 것 같다. 가령 확장 가능성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표: 5년 간 꾸려오면서 제일 큰 목표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점장 월급도 매년 올려줘야 하는데 많이 못 올려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성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결같은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게 늘 어렵다. 5년 차가 되니 매출이 늘 것 같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잘 나가는 핸드폰 케이스를 두고 팔아야 하는데 2년째 그런 유혹에 시달렸지만 놓지 않았다. (웃음)
문화 공간으로서의 모습, 상업 공간이지만 공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중요시하고 있다. 어쨌거나 디자인 스튜디오로 적정 수입을 내고 있기에 서점은 일정 부분 재투자가 가능하다. 이제는 매출이 크지 않기에 자꾸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지금 2층을 위탁 운영을 하고 있는 갤러리 공간인데 최근 2년 간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지 않고 있다. 공실률이 높아져서 관장님과 협의 하여 전시가 없을 때는 강연이나 책 관련 이벤트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출판사에게 좋은 조건으로 대관을 해서 저자와의 만남도 가질 것이다.
어려움이 생기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늘 그렇듯이 문제는 있어 왔다. 첫 오픈 할 때의 큰 바람은 책을 많이 배치하는 것이었다. 책만 꽉 차면 원이 없었는데 1년 지나니까 저 책 반품 걱정을 한다. 계속 고민들은 생겨나고 그 고민들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 거다. 계속 부딪혀 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요지를 만들려고 한다.
작가: ‘땡스북스에는 OO 책들이 있다’라는 것이 있다면 땡스북스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무엇일까.
대표: 한 줄은 처음부터 우리 서점은 ‘홍대 앞 동네서점’이었다. 홍대라는 지역적 특성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홍대스러운 책. 디자인적이고 글로벌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홍대 앞 동네 서점의 느낌으로 결정을 내려왔고 그 색깔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 크다.
작가: 핸드폰 케이스는 팔지 않는다고 했는데 2층에서 아트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지 않은가.
대표: 실질적으로 내가 건물주가 아니라서 1층만 우리가 렌트해서 사용하는 것이고 지하와 2층 갤러리는 위탁운영이다. 대관과 갤러리 업무를 봐주면서 갤러리 수익의 일부를 갖는다. 여기까지 스토어 화한다면 갤러리의 기능은 상실되기 때문에 상의가 필요하다.
작가: 초창기에 롤모델 한 해외 서점이 있는가. 국내 서점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대표: 초기 때부터 동네 서점 키워드에서 긍정적으로 본 곳은 교토의 케이분샤였다. 교토의 외곽 주택가에 있는데 자전거가 앞에 쭉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책을 사서 바구니에 넣고 가는 그림이 낭만적이었다. 현실적이지 않지만. 그 동네서점의 모델로 교토의 케이분샤가 제일 좋았고, 서점을 연 것은 뉴욕의 반스앤노블 덕분이었다. 대자본의 서점이지만 1997년 어학연수로 1년 동안 뉴욕에 있으면서 영어도 잘 안 통하고 못하고 할 일도 없고 학교 끝나고 한국인들 만나면 소주만 마시게 되더라. 그래서 혼자의 시간을 많이 보낸 곳이 반스앤노블이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당시 나에게는 문화 충격이었다. 사람들이 편한 소파에서 책 읽고 스타벅스 커피 마시고 책 안 사도 되고 ... 그런 책을 둘러싼 환경이 풍요로웠다. 1년 간의 뉴욕 생활이 풍요로웠던 것은 반스앤노블 덕분이었다. 한국은 책을 둘러싼 환경이 지금까지도 인색한 편이었다. 교보만 가도 쭈그려 책을 읽는 환경이었다. 지금의 교보나 대형서점이 의자를 배치한 것은 굉장히 큰 발전이라고 본다. 출판사에서는 싫어한다고 뉴스에 보도 되지만 책은 많이 봐야 판매율도 높아진다. 파본도 생기고 반품 늘어난다고 하지만 책은 구매가 전제가 안 되더라도 즐기다 보면 사고 싶은 책은 늘어간다.
땡스북스는 오픈 때부터 지속적으로 내부적으로 논의한 것은 우리는 책을 파는 공간이기보다 서비스를 파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 공간을 좋아해 주고 와서 책을 안 사고 가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와서 책을 보는 것에 인색하게 굴지 않는다. 무엇이 먼저인가에 있어서 이 공간이 좋아야 다시 찾는다고 생각한다. 한번 더 방문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SNS에서 올리고 “가 봤어”로 끝나면 안 된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도 한번 가 보면 재방문이 떨어진다. 일단 한번 가본 것만으로도 몇 가지의 목표가 달성되기 때문이다. 큰 이유 없이도 자주 방문하려면 공간이 좋아야 하고 문턱을 낮춰야 한다. 책을 둘러싼 환경에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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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 본 토크는 2016년 6월 1일 탐방서점, 땡스북스 편을 개인적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오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더 자세한 공식 내용은 도서 <탐방서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저자는 편집부와 전혀 무관함을 알립니다.
* 사진 출처 : 땡스북스 공식 홈페이지 (http://www.thanksboo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