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이 명절에 잡혔을때

시어머니의 우울증

by 상상탐구

시어머니가 우울증이 왔다고 했다..


3주전 출산휴직을 시작하고 난 뒤

어머님의 전화가 부쩍 잦아졌는데


30여분이 넘는 통화를 하고 나면 진이 빠지고

중간중간 나의 기분을 해치는 말씀도 더러 하시기에

한 두어번 참았다가

남편에게 엊그제 저녁에 어렵게 말을 꺼내


좀.. 불편해 라고 했다.


남편은 어머님이 우울증이 왔다고 했다.


어머님의 우울증은 남편의 말로는 두번째라고 한다.

처음은

아들 둘 모두 군대와 학교 이슈로 집을 나가 살기 시작했을때


두번째는 이번에 나타난 것.




나는 그동안 어머님께 생신때 한번 전화 드린것 외에는 따로 연락을 드리지않았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지난 1월에

이혼할 뻔한 위기 있은 후

양가 어른들께서

각자 알아서 잘 해드리자는 다짐을

서로에게 얘기 나눈바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생신때는 며느리로 한번은 연락을 드리고 목소리로 직접

생신을 축하드려야 하겠다는 일말의 의무감에

그렇게 했다.


그리고 1월 임신확인후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계속 해왔기에 바쁘다는 핑계도 있긴 했다.


처음 출산휴직 후,

저 이제 휴직들어가요 라고

사사롭게 안부차 연락을 한번 드렸는데


그게 시작이 되었던지

그 통화에서 이제 전화 많이 할수 있겠네?

하셨던 말씀이


매주 연락오는것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일주일에 한번


나의 한달남은 출산전 휴직기간을

어머님의 전화통화를 받는

약간 일적인 느낌의

업무아닌 업무적인 고정루틴이 생겨버렸다.




36주를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내 몸은

만삭 오브 만삭..


누구라도 보면 내일당장 낳으러 갈 것처럼 보인다고

한마디씩 던지는 그런 몸...


몸이 무거워지면서

치골인대도 너무 아프고 앉았다 일어나는것조차 힘이 들고

서는것도 눕는것도 불편하고 어렵다.


먼 외출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몸일지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을 내가 해낼수 있는 만큼은

하고 있다.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1월부터 8월 초까지

배가 점점 불러오는 32주차까지 일을 해서

대출금을 같이 갚아나갔고

내 점심도시락도 싸다녔고(남편것도 물론)

야근을 해야하면 해냈고


그 외에 집안일도 최선을 다해왔고


그런 일들은

출산휴직이 시작된 이후에도


단한번도 늦잠잔 적 없이

늘 출근할때처럼 아침 기상을 하고

남편과 내가 마실 야채주스를 같이 준비하고

도시락을 챙기고


내 밥을 차려먹고(임신기간중 나혼자 배달음식은 혼자 시켜먹어본적이 없었다)

그것들을 정리하고

아기용품을 빨고,치우고 정리정돈하고

일하느라 못했던 집안살림도 돌보며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출산휴직하고

3주가 흘렀는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하루하루를 꽉 채워 보내고 있어서


이제 2주밖에 안남은 제왕절개 출산일을

어떻게 보내면 잘 보낼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마음이 조급할 정도다...






시어머님은 61세..

59세가 되던해부터 어머님은 일을 쉬셧고

지금까지 집에서 살림하시면서

소소히 시동생네 손녀들을 봐주시다 최근에

아이들이 손이 덜가게 되면서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내시게 되셨다..


나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평소

안타깝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제 3자로서 가까운 가족이 그런 질환에 걸렸을 때

내가 어떻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고있는 바가 전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출산을 앞둔 지금


이기적인 생각으로는...

나는 아이를 건강하고 무사히 잘 출산하는데에만

오롯이 마음을 쓰고 싶다는 ..

그런 생각뿐이다...



하지만 막상

남편에게

시어머님이 우울증이 왔다는 말을 전해들으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남편에게 말했다.


내 제왕절개 수술일에 내 곁에 없어도 되니

어머님 뵙고 오라고..


(나의 수술입원날짜가 추석명절에 걸쳐있어

나는 추석을 병원에 입원해 있을 예정이었다)


나는 출산때문에 어쩔수 없이 잡혀있는 수술을 해야하니 못가지만

자기는 자식이니 어머님 병도 아이출산만큼 중요하고

내가 그걸로 시골에 내려갔다온다고 해서 서운해 않을 것이니

명절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갖고 오라고

그러면 어머님 우울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않겠느냐고


남편의 대답은 가지않을 것이라는 말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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