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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 Apr 21. 2016

책 읽기의 실험 : 북티크

#서울책방 학교 3강: 독서의 일상화, 놀이화, 대중화를 꿈꾼다

서울책방학교 3강은 논현동에 위치한 북티크 대표 박종원 님의 '비독자들도 책과 친해지는 운영 노하우'에 관한 강의였다. 책 한 권으로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해가는 북티크만의 콘텐츠를 탐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욱이, 북 큐레이션과 독서모임을 잘 리드할 수 있는 북 컨시어지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은 일견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갈수록 책을 읽는 독자들의 비율은 줄어들고, 남성보다 여성 독자들이 훨씬 더 많은 현실이 안타깝지만(?),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독자,한 명 한 명이 노력한다면 새로운 독자들을 발굴할 수 있을 거라 희망하며, 진솔한 강연 덕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동네 책방을 꿈꾼다면, 자기 나름의 계획과 어떤 책방을 운영하고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포부 정도는 갖추고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책이 너무 좋아서 시작할 테지만, 단연코 서점은 큰 수익을 예상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본인 스스로가 책방에 관하여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필요한 정보를 알차게 수집해야 하며, 현재 운영 중인 책방 주인들과 소통하며, 하고자 하는 책방 혹은 서점에 대한 아웃라인을 구체화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북티크는 어떤 서점이고,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수익을 내고 있으며, 어떻게 사람을 연계하고 있는가. 북티크가 추구하고 있는 핵심 포인트는 어디에 있는지. 다양한 독서 놀이를 통한 콘텐츠 기획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북티크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서점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하여


박종원 대표는 7년 이상을 출판사 영업 마케팅 업무를 맡아 근무해 왔다. 그러나 30대 초반 무렵, 앞으로도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장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가에 대한 갈림길에 서게 된다.  1년 여의 시간을 고민하며 현재의 커리어를 잘 살릴 수 있는 일을 모색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영국 런던 도서관을 방문하고, 다양한 서점 체인을 견학하면서,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형태의 서점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소위 대형서점에 가면 늘 보이는 광고가 보이지 않고, 포스트잇에 자필로 추천사를 붙여 놓은 모습 등을 보며 책을 많이 읽고 찾는 유럽의 독서 문화에 강한 자극을 받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한국인들도 책을 많이 읽을까?"


질문은 단순했고, 대답은 당연했다. 독자가 많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비독자를 독자화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 예상됐다. 독자 발굴 사업을 내세워 사회적 기업 육성 비즈니스 모델 공모에 당첨되면서 지자체와 출판사를 연결해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독자와 작가가 만날 수 있는 행사를 기획, 진행하다 보니, 거기에 적합한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했고, 그렇다면 서점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장소를 무작정 검색하자마자 제일 첫 줄에 걸려 있던 지금의 북티크 장소를 클릭하였고, 운 좋게도 큰 비용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강남권이라면 인구도 많고, 회사도 많으며, 어디서도 편하게 이동하기 좋은 위치라는 판단이 섰다.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하려 하였으나, 공간 사업으로 독자를 발굴하겠다는 새로운 미션을 갖추게 된 셈이다. 2014년 12월 오픈한 북티크는 독자들이 와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초반에는 커피 판매와 강연 중심로 이어갔으나, 2015년부터 본격적인 독서 모임을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서점은 공간 사업인가?


과연 서점은 무엇을 팔아야 할까. 많은 것을 팔아야 한다. 책은 물론, 커피를 비롯한 음료, 책과 관련된 문구, 심지어 패션, 라이프 디자인도 팔아야 한다.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까지도 연결해주는 것이 작은 서점이 해야 할 일이다. 이제는 책만 팔 수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서점을 '구경'할 수 있는 요소도 있어야 하고, 사람들과 대화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필요하다. 결국 서점은 사람을 모으는 콘텐츠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기획 콘텐츠가 필요하다. 가만히 있으면 독자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서점은 사람을 모으는 콘텐츠를 담은 복합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한 예로, 가까운 일본의 도서 유통 구조는 직거래가 없으며, 오프라인 서점은 도매를 통해 책을 받고,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으로 책을 판매한다. 그에 비하여 한국은 온라인이 더 싸고 편하고 쉽다. 심지어 북티크에서 책을 사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고, 독자들도 온라인을 더욱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서점은 사람을 모으고 독자와 비독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서비스, 놀거리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북티크의 슬로건은 "책, 아름다움을 더하다"이다.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보다 한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이 더욱 아름답고 향기롭다는 것을 강조한다. 비독자들에게도 책을 읽는 사람이 더욱 멋지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를 읽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작은 서점의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책만 잘 팔아야 한다는 취지라면 대형 서점의 취지가 보다 적합할 것이다. 그에 반하여 작은 서점의 역할은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북 큐레이션, 책, 커피, 콘텐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을 모아야 한다. 북티크 또한 어떻게 독자와 비독자들을 한 공간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공간만 있고 사람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독자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서점에 있다면 사람들은 모여들 것이고, 그 안에서 다양한 수익도 창출될 것이다.


서점은 주인이 가장 중요하다.


작은 책방의 주인은 독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함께 독서 모임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책과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염리동의 작은 책방 <퇴근길 책한잔>은 주인의 개성을 십분 살리면서 독자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콘셉트를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주 수입은 책 판매이지만, 그 외 부수적으로 재미있는 모임들이 주인의 역량 아래 구성되어 있다. 이제는 공간 인테리어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 독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이야말로 작은 서점의 강력한 우선순위라 말할 수 있다.


서점은 무엇으로 사람을 불러 모아야 하나


북티크의 핵심 요소는 독서모임이다.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모임과 북클럽을 활성화하고 있다. 서점에서 독서 모임을 관리하고 리드할 수 있고, 책으로 대화가 가능하다면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고, 수익도 발생한다.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곳이기보다는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독서모임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조용한 묵독은 카페 혹은 도서관에서도 가능하지만, 북티크에서는 다소 시끄럽더라도 책에 대하여 대화할 수 있다.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대화로 풀어내는 것은 서점에서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독서모임은 말처럼 진행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책 선정부터 회원 모객도 해야 하고, 그 시간을 잘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리더가 필요하다.  


독서모임에는 어떤 사람이 오는가


실제로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은 10%도 미치지 않는다. 대부분이 처음 하는 사람들이고, 그동안 책을 혼자 읽어 온 사람들이 대다수다. 간혹 또래 집단 내에서 책을 읽는다고 하면 별종 취급을 받거나, 이상한 눈 초림을 받을 수 있어, 당당하게 공개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더러 있다. 참여 독자들이 대다수 깊이 있게 책을 읽는 편은 아니지만, 모임의 리더를 통해서 대화에 참여할 수 있고, 초반의 어색함도 곧 물리칠 수 있게 된다. 독서모임은 스스럼없이 참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오픈된 마인드 하나면 충분하다.


서점의 역량은 책으로 놀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이다


따라서 북티크만의 경쟁력, 혹은 핵심 역량이라고 한다면 역시 활발한 독서 모임에 있다. 이는 북 컨시어지의 역량과도 맞닿아 있다. 큐레이션부터 회원관리와 마케팅 등 책과 독자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직업이 북 컨시어지라는 명칭으로 총괄된다. 이 공간에 한번 발을 들인 독자를 놓친다면, 단골로 삼을 수 있는 기회조차 놓치게 된다. 북티크 독서모임은 1회 참여시 음료가 포함된 1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1주일 5회 이상의 모임이 구성되어 있고, 한번 모일 때마다 7-8명이 모이고 있다.


북티크는 다양한 독서의 놀이화를 꿈꾼다  


- 와인파티 : 비독자들은 책보다는 가볍게 술 마시는 모임에 더 편하게 참여한다. 또한, 독자가 비독자의 지인을 초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모임에 오면 자연스럽게 책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지고, 좋아하는 책, 작가 이야기로 파고들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도 오고 갈 수 있다.


- 토요 북모닝 : 슬로우 리딩(Slow Reading)의 붐을 타고 1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토요일 오전의 묵독 시간이다. 오전 10시-12시까지 자유롭게 와서 언제든지 책을 조용하게 읽을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하였다.  원한다면 12시 이후 북 토크에 참여할 수 있으며, 번개팅처럼 책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읽은 책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평균 4-10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묵독을 위한 시간이지만, 사람들이 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책과의 대화도 중요하리라 본다.


- 불타는 책 번개 : 혼자서 두꺼운 책을 다 읽기는 어렵기 때문에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100페이지 이내의 책을 선별하여, 그 책을 현장에서 완독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완독이 가능하며, 리더의 진행 아래 책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다. 내가 책 한 권을 다 읽었다는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비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혼자서 책을 많이 읽을 수는 있지만, 사람과 책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경험은 흔치 않다.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도, 독자를 새롭게 발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 벚꽃 리딩 : 꾸준한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한 챌린지 프로그램이다. 7주 동안 읽을 목표 권 수를 정하고, 자유롭게 책을 선정하는 자유 독서 모임이다. 매주 1회 모임이지만 어느 모임보다도 출석률과 참여율이 높으며, 각자가 읽은 책을 갖고 소개하는 시간이다. 책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대화를 목적으로 서로 간의 친목도 돈독하게 다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도 하여,  특별한 리드 없이도 자발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는 모임이기도 하다.


독서 습관 기르기 챌린지 프로그램 <벚꽃리딩>


- 책맥 : 책과 맥주. 스팟 형태로 진행. 40명 정도 모객. 책 교환, 선물하기, 의견 묻고 이야기하기. 비독자들의 참석이 높은 만큼 부담 없는 참여가 이루어진다.


- 심야 서점 : 작년 9월부터 시작한 모임으로 새벽 6시까지 남아 책을 읽는 모임이다. 점점 참여가 높아지면서 새벽 2시에는 북토크도 진행한다. '불금에는 독서'라는 타이틀로 SBS 방송에 노출되면서 더욱 참여가 높아졌고, 지역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 북클럽 리딩 클럽 :  독서모임 리더들과 운영 노하우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매달 마지막 중 금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며, 더 좋은 모임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예상된다. 서로의 네트워크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처럼 서점은 사람이 어울릴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제공해야 한다. 책만 큐레이션 해서는 독자를 발굴하고 끌어들일 수가 없기에 많은 고민과 기획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독자들에게 쉽게 소개하고 모임을 통해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그러한 문화 혹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덧붙여 SNS 운영 및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히 SNS를 통해 강연 공지만 포스팅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도 공유하고, 영화 및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고, 그와 잘 어울리는 이미지와 친근한 내용에 대한 고민 또한 필요하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서점이란 공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이다. 사람을 모으는 역할이 서점이다. 서점의 중요한 조건은 서점 주인과 책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다. 더불어 큐레이션에 대한 고민이 뒤따르며, 그에 걸맞게 서가를 개편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서점을 오픈하기 전에 미리 북 리스트업을 하고,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리더가 꼭 필요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보다 사람과 책을 만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한 명 한 명과 소통할 수 있을까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된다. 조만간 북티크는 이에 걸맞은 북 컨시어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시도하고자 한다. 북큐레이터 이자 독서모임의 리더이며, 앞으로 북티크의 지점장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친구와 나의 예비 손님과 지인을 어떻게 책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인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북티크는 북 엔터테이너 양성 과정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최근, 북 컨시어지와 같은 개념의 북 엔터테이너 양성 과정 1기 모집이 공지되었다



Q&A


Q1. 독자나 손님 중에서도 선호하는 대상이 있을 텐데,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가

- 쉽게 다가가지 않는 편이다. 북티크는 카페 형태이기 때문에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꼭 다 인사를 할 필요는 없고, 먼저 그들이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린다. 책으로 먼저 이야기하기보다는 독서모임으로 유도하여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편이다.  


# 독서모임 내에서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은 없었는가

-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표명한다.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들도 리더의 유도로 참여하기 어렵지 않고, 책이 좋아 듣고 싶다는 사람들도 모임 안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말을 잘 못 하더라도 듣고 싶다는 사람들도 환영이다. 일단 참여한다는 것에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서로 간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 같다.


Q2. 북 컨시어지의 목적과 대략적인 운영을 알고 싶다.

- 큐레이션과 독서모임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과제와 실습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북 컨시어지를 하나의 직업군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다. 책으로 소통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월급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 읽는 독자들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독서모임이 많아져야 독자들이 많아진다. 비독자가 독서모임의 독자와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독서모임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것이 비즈니스 선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북 컨시어지가 그런 역할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점이 모든 책을 다 알 수는 없다. 문학과 관련된 독서모임을 통해서 좋은 책을 알게 되고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전문가라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야 출판업도 바뀔 거라 믿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 그렇다면 전문적인 북 컨시어지를 양성하기 위하여 데이터를 관리해오고 있는가

- 회원 목록을 작성하여 관리하고 있고, 모임 노하우를 꾸준히 축적하며 데이터화하고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지 자료로 활용하고 있고, 그 과정을 현재 만들어가고 있다. 빠르면 5월 중에 개강할 예정이며 2달 기간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적인 큰 목적은 북 컨시어지를 하나의 책을 홍보할 수 있는 미디어이자, 책을 소개하고 알리는 퍼스널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전파하고 독자들과 비독자들이 더 가까워지기 위한 역할인 셈이다.  


Q3. 주 연령대가 어떤 계층이 방문하는지 궁금하다.

- 아직은 20대 중후반~30대 중후반의 직장인 대상이 많다. 젊은 층과 소통하고자 오는 4050층이 방문하기도 한다. 연령대에 맞는 모임이 있는지 문의가 있는데, 아직은 북클럽 리더가 젊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연령의 모임이 효과가 크다.  그러나 앞으로 청소년, 대학생, 4050대 등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계층을 위한 모임도 만들 생각이다. 기회가 되면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 책 선정과 큐레이션의 원칙이 있는가.

- 큐레이션은 어려운  일 중 하나이다. MD의 주관적인 견해보다는 서가를 독서모임에서 다루거나 진행던 책 중심으로 선별하고자 한다. 다양한 모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으로 나누고 선별한다. 각 분야에 정통한 사람의 자문을 얻어 도서 서가를 구성하는 것이다.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이 높다면 그 책을 소개가 가능한 일반인들이 선정한 책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책은 북 팟캐스트로 선정하기보다는 모임에 나오는 회원들의 추천을 받고 있다. 시사와 논쟁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순수한 책 이야기보다는 실생활에 필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Q4. 고객 관리 노하우를 알고 싶다.

- 카톡을 중심으로 고객 관리를 하고 있다. 적립 포인트를 위한 멤버쉽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적립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한다. 옐로우 아이디가 800명 정도 있고, 주간 계획 스케줄을 보내주고 있다. 블로그와 SNS로 공지하고, 독서모임마다 카카오 채팅창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것으로 단골 관리도 하고 있다.  


# 북티크는 1호점, 2호점처럼 체인 화할 계획인가?

- 그렇다, 서서히 작은 책방을 늘려가고 싶다. 독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넓혀나갈 생각이다. 프랜차이즈 사장이 아닌 북 컨시어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점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Q5. 초기에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시도하는 과정 중에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가능했는가

- 안정화될 때까지는 커피 판매에 주력했다. 건물 내 커피 판매로 인건비 충당은 가능했고, 6개월 이후로 손익분기점은 맞출 수 있었다. 그 이후로도 디렉터, 마케터, 알바 등의 필요한 인력을 고용해 왔다. 더 많이 고용하여 콘텐츠를 기획하고자 별도로 채용을 이어왔다. 혼자서는 다 할 수가 없다. 콘텐츠가 많아져야 서점도 빨리 자리를 잡아간다. 지금처럼 자리를 잡기 위해서 공격적인 인력 채용이 주력했다. 그 때문에 독서모임도 활성화되었다. 책하고 친한 사람을 빨리 모을 수 있었고, 입소문도 빠르게 났다.


북티크가 부족한 부분은 상권에 대한 이해와 작은 서점으로써의 친밀한 서비스 여부이다. 강남과 신사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굳이 발품을 팔아 여기까지 와서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SNS와 블로그로 홍보하고, 책 읽는 사람을 모집한다. 부족하지만 상권에 맞춰서 마케팅하고 홍보하고 관리해 나간다. 만약 다른 곳이었다면 거기에 맞춘 사이즈와 규모에 따라갔을 것이다.


Q6. 북 컨시어지를 양성하고, 각 지점을 계획을 하고 있다. 지역 팬덤화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 논현동의 특성에 맞게 하고 있다. 만약 주택 단지에 위치했다면 거기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서점이라도 대화할 수 있는 공간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는 개발해야 한다. 지역의 상권과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가. 학부모가 많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임과 강연을 해야 하고 타깃화 해야 한다. 서점은 지역의 특성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비록 북티크는 지역 팬덤 화가 다소 어렵다는 약점은 있지만, 좋은 상권 안에서라면 가령, 북바이북처럼, 어떤 서점이라도 가능하다고 본다.  북티크의 지점들은 지역 각각에 맞는 콘셉트에 맞게 다양화할 생각이다.


Q7. 전체 매출의 비율이 궁금하다. 음료 판매, 북클럽, 책 판매가 어느 정도인가.  

- 독서모임으로 창출된 수익도 있지만, 크게 보자면 음료, 독서 모임, 대관료, 강연 입장료, 책 판매, 문구류 판매 순이라고 볼 수 있다. 서점에 있는 책뿐만 아니라 주문하는 책들이 더 많을 때도 있다. 많은 책을 구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서 모임으로 인하여 주문하는 책들도 있다. 현재까지는 10개 정도의 독서 모임이 있고, 한번 모일 때마다 최대 10명 최소 5-6명 모집되며, 개인적으로 7명이 최적의 수라고 생각한다.


Q8. 책방 운영의 만족도가 높은지, 즐거운지 궁금하다.

-  큰 사이즈의 규모로 운영하는 것보다 작은 책방으로 가깝게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책만 팔고 조용히 있다면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사람이 오고, 시간이 지나 친한 사람도 생기고, 대화도 하고, 여러 사람을 알아가는 재미가 분명 있다. 아마도 북티크에서 나보다 북클럽 디렉터가 더 즐거울 것이다.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독서모임 리더를 잘 하면 따라오는 인기가 있다. 모임의 모든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수도 있지만,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나는 두 번째로 행복한 것 같다. 힘들지만, 이런 스타일로 가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작은 책방에 대한 승산은 있다. 책만 판다고 생각하지 말고, 독서 모임 하나만 매주 잘 운영하고 이끌어 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필요하다. 결국은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공간에 대한 디자인은 기본 중에 기본이고, 자신의 콘셉트에 맞게 책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가라는 느낌이 더 중요하다.


북티크 역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세팅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로 늘 조정해 나가면서 최대한 심플하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서점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고, 멀리 있는 사람을 부르기보다는 우리 동네 주변을 잘 끌어들 수 있다면 성공적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서점의 역할은 독자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Q9. 작은 서점이라는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 대표님이 생각하는 책이란 무엇인가

- 지금 당장 떠오른 생각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책은 오프라인 SNS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사람을 엮을 수 있는 것은 책이다. 단지 그들이 책을 잘 활용하지 못할 뿐이다. 충분히 책으로 연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가 많이 생겨나야 하고, 우리의 초기 사업 목적이기도 하다. 나의 친구한테 책 읽으러 가자 라고 권유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Q10. 비독자를 발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그들이 독서 모임에 나오기란 쉽지 않다.

- 우리도 시험해 보고 테스트해 보고 노력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맥주 파티할 때는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독자가 많아야 한다. 네트워크가 많아져야 하고, 많이 만들어야 하고, 책 읽는 사람은 멋있다는 개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20대들이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그것을 스펙으로 기업이 인정해준다면 대학생들의 참여도도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문화를 만들고 모임을 통해 이끌어나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Q11. 어떤 책이 가장 재미있었는지 추천해 달라

- 책을 깊이 있게 많이 읽는 탐독가는 아니다. 나 역시도 비독자로 책과 친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책과 무척 친해지고 싶었다. 그 방법을 빨리 터득하고 싶었고, 시도해보고자 노력해 왔다. 그런 계기를 마련해준 책은 읽기 쉽고, 편하고 재미있는 소설인 것 같다. 나에게 그와 같은 경험을 알려준 대표적인 책은 <파이 이야기>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집>도 입문하기 좋은 책이다. 경험이 중요하다. 책을 읽는 경험, 독서 모임에 참여한 경험, 한 권을 다 읽었다는 완독 한 경험. 그럼 경험들을 접하게 해줄 콘텐츠나 기획이 아직 부족하다. 이런 경험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강연은 2016년 3월 22일 서울책방학교 강연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북티크'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booktiqu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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