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당근거래 포스팅에 재건축 이야기를 첨가했을 때

소멸해 가는 한국에서의 한 단면

by 상상탐구

이제 곧 6개월을 앞두고 있는 아기에겐 새로운 (그릇)용기가 필요하다.

어른처럼 밥을 먹기 위한 단계로 가기전 이유식과 유아식을 거치게 되는데

그것을 위해 소분용기라던가 떠먹일 스푼, 흔히들 알고 있는 실리콘 턱받이 등등 이외에도

각종 이유식을 만들기 위한 조리도구들까지 준비하려다 보면 정말 제 2의 혼수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것 같다.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해 나의 경우 최소한의 준비도구로 이유식과 유아식 단계를 거쳐보려고 하는데

아무리 소비하지 않으려고 해도 외출하거나 미리 만들어 보관해 둘 작은 용기는 필요했더랬다.

사실 5개월에 접어들면서 슬쩍슬쩍 초기이유식을 시작해보았는데

매끼니마다 만들어 낼 수 없다보니 3번 정도 먹일 미음을 만들어두었는데 소분할만한 그릇이 너무 없었다.


왜 이유식 용기가 작게 나오는지 만들고 보니 알것 같았다.


그래서 이유식 용기만큼은 꼭 사야겠다 생각이 들어

당근 거래를 하게되었다.


생각보다 당근거래는 손쉽게 성사되었다.

당근 어플 내에 매너온도가 높을 수록 친절하다더니 과연 신속하고 빠른 답변에

당일 거래제안임에도 시간과 품을 최대한 적게 들이고

깔끔한 거래로 끝마칠 수 있었다.


문고리 거래로 이루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판매자의 아파트 단지를 가보게 되었고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며 평소 관심이 높은 부린이로서 아파트의 용적률과 세대수, 준공년도, 건폐률 등을

차근차근 따져보며 호가와 시세를 확인해보았다.


남편이 재건축 관련 기사를 자주 보기에

우리부부는 이 정도 단지크기에 이 정도 용적률이면 분담금 되돌려 받는거 아니냐며

우와 우와 거리며

당근거래를 잘 끝내고 돌아왔다.


꽤나 인상깊었던 임장? 성격의 당근거래였기에

나는 꾸준히 포스팅하고 있는 '일상기록'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공사가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웬지 돈되돌려받고 새집받을거 같다.."


나의 뇌피셜대로 정확한 정보검증없이 써내린 글이었는데

이해관계자의 눈에는 그렇지 않았다 보다.


글이 업로드 된지 얼마되지 않아

바로 달린 댓글에는

"저희 아파트 단지가 그 아파트보다 용적률 낮은데 분담금 내요;"



그걸 보자 문득

아 내 글이 어디선가 계속 감시당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불편해졌다.


평소에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뽐내던 이웃님이었는데

내가 용적률 관련해 적은 대목에서 그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시니

살지도 않는 아파트에 관해 주제넘은 글을 남겼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알겠습니다" 라는 답변을 드리고

용적률을 언급한 글에 취소선을 넣어 수정조치 했다.





내가 부자들의 세계에 속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부자들은 자신의 사유재산이 침해당하는 것에 몹시 민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모든 부자들이 그러할까?


1.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이 본문에 적어놓은 내용에 대해 질문했다고

국평오라 비난하고

2.

본투비 강남&대치 키즈로 자란 대학동기들처럼 자신의 아이도 키우고 싶다 하고

3.

자신의 아파트가 재건축이 된다면 원베일리처럼 외부사람들이 드나들게끔 하는 공간은

허락하고 싶지 않고 담을 쌓고 싶다고 하고

4.

같은 구 다른 아파트가 자신의 아파트보다 용적률이 높은데

어떻게 분담금을 안내겠느냐고 다른 아파트에 대해 적어놓은 글에 반문하고






내가 쓴 어떤 글에

이런 말을 했었던 적이 있다..


우리가 비록 그런 사회에서 살아갈지라도

지향하는 바가 그런것이 되면 안되지 않겠느냐 고...



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주공아파트에 사는 아이가

민간아파트에 가서 조금 놀았는데

저 애는 주공아파트 사니 같이 놀지말라고 하는 것

그리고 주공아파트 살면 민간아파트 놀이터를 이용하지 말라고 하는것


그게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되고 있는게 맞는 것일까


실제로 우리 사회의 일부가 그렇게 되어 있는 요즘...

그게 내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는 현실인 것일까?


그런 현실이 조금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은

내가 가난한 처지이기 때문인걸까..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짐로저스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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