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쇼

by 유빈

돈, 돈, 돈,

결국 숨이 끊어지면

쌓아둔 돈들과 함께 추락할 텐데,

남주기는 아깝고, 만질 수도 없게 되는 돈,


언제부터 인지 초록 지폐만 보면

머리가 지끈 아파오는 날이 생기게 됐을까,

다음날을 위해 오늘을 비축하는 이 세상이

언제나 어린 나에게 이르게도 찾아왔다.


나에게 내일은 존재할까,

내일은 더 나아지려나,

추락은 익숙하지만, 비행은 낯설다.


우린 어느 순간에서

꿈을 꾸지 않는 어른이 되어버렸지,

무서울게 하나 없었던 아이가,

이제는 모든 것들을 두려워하면서 살아


매정한 현실에 상처 입은 나날들을

부둥켜안고 울고 싶어라.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세상 사람 눈치 보곤, 난 안된다 생각했을까,


잔뜩 취한 채 거리를 거닐다

비틀거리며 가로등에 몸을 기댄다.

나는, 힘없이 주저앉는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푹 숙인다.


의지와 상관없이 어깨가 들썩인다.

차가운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누구를 원망할 수 없어,

나를 원망한다.


어릴 적 나야, 미안해,

이렇게 살 줄 몰랐어,


“다시 해봐.”


“그래도 될까,”


“안될 이유도 없지.”


“또 안될까 봐 겁나,”


“그럼 또다시 해보는 거야.”


앞날을 생각하면 포기하고 싶어진다.

세상의 빛이 되는 것보단,

얌전히 돈만 버는 개미가 된다면,

내 삶,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조금 더 부서져봐도 괜찮을 거야,

불행은 밥먹듯이 찾아오지만,

이 세상에 불행만 있는 건 아니니까,


먼지가 될 바에,

발광하지 않는 별이 될래,


지금 이 순간은 돈으로 살 수 없으니까,

간절한 건 그것보다 큰 의미가 되는 거야,

원하는 걸 하고, 추락해도 좋아.


난 그렇게 할래.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일

젊음을 그렇게 보낼게,


자고 일어나면

다시 해볼래.


한 번 더 가볼게,


일요일 연재